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차

팜플로나-로르카 37.1km

by 라원

오늘은 호스텔에서 나오기 전에 알렉스라는 영국인 친구가 시리얼을 말아줬다!


덕분에 굶지 않고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

그래놀라 진짜 맛있었음

캄캄할 때 나와서

조개 모양 앞에서 스타또!



사실 오늘 엄청 멀리 간다.

무려 37킬로 넘게 걷는다.


그전에 20킬로씩 걸을 때 뭔가 좀 아쉬워서,

오늘은 의종이랑 의종이 아버지랑 로르카라는 마을까지 가기로 했다.


숙소 예약도 아버님이 해주셔서 나는 도착하기만 하면 됐다.


어제 뛰고 오늘도 뛰고 싶었는데,

20km는 너무 짧게 느껴졌던 터라 37km가 적당하게 느껴졌다.


어쨌든 출발!

동이 트며 보이는 풍경은 그야말로 너무 아름다웠다!

계속 날씨가 딱 아침 7시 같기만 하면 좋으련만,,

해는 점점 뜨거워졌다.



여기 오기 전까지는 보조배터리가 필요 없을 줄 알았다.

왜냐하면 어차피 걷는 것도 반나절만 걷고,

걷는 동안에도 휴대폰을 별로 안 보니까

배터리가 충분할 줄 알았다.


그런데 나이키 런 키면서 가니까

배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닳았다.

그래서 안 쉬고 쭉 가려다가, 충전을 위해 중간에 카페에 들어갔다.

거기서 만난 레바논 아저씨! 인스타도 맞팔했다 ㅎㅎ

용서의 언덕이라는 곳에 올랐다.

아저씨도 인스타를 열심히 하시는 분이라,

서로 찍어주기 바빴다 ㅋㅋㅋㅋ!!


한 번 더 찍어달라고 편하게 부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

영상도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 ㅎㅎ

순례길 필수템 중 하나.

그것은 바로 매직,,,!!

이미 순례길 다녀온 인스타 팔로워 분께서

매직 들고 가서 돌에 꼭 기념하고 오라고 하셨는데

감성을 놓칠 수 없던 나는 챙겨가서 누구보다 잘 쓰고 있었다 ㅎㅎ


뒤에 따라오던 독일인 커플에게도 빌려줬다!

그렇게 쭉 걷뛰 해서 정석 코스대로라면 도착인 마을에 도착했다.

푸엔테 라 레이나?라는 마을이었다.

거기서 혼자 휴대폰 충전하며 수제버거 먹었다!!

배고팠어서 그런지, 진짜 맛있었다.


솔직히 맥주는 별로 안 먹고 싶었지만

그냥 낭만을 챙기고 싶어서 주문했다

다시 출발하고 만난 외국인 친구들!

보통 다들 순례길은 오전에 다 걷다 보니까 오후에는 길에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혼자 허튼짓도 좀 하면서 왔다 ㅎㅎ


여기는 일교차가 너무 커서, 오후 되니까 진짜 익어버리는 줄 알았다.

(아침에는 10도 좀 넘는데 오후에는 34도였다)


심지어 가는 길에 물도 없어서

억지로 정신 부여잡고 가던 중에

이런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가 나타났다.

이것고 기부제로 운영하는데, 포도 한 알 먹고 다시 힘내서 출발했다.

거의 다 왔다.

예약한 숙소는 알고 보니 한국인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숙소였다.

여기서 뵈니까 뭔가 더 반가웠달까..!!


그런데 여담으로는

로르카가 아주 작은 마을이라 알베르게가 두 개 있는데,

하나가 내가 묵은 곳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앞집이었다.

그런데 두 사장님의 사이가 좀 안 좋으신지

손님인 내가 좀 눈치 보였다 ㅎㅎ..!!

오늘 뛴 거리만 15킬로..!!

이렇게까지 많이 뛸 생각은 없었는데,

그냥 뛰다 보니 행복해서 계속 뛰었다.

숙소에 짐 풀고 씻고 빨래까지 했다.


사장님께서 세탁기도 돌려주시는데

나는 그냥 손빨래했다. (해주신다는 걸 못 들음^^)

저녁 먹기 전까지 편집하다가,

숙소에서 제공해 주는 음식을 먹었다.

샐러드가 진짜 맛있었다.

야채가 엄청 싱싱하고 토마토가 부드러웠다.

닭고기는 말해 뭐 해....


진짜 다시 먹고 싶다....!!

저녁때까지 의종이랑 아버님이랑 앉아서 수다 떨다가,

마을 구경하러 밖에 나가서 산책도 좀 하고

의자에도 좀 누워있다가 오늘 하루 마무리했다!


국토대장정 할 때 60킬로 걸으면서 발이 단단해진 것 같다.

그냥 왔더라면 내 발바닥에는 물집으로 가득했을 거다


그 덕에 밤에 기분 좋은 바람도 쐬고, 귀여운 고양이도 보고

뿌듯하고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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