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장애가 있다고
죄짓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를 눈물 흘리게
할 일도 아니지만,
죽을 때까지 가슴을 쥐어뜯으며
받아 들어야 하는 일이다.
모르는 남들에게는 해가 뜨는
오늘이 새날이지만,
상처 입은 삶은 끝도 없이
오늘도 마음에 멍이 든다.
장애가 있는 사람은
장애를 가진 사람을
울리지 말아야 한다.
진짜 장애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하고
가슴에 품고 사는 게 아닐까?
혼자 집으로 가는 길에
흰 지팡이를 쥔 손 끝에 닿는
들꽃들이 나를 헹구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