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삶을 지키기 위해 나에게 엄격했다.

에세이

by 이만희

가깝게 지내던 지인들에게 지적과 비난을 받고 마음에 멍이 들었다. 화병에 걸리지 않으려고 글을 썼다. 매일 글을 쓰기 위해 하루에 한 번씩 브런치에 글을 올리겠다고 자신과 약속했다. 글을 쓰려면 일상에서 나에게 기쁨을 주는 글감을 찾아야 했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글감은 무엇일까?


카페에 앉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가족, 학생, 수업, 산책, 공원, 독서, 음악, 운동, 커피, 음식, 브런치, 드라마, 유튜브, 야구, 소주, 맥주였다. 일상에서 기쁨을 주는 글감을 찾다 보니 다시 삶을 긍정하게 되었다.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보고, 살결을 스치며 지나가는 상쾌한 바람에도 기뻐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앞을 보지 못하지만 걸을 수 있고 세상에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어 감사했다. 이제부터는 느끼는 대로 생각하기로 했다. 내 감각은 정직하기 때문에 좋은 것을 다르게 해석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편견이나 어리석음으로 판단하는 순간 불행이 시작된다.


매일 글감을 찾는 노력은 ‘기쁨 찾기’ 놀이가 되었다. ‘기쁨 찾기’ 놀이는 타인에게 받은 자극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게 해 주었다. 나에게 기쁨을 주는 일은 답답하고 불편한 일을 극복하려는 마음이었다. 나는 인생의 답이 있어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글을 쓴다.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온몸으로 경험해야 성장한다. 우리는 계속 성장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진정 누구인가를 알 수 있다. 하늘보다 높이 성장하면 더 멀리 깊이 바라볼 수 있다. 아침마다 산책을 하다가 이마에 땀이 맺히면 벤치에 앉아 사람들을 관찰했다. 혼자 달리기 하는 젊은 사람들,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는 중년의 여자들, 인생의 여유를 즐기며 천천히 걷는 노년의 부부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여유 있는 아침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하루 일과를 계획한다. 수첩에 해야 할 일들을 기록하고 당장 해야 하는 일을 포스트잇에 써서 책상에 붙인다.


아침 일기를 쓰고 어제 쓴 글을 브런치에 올린다. 다른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에 ‘라이킷’을 누르고 관심 가는 작가님을 구독한다. 자기 계발을 위해 원격으로 연수도 듣고 어제 쓴 글을 퇴고한다. 잠시 소파에 누워서 쉬었다가 아침밥을 먹고 나온 설거지를 한다. 딸에게 점심 식사를 챙겨주고 유명한 시인들의 시를 필사한다. 시를 읽고 쓰다가 시상이 떠오르면 자작시도 쓴다. 2~3시간 정도 지나 어깨와 허리가 뻐근해지면 근력운동을 하러 헬스장에 간다. 간단하게 근력 운동을 하고 집에 돌아와 씻고 퇴근한 아내의 저녁식사 준비를 돕는다. 저녁 식사를 하고 드라마 대본을 필사하거나 주요 인물의 행동과 사건을 기록한다.


폭염으로 무더웠던 여름방학을 오늘처럼 보내려고 나에게 엄격했다. 매일 글을 읽고 쓰기 위해서는 삶을 단순하게 정리 정돈하고 필력을 갖추어야 했다. 브런치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는 나의 글이 부끄럽지 않도록 작가로서 자존심을 지키려고 노력했다. 작가의 재산은 독서라는 말이 있듯이 나의 재산도 독서였다. 인간에 대한 애정으로 사람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 엄격했던 나의 여름방학이 이제 끝났다. 조금은 성숙해진 마음으로 가을을 기다린다.


안락이 삶의 목표는 아니다. 휴일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인생의 길에서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쉰다고 해서 멈추지 않는다. 꾸준한 사색과 산책으로 내 안의 소리를 쫓아가야 한다. 작은 일이라도 충분한 시간을 두고 생각한 후, 과감하게 결정한다. 결론도 없이 뉴스에서 나오는 가십거리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내가 일상에서 극복하는 순간을 말하고 필요 없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책을 읽으며 사유와 자기반성을 통해 지식을 내면화한다.


휴일에는 일상에서 조금 벗어나 주변을 멀리 보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미래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노력한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현실의 벽을 깨부수기 위해 시작한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나만의 열정을 찾는다.


내 영혼이 고독하다고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내 안에 내가 충만하면 결코 외롭지도 않고 남에게 삶을 구걸하지도 않는다. 휴일에는 남을 비난하기보다 성숙한 표현을 공부한다. 휴일에는 사랑하는 마음을 채우고 다시 시작되는 월요일에는 활기와 설렘으로 맞이한다. 휴일에는 나부터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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