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T가 된 F감성의 작은 어른 이야기

EP14. 꽃 사진 찍는 건 중년의 특권입니다.

by Mio

이상하게…
어르신들 카톡 프사는 다 꽃이다.
장미, 목련, 코스모스.
그리고 꼭, “예쁘지?”라는 한 마디도 따라온다.


예쁘다니—
뭐가 그렇게 예쁘다는 건지
영 공감이 안 됐다.


우리 또래끼리 웃으며 말했었다.
"야, 꽃 사진 찍기 시작하면 늙은 거래."
그래서 괜히,
나는 그런 마음이 안 드는 척해왔다.


그런데 지금—
내 손엔 카메라가 들려 있다.
공원 한복판,

각양각색 꽃들이 하늘하늘 나를 부른다.
“이래도? 이래도 안 찍어?”


엣다, 찍자.
손이 먼저 눌렀다.

너무 예뻐서
결국 마구마구 찍고 만다.


언제부턴가
꽃들이 자꾸 예뻐 보인다.
50대 중년의 꽃사랑은
중력 같은 거다.
벗어나려 할수록 더 당긴다.


그래도 아직은
이 마음 들키긴 좀 쑥스러워서
카톡 프사만큼은 그대로 두기로 한다.

찍은 사진은
갤러리에 조용히 저장해 둔다.

가끔 혼자 열어본다.

그러다 피식, 웃는다.


꽃 사진 찍는 건…
중년, 노년이 되어도

여전히

예쁜 걸 예쁘다 말하고 싶은
마음 고운 사람들의 특권일지도 모른다.


아차산공원에서 나를 유혹했던 데이지와 스윗 알리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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