EP4. 치료하고, 받기 어려운
"접수 되셨어요. 잠깐만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 얼마나 걸릴까요?"
"선생님 상담 시간에 따라 다르긴 한데... 2시간 정도 기다리셔야 할 거 같아요. 식사라도 하고 오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 그냥 기다릴게요."
지긋지긋한 강박은 내 머릿속을 벗어나지 않았다. 얼마나 됐을까? 한 4주? 아니 5주? 잘 모르겠다.
잠을 자도 잔 거 같지 않고, 내가 숨을 쉬는 건지 아님 죽은 건지. 나 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곳에 있는 거 같다. 더욱 심해진 불안 증세와 불면증. 그리고 가끔씩 나타나는 공황. 어쩌면 나는 이상한 것에 초점이 잡힌 거 같다. 흐릿했었던 기억과 강박에 초점이 어느 날 갑자기 잡힌 그런 현상. 그리고 그 현상은 이제 내 머릿속에서 형상으로 보인다. 말도 어눌해진다. 무슨 말을 하는지도...
상담을 받으러 간다 하지 않았다. 굳이 아는 사람이라면 엄마와 가까운 친구 정도. 굳이 자랑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을뿐더러. 몸이 아프면 내과, 외과던 가라 하지만, 마음이 아프면 병신 취급하는 것이 현실. 처음에는 그런 취급하는 사람들이 정상이 아니라, 생각했다.
하지만 '애인이 없어서', '외로워서' 불면증이 왔다는 좆같은 말을 듣는 걸 보면, 아마 이런 취급을 '나'여서 받는 걸까 싶다. 물론 그렇게 말한 사람이 정상이란 것은 아니다.
병원을 거의 4년 만에 왔다. 그때는 우울증 중증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불면증.
그리고 심리적인 부담감. 처음에는 코라도 골아서 수면 무호흡증인가 싶었지만, 코 고는 소리를 들리지 않았다. 이제 술로 잠드는 횟수도 극히 드물어졌다. 초반에는 그렇게 됐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잠을 못 자면 사람이 미친다는데, 정말 미치는 게 맞는 거 같다. 만약 자살충동까지 왔었으면, 아마 난 진작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상담을 받기 전에 여태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4주간.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