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히 힘든 일이 없었는데도,
몸이 무겁고 마음이 가라앉는다.
누구를 만난 것도 아니고, 별다른 실망도 없었는데
하루 종일 축 늘어진 기분이다.
가끔은 감정에 이유가 없다.
마치 구름이 해를 잠시 가리는 것처럼,
우울함은 예고 없이 스며든다.
우리는 늘 감정에 이유를 찾으려 한다.
‘왜 이런 기분이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런데 아무리 뒤져봐도 특별한 사건은 없다.
그럴 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그냥, 피곤한 거야.”
“조금 멈춰야 할 때야.”
어쩌면 이유 없는 지침은,
오래도록 참아온 감정의 찌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말하지 못했던 서운함, 눌러두었던 불안, 미뤄둔 결정들.
그것들이 쌓여서 어느 순간,
아무 이유 없는 무기력으로 돌아오는 건 아닐까.
그래서 오늘은, 이유를 찾으려 애쓰기보다
그냥 인정해주는 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지금 좀 힘들구나.”
“그럴 수도 있지.”
그렇게 스스로에게 말을 걸어주는 일.
그것만으로도 마음은 조금 풀린다.
이유 없는 감정도 감정이다.
설명할 수 없어도, 존재 자체로 소중하다.
오늘 하루, 나를 다그치지 말자.
쉼이 필요한 날도 있다.
그냥, 그런 날인 거다.
지문 : 질문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