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 설렘, 그게 바로 여행이 주는, 아니 여행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달콤한 선물이다. 막상 여행지에 가면 고생도 해야 하고 뜻하지 않은 일로 힘들기도 하지만 떠나기 전 설렘은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그래서 항상 여행은 그 전주곡이 달콤하다. 때로는 본곡보다 더 농밀하다. 어떤 변주곡이 생길지 모른다. 그러나 그건 낯섦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그 낯섦을 즐기고자 하는 기꺼움이다. 그게 바로 ‘묶임’을 풀고 ‘벗어남’을 즐기는 핵심이다.
인문학자 김경집, <생각을 걷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