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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cssam Jul 19. 2024

작은 사고가 나다.

그 후, 회복하는 중.

며칠 전, 하나는 감자칩이 먹고 싶다고 했다. (하나는 만 7살 나의 소중한 아들이다.)

내가 슬라이커터를 꺼내 감자를 자르기 시작했을 때,

"나도 해보고 싶어." 하며 자기에게 달라고 한다.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 의지가 얼마나 강해지는지

하기 싫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을 얼마나 거부하는지..

나는 그렇게 강하지 못한 건지

하나의 두 가지 면에서 너무 강하게 나오는 반응을 감당하기가 힘들 때가 있다.


하고 싶다고 하면 그냥 하게 놔둬야 하는 건지

하기 싫다고 하면 그냥 하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건지..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직 컨트롤하거나 판단하지 못하는 우리 하나에게

나의 판단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내가 실수를 하고 말았다.

그냥 이번엔 허용을 한 것이다.


그냥 간단한 주의만 주고 슬라이드 커터를 맡겼다.

"너무 위험하니 정말 조심해야 한다.."라는 말밖에..


얼마 후..

피가 뚝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나는 놀라고 나도 놀라고.


얼른 지혈을 시작했다.

지혈이 되지 않는다.

살이 떨어져 나갔다.


왜 내가 이 작은 하나에게 더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을까.

왜 나는 항상 다른 집안 일로 바쁜 걸까..

자책하지 말자고 하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하나는 내가 아플까 봐 피가 뚝뚝 떨어지는데도 씩씩하게

"엄마, 나 안 아파. 괜찮아."라고 하는데

나는 떨어지는 눈물을 꼭 참고

응급실을 가야 하나 약국을 가야 하나.. 고민하다

어차피 응급실은 몇 시간 기다려야 하니 지혈제를 사러 약국으로 갔다.


일본 약국에는 지혈제를 팔지 않는단다.

약사가 "그런 건 없어요. 그런 건 아예 상품이 없어요.."

라고 하는데..

'와.. 한국이랑 정말 다르구나.

이제 어쩌나... .'하는 초조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하나의 손가락을 꼭 누르고 하나를 안아주고 주었다.


다음 날 병원에 가니..

피부가 없어졌다고 한다. 난생 처음으로 피부 안의 인체 조직을 보았다.

의사 선생님의 말에 눈물이 핑 돌아 눈이 빨갛게 변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나을 거예요."라며 안심시켜 주지만 나는 엉엉 울고 싶었다.


그렇게 마음이 아프다.

별거 아닌 그냥 일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사고였는데 하나가 아프니 나는 너무 너무 아프다.


살점이 떨어져 나간 하나를 생각하면 나는 마음이 떨어져 나간 것 같다.


하나는 3주 후 정도 되면 그나마 괜찮아질 것이라고 하는데 나도 3주 후면 괜찮아지면 좋겠다.


하나가 너무너무 소중해.

그래서 하나의 작은 상처에도 이렇게 속상하고 마음이 아프다.


내가 더 강한 엄마가 되어야 하는데.. 아직도 훈련 중인가 보다. 이런 작은 사고에도 이렇게 아파서 힘들어하는 것을 보니.. 그래도 하나를 위해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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