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을 원할수록 더 불안해지는 이유

2. 질문하는 하루 시즌0

by 지문

G20 리스크 감시 위원회가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붕괴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를 발표했다.

세상은 이미 그 말의 무게를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안정’이라는 단어에 안도하려 한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우리가 안정에 집착할수록 세상은 더 불안해지고 있다.


주식 시장의 변동을 줄이기 위한 알고리즘은 오히려 새로운 변동성을 만든다.

가상화폐의 탈중앙화는 개인의 자유를 확대했지만 동시에 신뢰의 기반을 무너뜨렸다.

국가가 금리를 조정해 시장을 통제하려 하면, 시장은 즉시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며 새로운 불안을 만든다.

안정을 위한 시도들이 다시 불안을 낳는 순환.

그것은 단순한 경제 현상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구조다.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려 하고, 계산할 수 없는 감정을 계산하려 한다.

하지만 바로 그 욕망이 불안을 키운다.

불안은 결핍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통제의식과 예측 욕망에서 비롯된다.

완벽히 계산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일 ‘확실성’이라는 허상을 좇으며 더 깊은 불확실성 속으로 들어간다.


아이러니하게도, 안정은 언제나 “불안의 부작용”을 포함한다.

사람들은 금리를 안정시키면 삶이 나아질 것이라 믿지만,

그 안정이 지속될수록 모순이 쌓이고 균열은 커진다.

조직은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수록 유연성을 잃고,

가정은 평온을 지키려 애쓸수록 진심이 사라진다.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고 싶다는 욕망은 결국 상대를 통제하려는 불안을 만든다.


진짜 안정은 고요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흔들림을 견디는 능력 속에 있다.

폭풍이 지나간 뒤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힘,

그것은 계산이나 통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세상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다.

그러므로 안정이란 불안의 부재가 아니라, 불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다.

진짜 안정은 멈춤이 아니라 흔들림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는 일이다.



지문 : 질문이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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