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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경 Oct 01. 2021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모든 것은 믿음대로 되네요 

기적이 일어났다. 잃어버린 팔찌가 하루 만에 돌아오다니 기적과 같은 일이다. 어제의 씁쓸함이 오늘의 환희로 바뀌었다. 어제 점심을 먹고 운동장을 돌고 있는 중 팔찌 고리가 핸드폰 케이스 지퍼에 걸렸다. 잘 풀리지 않아 순간 불길한 느낌이 스쳤다. 결국 고리를 열고 닫는 것을 깜박한 것이다. 점심시간에 회의가 있어 잠시 걷고 부랴부랴 좌석을 만들고 자료를 준비하느라 팔찌에 대해선 까맣게 잊고 있었다. 회의 후 바로 수업에 들어갔다. 5교시를 마치고 와서도 또 업무 협의를 한참 하고 내 자리에 앉고서야 팔목의 허전함을 느꼈다. 앗! 팔찌가...      


평소 수공예품 팔찌를 좋아하기에 소장하고 있는 금 팔찌는 없었다. 아끼는 팔찌 몇 개 중 하나를 잃어버려 아쉬운 마음에 금으로 된 팔찌 가격을 알아보고는 포기했었다. 한데 아들이 첫 월급 기념으로 엄마 갖고 싶은 것 사준다길래 “사고 싶었던 팔찌가 있긴 한데...”라며 말끝을 흐리며 비싸다고 하니 “100만 원 넘어요?”라며 비싸도 사주겠다고 했다. 마음 아파하며 키운 아들의 취업도 기적 같았는데 첫 월급으로 큰 선물을 해준다니 감격스러웠다. 평소라면 괜찮아~라고 손사레 쳤겠지만 이번만은 기쁘게 받기로 하고 함께 고른 팔찌를 잃어버린 것이다. 받은지 채 한 달도 안 되는데 가슴이 쓰리고 쓰렸다.      




퇴근 시간이 넘도록 팔찌를 만졌던 자리에서부터 동선을 거슬러서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았다. 동료 한 분이 같이 찾아 주었지만 결국 어디에도 안 보였다. 친한 언니의 카톡이 왔다. 난 지금 멘붕이라며 사정을 얘기하니 자신도 그런 경험이 많다고 했다. 아버지 유품, 아들이 선물해 준 반지가 쏠랑~쏠랑~ 손가락에서 빠져나갔다고 했다. 세상에 내 것은 내 안의 것뿐이라 언니의 멋진 말은 위로가 되면서도 잃어버린 것이 정당화되는 것 같아 슬펐다.     


늦은 퇴근길 “아들이 첫 월급 타서 사준 건데....”라는 하소연에 카풀 동료가 즉각 “걱정 마세요~ 그런 물건은 꼭 돌아옵니다.”라고 했다. 암을 이겨내고 책까지 낸 작가 샘의 한마디는 흔들림이 없었다. 즉각 생각이 돌아섰다. 누군가 가져가진 않았을 것이고 못 찾으면 할부로 카드 끊어 똑같은 것을 주문하면 되지 뭐. 가게에 전화했다. “걱정 마세요~ 그런 일이 많은 데 손탄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찾게 돼요~ 몇 달 있다가 찾는 분도 있더라고요, 아드님에게는 수선을 맡겨 놓았다고 말하고 열심히 찾아보세요~”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강력해졌다.       


저녁 운동 후 원장님께 오늘은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려 멘붕이라고 했다. 나는 습관적으로 일이 꼬일 때 불길한 느낌이 든다고 하니 그 느낌이 곧 그 상황을 만든다고 했다. 그 느낌과 감정은 습관처럼 일어나는 것이다. 이럴 때 빨리 행동과 생각을 바꾸면 몸의 에너지도 바뀐다는 것이다. 나의 부주의한 성격도 있겠지만 스쳐 간 불길한 느낌이 그런 일을 끌어들인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일은 전화위복 될거라고 생각을 전환했다. 내 삶에서 전화위복 되었던 수많은 일을 떠올리며 찾게 되어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했다.    



  

매일 아침 절 운동을 하는데 오늘은 확언 명상을 틀어 놓고 했다. ‘나는 나를 믿어’와 ‘오늘은 기적이 일어나는 날이야’를 되네며 팔찌가 돌아오는 것을 상상했다. 출근 후 복도에 걸린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작품을 보며 곧 저렇게 될 거라 암시하고 업무와 수업에 집중했다. 수업 뒷정리로 다소 늦게 급식소 줄의 맨 마지막에 섰는데 전화가 왔다. 카톡을 보라는 것이다. 이런~! 세상에 팔찌를 들고 여섯 명의 동료가 환하게 웃으며 셀카 찍은 사진이 와 있는 것이다. ‘우리 대추차 한잔~ㅋㅋ’라고 적혀 있었다. 기적이다! 당장 찻집에 전화해서 테이크 아웃을 부탁했다. 이럴 수가~! 달려가서 물어보니 바람이 불어 낙엽이 살짝 들리면서 반짝이는 게 발견되었다고 했다. 어제 함께 찾는 것을 도와준 동료가 그 자리에 있었다. 아~~정말 기적이구나! 모든 것은 믿음대로 된다. 


사소한 팔찌 하나의 에피소드이지만 큰 배움을 얻었다. 심적 노력이 없어도 그 팔찌가 돌아왔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내면의 힘으로 찾은 것이라고 믿는다. 모든 것은 믿음대로 된다. 단 그 믿음이 무의식에 가 닿는 믿음이어야 한다. 자신을 믿는 힘을 기르는 일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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