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경쟁과 공존의 여정

우리들의 수상록 |

by MeeyaChoi

옛날 프톨레마이오스(100-170)가 엉뚱하게 온 우주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인류가 이를 사실대로 바로잡기까지 1500년 넘게 걸렸다. 우리의 위대한 뉴턴(1643-1727)이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는 서로 잡아당긴다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고, 코페르니쿠스 (1473-1543)와 갈릴레이 (1564-1642)가 관찰 대로 지구가 매일 저 혼자 한 바퀴씩 돌면서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해내면서, 마침내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닌 우주의 일부가 되었다.* 지금은 당연한 태양과 지구 사이의 관계를 따지는 데도 이리 오래 걸렸으니까, 이지도 않는 사람 관계를 괜히 따지다가는 한 평생도 부족할 거다. 그래도 만약 저울로 달아지지 않는 사람의 생각과 말과 행동, 마음에도 무게가 있다면, 그에 따른 힘이 있면, 하늘의 별들처럼 사람들도 서로의 매력과 능력으로 힘을 주고받으며 팽팽한 균형을 유지한 채, 경쟁과 공존의 긴 여정을 살아갈 거다.

컴퓨터가 눈부게 발달하자 별별 신박한 웹 플랫폼까지 인간관계에 끼어들어, 사람 사이 마음의 화살표를 교란시킨다. 학기 초마다 학생들에게 습조를 짜라 하는데, 코로나 기간 동안에 진행됐던 비대면 수업의 여파까지 겹치며, 해를 거듭할수록 조가 잘 안짜진다. 애들이 조를 짜달라하여 앞뒤좌우 학생들끼리 묶어주니, 과가 다르다, 한두어 살 차이에도 나이가 다르다, 같은 과 같은 학번이지만 서로 모른다며 주저한다. 바로 통성명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으라 하지만, 학생들은 극존칭에 리 숙여 인사하며 쭈뼛쭈뼛 몹시 어색해한다. 몇주만에 조가 만들어져 조용하던 강의실이 시끌벅적해고, 드디어 학생들이 머리를 맞대고 서로 가르치기 시작하면 진도가 잘 나간다. 그 와중에도, 몇몇은 전히 혜성처럼 다른 궤도를 돌며, 조원 잃어버 자리 학생과도 눈을 안맞추고 자신의 노트북, 태블렛, 휴대폰과 선생만 번갈아 다본다.

옆 사람과 서먹해하며 머뭇거리 학생들에게 서로 살펴주라고 재촉하다 보면, 내 대학 친구들이 떠른다. 물리시간에는 대형강의실에 학번대로 줄지어 앉는 바람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로 학번과 이름을 외웠다. 온갖 실험 시간에 또 학번으로 조를 짜니, 가나다 순으로 가까운 친구들이랑 다시 머리를 맞대고 실험했. 지금으로 치면, PC 한 대 성능도 안될 컴퓨터에 수십 명이 달라붙는 바람에, 깜빡거리는 글자 한 자 입력하려고 밤늦도록 기다려야 하는 답답함을 친구들과 수다로 풀었다. 변변한 컴퓨터도, 인터넷도,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이다 보니, 뭐든 모르는 건 다 친구들한테 물어 해결했다. 덤으로 연애상담도 주고받았고, 집안 형편을 털어놓으며 위로도 주고받았고, 세상 앞에서 갈등할 때 서로 등을 토닥였고, 틈만 나면 모여 놀았다. 우리는 공부든, 게임이든, 동이든, 일이든 더 잘하려고 낮으로 경쟁했지만, 아는 걸 다 털어놓고 서로 가르쳤다.

사람은 없을 때 잘 해준 이들을 잊지 못한다. 가진 것 없는 빈 손의 병아리 시절에 만난 친구들은 동시대를 견뎌내는 전우가 되어, 평생의 여정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지나며, 날 서고 모났던 말과 마음을 다듬 단련한. 평범한 하루가 행복임을 알 때 즈음면, 친구들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게 된다.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라 키워진 묵직한 능력과 매력로, 리고 추억이 쌓아준 단한 믿음으로, 친구들은 하늘의 별들처럼 밀고 당기며 교류하고 평화로이 공존한다. 의 고비고비를 넘긴 친구들은 느덧 각자가 관계의 중심이 아 일부임을 기뻐한다. 친구들! 그들이 있어 생이 더 아름답다.



사람은 남의 도움없이 살 수 없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뭐든 배울 때도 일할 때도, 같이 가르치며 경쟁하는 친구, 동료가 최고의 선생님이다. 연락을 주고받아야 관계가 이어지며, 연락을 안받거나 연락 안하면 언젠가 관계는 소멸한다. 건강하고 다양한 관계는 위태로운 세상에서 튼튼한 울타리가 된다.



* 프톨레마이오스 (100-170) 천동설.

코페르니쿠스(1473-1543) 지동설.

갈릴레이(1564-1642)자전설

뉴턴(1643-1727) 수학적으로 지동설과 자전설을 설명

* 톨스토이 (1828-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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