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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가온해 Jul 13. 2022

소설 : 싸이코패스의 일기 1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러한 충동을 느낀 것이 말이다. 오늘도 나는 단 한순간도 충동을 느끼지 않은 적이 없다. 나의 정신과 의사는 내가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 충동은 사람을 때리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더 끔찍한 충동을 느끼지 않아서 말이다. 


나의 삶은 비루하고 처참하다. 사람은 누구나 직책을 가지고 있고, 그 직책으로 불린다. 예를 들어, 김부장, 이대리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나를 김씨라고 부른다. 노가다꾼 김씨. 나에게는 아무런 직책이 없다. 나는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아간다. 


나에게 유일한 기쁨은 내가 사는 고시원에서 노래를 듣는 것이다. 언제부터 나의 인생이 망가졌는지 모르겠다. 학창 시절에 따돌림을 당한 것 때문일까. 아니면 대학에 진학을 하지 못해서일까. 나는 여전히 고민한다. 


나에 대한 의식도 없이 생각도 없이 살아가는 것이 나의 인생이다. 나에게 구원이 있을까?


나는 고시원에서 기도한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바라는 신의 음성은 결코 들리지 않는다. 아마도 나는 내일도 노가다를 하러 현장으로 나갈 것이다. 내 인생이 너무나도 불쌍하다. 나는 숨만 쉬고 있는 바보이다. 아마도 내일도 노가다 반장은 나름 멋지다고 생각하는 말을 날릴 것이다.


'열심히 살아야해.'


하지만 나는 안다. 그의 말은 기만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너무나도 답답했다. 밖에 나가서 나의 충동을 풀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고시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았다. 모두들 멋진 옷을 입고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거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친 얼굴을 하고 있다. 


나는 불만을 가지고 길을 무작정 걸었다. 나도 재능을 가지고 싶다. 나도 많은 돈을 가지고 싶다. 나도 권력을 가지고 싶다. 누구도 나를 무시할 수 없고,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얼간이."

누군가 나를 향해 소리쳤다. 어안이 벙벙했다. 나를 화를 낼 준비를 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이 바보야. 넌 깨달아야 해."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소리를 지르고 있는 것은 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신의 음성을 듣자 나는 바로 알게 되었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 나는 신이 선택한 사람이다. 그리고 신은 나의 머리를 만졌다. 


그리고 나는 마침내 알았다. 나는 항상 패배자였고, 단 한순간이라도 승리하기를 바랬지만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업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신이시여. 당신이 드디어 나를 선택했습니까."

나는 큰소리로 외쳤다. 주위 사람들은 나를 쳐다보며 수근거렸다. 하지만 나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그들은 모를 것이다. 내가 얼마나 특별한 사람이 되었는지 말이다.


나는 웃기 시작했다. 너무 기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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