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삶에 대한 상상과,
마지막 순간의 질문

질문속에서... 2

by 지문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살면 어떨까.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누구에게도 상처주지 않는 삶.
조용한 바다나 산속에 작은 집을 짓고,
그저 나만의 속도로 숨 쉬고, 걷고, 잠들 수 있는 삶.


그런 상상을 할 때면 마음이 잠시 편안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편안함은 오래가지 않는다.
곧바로 어떤 질문이 따라온다.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한 내가
죽음 앞에서도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람은 죽음을 직면하면 정직해진다.
모든 체면과 역할이 벗겨지고
오직 두 가지만 남기 때문이다.


내가 어떻게 사랑했는가.
그리고 내가 어떻게 책임졌는가.


이 두 가지는 결국
누구와 함께 살았는가,
어떤 관계를 만들었는가에서 나온다.


그래서 혼자 사는 삶은
상처는 줄여주지만
후회까지 줄여주지는 않는다.


후회는 대부분 관계에서 태어난다.
조금 더 사랑할 걸
조금 더 이해할 걸
조금 더 다가갈 걸
조금 더 용기 낼 걸


그런데 관계가 없으면
이 질문들조차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바로 그 부재가
마지막 순간의 공허가 된다.


나는 주변의 여러 사람들을 보며 이 사실을 더 깊이 느낀다.
자기 방식대로 치열하게 산 동생,
가족 안에서 고군분투하던 제수씨,
갈등과 책임의 경계에서 헤매던 형님들.
모두가 옳은 삶을 산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누군가를 책임지며 살았다.


그 삶은 때때로 서툴고, 때때로 지나치고, 때때로 불편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누군가와 연결된 삶은
혼자만의 삶보다 훨씬 깊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안다.
사람은 결국 관계 속에서만
자신이 누구인지 드러나고,
자신의 마음이 무엇인지 확인하며,
마지막 순간에 스스로에게
잘 살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그래서 어느 날 문득 드는
둘러앉은 식구들 없는 산속의 삶,
모든 갈등과 관계를 벗어난 자유의 삶은
조금 덜 상처받을지 몰라도
조금 덜 살아 있는 삶일 수 있다.


우리는 결국 이렇게 묻게 된다.
혼자여서 평온한 삶이 좋은가,
함께여서 깊어진 삶이 좋은가.


내 대답은 아직 완전히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내가 마지막으로 마주하고 싶은 삶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남기고,
누군가와 함께 흔들렸던 삶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혼자일 때는 편안해지지만,
서로 곁에 있을 때만
완성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