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폭력을 멈췄을까?
(친구를 고발하려는 것이 아닌 제 심리를 찾아가는 수단으로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친구의 이름은 C군으로 하겠습니다.
11살의 나 : 나는 어릴 때도 키가 작았다. C군은 그런 나보다 키가 작고 외소했다. 도대체 나의 뭐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도 안 보는 곳에서 선생님이 안 계실 때 팔이나 등처럼 동작이 티가 안 날 거 같은 부분을 주먹으로 때렸다. 그리고 여느 드라마에 나오는 단골 대사처럼 "선생님한테 말하기만 해봐."라며 겁을 줬다. 나는 이를 친언니에게 털어놨고, 언니(한 살 위)는 "C군 싫어, 우리반 찾아오면 내가 노려보잖아."라고 말해줬던 기억이 난다. C군이 언니반까지 자주 들리는 이유는 우리반 선생님과 언니 반 선생님이 서로 친했고, 두 분 다 C군을 귀여워하고 예뻐했다. 내 눈에는 악마였지만, 선생님은 항상 귀엽고 애교도 많다며 좋아하셨다. 참다참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는 생각과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C군이 계속 나를 어떤 식으로 때리는지 일기장에 적었다. 선생님이 일기를 검사하시는 시간대를 알고 있었고, 내 번호를 알고 있으니 내 순서에 내 일기를 읽으시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선생님은 놀라셨는지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과 눈살을 찌푸리시며 일기를 유심히 보셨다. 그러고는 다음 일기로 넘기셨다. 그렇게 내 머릿 속은 복잡해졌다. '왜 바로 안 꾸짖으시지? 나중에 이야기하시려는 건가?' 하지만 나의 기대와 달리, 그 이후로도 어김없이 C군은 나를 때렸다. 그렇게 고통을 지나 방학이 되었다. 방학 중에 다문화 체육모임(?)에 갔는데, C군이 있었다. 나를 보더니 처음에 꼴보기 싫다는 듯이 보다가, 고민하는 듯 하더니 "너도 다문화야?" 물었다. 나는 어버버 하며 맞다고 했다. 그러고 나니 처음으로 화나지 않은 얼굴로 나를 봤다. 그리고 2학기부터는 날 때리지 않았다. 그리고 난 원래 선생님이 꿈이었지만, 그 꿈을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20살의 나 : 사실 한 학기동안 맞은 기억보다, 선생님의 외면이 더 아팠다. 앞에 A양과 B양 사건은 웃어넘겼지만, 이 일은 아직도 눈물이 난다. 그 땐 2학기에 폭력이 더 이상 없길래, 드디어 살았다는 생각으로 감격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C군은 대체 왜 그랬을까? 혹시 나랑 좀 닮은 사람이 본인을 다문화라고 놀렸었나? 그런데 내가 다문화인 걸 알고, 동지라고 생각해서 안 괴롭힌 건가? 설마... 나는 피부가 조금 밝은 편이었는데, C군은 까무잡잡한 편이었다. 설마 그것 때문에 날 싫어했나?
지금의 나 : 누가 들으면 그런 걸 왜 생각해주냐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왠지 그러기 싫었다. 그냥 당한 사람으로 끝내고 싶지 않아서 계속 이유를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보니 선생님은 믿기지 않으셨고, 믿고 싶지 않아서 외면하셨던 게 아닐까? 현실을 마주할 용기가 안 나셨던 거지. 20대셨던 거 같고, 부끄럽지만 나는 숙제를 잘 안 해오는 학생이어서 나를 별로 안 좋아하셨었다. 그래서 내 목소리를 안 들어주셨던 것 같다.
이렇게 저의 어린 시절 폭력에 관한 기억이 막을 내립니다. 대체 저는 11살 때 무슨 악 운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요?... 지금은 어이가 없고, 웃어 넘겨지지만 그 당시의 저는 힘들어 했겠죠?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 망각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알 거 같아요.
그리고 3가지 이야기에서 부모님과의 소통을 한 흔적이 없죠? 이 다음 이야기부터는 이로 인한 부모님과의 갈등, 이해하게 된 과정을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