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가 아니라 의식이 문제다!

질문하는 하루 시즌0 : 13편

by 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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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다시 한번 숫자로 자신을 위로하고 있다.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은 각국의 새 기후대응 계획이 앞으로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10% 줄일 것이라 전망했다.

보고서는 진전을 언급했지만, 그 진전은 생명의 속도에 비하면 너무 느리다.

기후 위기는 이제 예측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고, 폭염과 가뭄, 홍수와 화재는 지구의 언어로 된 경고문이다.

그러나 세계는 여전히 회의장의 약속과 서명으로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우리가 줄이는 것은 배출량이 아니라 책임의 언어다.


기후 위기의 문제는 더 이상 과학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이 세상과 맺은 관계의 문제이며, 문명이 스스로를 되돌아보지 못한 결과다.

지구의 온도는 인간의 의식보다 먼저 변하고 있다.

탄소를 줄이겠다는 결심은 언제나 성장의 논리 앞에서 후순위로 밀린다.

정치와 경제는 여전히 생산의 속도에 갇혀 있고,

기업은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지만 그 지속은 소비의 지속일 뿐이다.

‘10% 감축’이라는 숫자는 구체적이지만, 그 숫자가 상징하는 고통은 추상적이다.

기후 위기는 기술의 부재가 아니라 결심의 결핍이다.

온실가스보다 위험한 것은 인간의 무감각이며,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지만 우리의 마음은 점점 더 식어가고 있다.


온도는 측정할 수 있지만, 의식은 측정할 수 없다.

그 차이가 지금의 위기를 만든다.

인간은 수치를 통해 문제를 관리하려 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감각의 부재에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계절의 경계는 사라졌고,

‘이상기후’라는 단어는 더 이상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지구의 신호는 이미 붉은 선을 넘었지만,

인류는 여전히 발전의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가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당할 용기를 잃어버린 것이다.

편리함과 효율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문명은

불편함을 감내하는 능력을 잃었고,

결국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다.


기후 위기는 단지 환경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의 문제이자 윤리의 문제다.

지구는 인간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인간은 지구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살아남는 법’보다 ‘계속 소비하는 법’을 고민한다.

문명은 풍요를 약속했지만, 그 풍요는 자신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유지되고 있다.

자연은 인간에게 대가를 청구하고 있다.

우리가 빌린 것은 자원이고, 갚아야 할 것은 생명이다.

기후 위기 시대의 윤리는 절약이 아니라 절제이며,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문제다.

환경은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존재의 조건이다.

그 조건을 파괴하면서 인간은 자신을 예외로 두려 하지만,

결국 그 예외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책이 아니라 감각의 회복이다.

숫자가 아니라 마음의 체온이다.

우리가 다시 자연의 냄새를 기억하고,

공기의 무게를 느끼며,

땅의 침묵 속에서 생명의 리듬을 알아차릴 때

비로소 인간은 다시 지구의 언어를 배울 수 있다.

환경의 위기는 곧 관계의 위기다.

우리가 자연을 소유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한,

그 관계는 회복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이란 거대한 단어보다

오늘 하루 한 사람의 의식이 바뀌는 일이 더 중요하다.

한 사람의 선택이 한 사회의 방향을 바꾼다.

지구의 미래는 기술이 아니라 의식의 문제다.


지문의 질문 : 지구가 뜨거워지는 동안, 인간의 마음은 왜 식어만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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