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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다지 Sep 28. 2021

말라위 릴롱궤에서 집 구하기_2화

각 주거 형태 특징과 부동산 에이전트(개인 중개인)들이 일하는 방식

릴롱궤 Area 12에 있는 어느 집의 모습.

말라위 릴롱궤에서 집 구하기 최종! 집을 더 알아보는 과정에서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를 공유하려고 한다. 


1. 타운하우스(Town house) 장점과 단점

타운하우스는 한 컴파운드(Compound)에 같은 구조와 형태의 집 여러개가 있는 방식인데, 어디에 위치한 타운하우스냐에 따라 가격과 내용이 달라진다.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Area 3, 9, 10, 12의 타운하우스 월세는 다른 지역의 단독주택(Stand alone) 비용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다. Area 49의 경우 중국인이 지어서 분양하는 타운하우스도 있다. 또 다른 형태의 타운하우스란, 집주인이 한 컴파운드 안에 2개 이상의 주거 시설을 지어 각기 다른 임차인에게 월세를 받는 방식이다. 식민지의 잔재라고 할까, 기존에 지어진 단독주택의 경우 대부분은 메인이 되는 본채 외에 경비나 핼퍼(주거 도우미)의 숙소가 되는 B/Q(Boy's Quarter), 손님이 왔을 때 머무는 별채(Guest wing)도 같이 지어진 것을 볼 수 있다.


B/Q는 침실, 욕실, 거실을 포함하여 독립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끔 짓는데 그 수준은 별채보다 낮다. 본채, B/Q, 별채가 한 컴파운드에 있을 때 이것들을 하나의 집으로 묶어서 임대하기도 하지만 월세가 비싸서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때 집주인들은 각각의 주거 공간을 하나의 단독적인 주거 공간으로 구별하여 임차인을 들이는데, 본채 임차인에게는 가장 높은 월세를, 별채 임차인에게는 중간 수준의 월세를, B/Q 임차인에게는 가장 낮은 월세를 부과한다. 그리고는 이를 타운하우스라고 부른다. 이 각기 다른 집들의 조합은 타운하우스가 지닌 의미를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 아니고, 단독주택(Stand alone)과 구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부른다고 이해하면 되겠다.


타운하우스의 장점이라면 같은 여건에서 생활하는 다른 임차인들과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것, 24시간 근무하는 경비를 통한 보안, 전기/수도 등의 원활한 공급을 들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이도 어느 지역의 타운하우스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서 섣불리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단점이라면 사생활 보호가 잘 되지 않는 점을 들 수 있다, 누가 왔다 갔다 하는 지 다 볼 수 있어서 이런 것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타운하우스는 고민을 좀 해보는 게 좋다. 그리고 반려동물이 있다면 모르는 사람들과 한 컴파운드에서 지내야 하는 타운하우스가 지내기 힘든 공간이 될 수도 있다.


2. 집주인과 같은 컴파운드에서 사는 것의 장점과 단점

이건 정말 집주인의 성향과 사고, 행동에 따라 달라지는데, 장점이라면 집주인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도둑이 든다면 임차인도 당할 뿐만 아니라 집주인도 당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대표로 보안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집주인과 같은 컴파운드에서 사는 건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다고 여겨지는데, 일단 동선이 자유로울 수 없다. 하루 이틀이야 마주쳐서 반갑게 인사하겠지만 매일 마주치며 산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타운하우스며 단독주택이며 월세 내는 건 같은 처지지만, 집주인과 매일 마주하며 산다는 건 뭔가 더 종속된 느낌을 준다.


경기가 나빠져서인지 요새 넓은 컴파운드가 있는 집은 구석에 작은 집을 하나 더 지어 월세를 받고자 하는 집주인들이 많은데, 이 경우 전기와 수도 계량기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본채인 자기집에 연결하는 사례가 있다. 이러면 기본 월세+전기, 수도세를 집주인이 임의로 부과하는데, 문제는 내가 사용한 내역을 알 수도 없는 전기, 수도세가 합당하느냐를 생각해보면 갈등의 소지가 되기도 한다. 앞서 작성한 포스팅에서는 집주인과 같은 컴파운드에서 사는 것의 장점만 언급한 것 같아 이번 포스팅에서 다시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정말 집에서 잠만 자고 바로 일하러 나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집주인과 같은 컴파운드에서 사는 것이 나쁘지 않다.


그러나 집돌이, 집순이 또는 친구가 많아 공사가 다망한 사람은 집주인과 같은 컴파운드에서 사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친구가 많으면 때때로 파티도 내 집에서 할 때가 있는데 아무래도 소음이 나기 때문에 집주인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 또 밖에서 나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밤늦게 귀가할 때가 있는데, 사생활이 너무 노출되면 집주인은 집주인 혼자만의 소설을 쓰는 경우가 있어서 아무튼 가족, 친구도 아닌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숨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록 마당만 공유한다고 할지라도.


3. 인터넷에 공유된 매물은 전체 매물의 극히 일부일 뿐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매매, 임대 등의 소식들을 쉽게 접할 수 있고 미리 사진을 보고 방문하여 집을 구하는 것이 가능한데,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은 이러한 매물들이 전체 매물의 극히 일부라는 사실이다. 즉, 페이스북에 나타난 집들이 다가 아니라는 것. 집주인에 따라서 자신의 부동산 사진이 익명의 사람들에게 무작위로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집주인들도 있어서 이에 대한 정보나 사진을 올리지 않고 거래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개인 부동산 에이전트에 따르면, 예전에 어떤 에이전트가 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사진을 인터넷에 올렸다가 징역 1개월을 산 적이 있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집주인이 변호사였던 것이다. 이처럼 부동산에 대한 정보, 위치 등이 노출되는 걸 꺼리는 집주인들은 에이전트나 지인을 통해 고객을 소개 받아 알음알음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숨어 있는 매물들의 경우 같은 매물을 노리는 경쟁자가 적고, 노출이 안된 장소이기 때문에 나중에 거기 들어가서 살더라도 보안에 대한 걱정은 다소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문제는 이러한 매물들을 찾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인데, 각 Area에서 에이전트로 오랫동안 활동한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해당 동네의 나이 든 에이전트를 추천하는데, 이들은 오랫동안 활동하며 그 동네의 빈 집들을 꿰뚫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이다.


4. 부동산 업체와 그 아래 점조직에 속한 에이전트들

먼저, ooo Properties라고 불리는 부동산 업체가 릴롱궤에 몇 군데 있다. 이들은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서 생성되는 거래의 중개는 물론 계약에 대한 증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계약 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챙긴다. 한국의 부동산 업체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이 업체는 각 지역의 매물을 집주인을 통해 직접적으로 취합하기도 하지만, 각 지역의 에이전트들을 통해 파악하기도 한다. 에이전트는 한 부동산 업체에 소속된 것이 아니라 여러 업체에서 프리랜서로서 활동하는데 주로 매매/임대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부동산 업체에 넘기고, 거래를 원하는 고객들을 업체로부터 소개 받아 매물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부동산 임대차 계약의 경우 통상 월세의 45%를 부동산 업체에 지급하면 거기서 부동산 업체와 에이전트가 서로 나눠갖는다. 45%에서 깎는 것도 가능한데 30%를 지급하고 끝내는 경우도 있다. 임대 계약서는 부동산업체 또는 임대인이 작성하여 임대인, 임차인, 부동산 업체가 함께 서명하는데, 임대인이 부동산업체에 매물을 등록한 경우에는 임대인이 수수료를 지급하고 임차인이 등록한 경우에는 임차인이 수수료를 지급하는 것 같다(이 부분은 나중에 새로 알게 된 사실이 있을 시 포스팅 더 할 예정).


지난 번 포스팅은 어느 지역이 거주지로 적합한지에 중점을 두고 썼다면 이번 포스팅은 어떤 공간이 주거 공간으로 적합한지, 거래는 어떻게 이뤄졌는지에 중점을 뒀다. 1차 포스팅과 2차 포스팅을 같이 읽어보면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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