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대신 요가매트

제2장 생활 편

by 겨울나무

안녕하세요. 오늘의 주제는 침대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필수품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없는 게 자연스럽죠. 저는 바닥에서 자는 게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작년에 기숙사에서 살면서 3인 1실인데 2층 침대가 하나였습니다. 저는 원래 바닥에서 자니까 당연히 침대 안 써도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방 친구가 방에 놀러 올 때 다들 안타깝게 보는 거예요. 다른 방 친구들은 돌아가면서 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 생각보다 바닥에서 자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침대는 저에게 거슬리는 가구였습니다. 자리만 차지하고 등받이 또는 소파일 뿐이었죠. 침대 밑에 먼지는 또 왜 그렇게 닦기 힘든지 침대 때문에 불필요한 밀대를 사야 한다는 게 아깝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보일러를 안 돌려도 적당히 미지근한 바닥이던 본가와 달리 원룸 바닥은 차디찼습니다. 그래서 슬금슬금 침대로 올라가게 되더라고요. 침대의 부드러움이 오히려 낯설고 등부분이 푹 꺼지는 느낌이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찾은 대책은 요가매트입니다! 냉기 차단도 되면서 언제든 접었다 펼 수 있습니다. 토퍼보다 훨씬 가볍고 부피도 작아서 이사하기도 편합니다. 그리고 맨바닥에서 전기장판을 사용할 때보다 전기장판 온도를 훨씬 낮춰도 따뜻해요.


그래도 보일러를 켜야 할 만큼 추운 겨울이 오면 요가매트도 전기장판도 접어두고 바닥 장판의 뜨끈함을 즐깁니다. 생각해 보니 제가 어릴 때 공사 전 할머니집은 장작으로 태우는 진짜 온돌집이었는데요. 명절에 북적북적 모이면 꼭 한 명은 엄청 뜨거운 바닥에 앉아야 해요. 어릴 때는 마치 뜨거운 목욕탕에 조금스레 발을 담그듯이 몸을 조금씩 적응시키고는 했습니다. 어후 그때를 떠올리면 묘하게 섬뜩해요. 왜냐하면 이제는 저온 화상의 위험에 대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어릴 때 할머니가 "괜찮다, 괜찮아~"하시니까 정말 괜찮은 줄 알고 좀 더 강인해지는 수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뜨거워도 참고 앉아있기도 했어요. 다행히(?) 한 번도 화상을 입은 적이 없었습니다.


겨울만 되면 꼭 생각이 나네요. 다시 떠올려보니 할머니가 시멘트를 발라 직접 지으신 집이었다는 게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전문적인 시공을 한 곳보다 지나치게 뜨거웠던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할머니는 정말 대단하신 분이에요. 엄마가 항상 할머니 칭찬을 하세요. 진짜 부지런하시고 고생도 많이 하시고 시집살이 한 번 시키신 적 없다고 할머니를 칭찬하세요. 명절에 가면 할머니가 엄마를 많이 아껴주시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할머니가 저는 별로 안 좋아하셨어서 그 모습이 좀 부러웠어요. 90을 바라보고 계시는 할머니 혼자 살고 계시지만 나이에 비해 건강하세요. 저도 건강하게 먹고 부지런하게 살아서 할머니 같은 건강한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다시 침대로 돌아오죠. 침대 생활을 안 해본 건 아니에요. 고등학생 때 기숙사, 경기도 고시원 등등 바닥 공간이 존재하지 않아서 침대에서 잔 적도 많습니다. 그래도 다시 혼자 살게 된 지금 저는 바닥 수면을 선택했습니다. 쿨쿨 잘 자고 있고요. 앞으로도 침대는 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오늘 면접이 있어서 업로드가 좀 늦어졌네요. 그럼 오늘 편안한 하루 되셨기를 빌며 저녁 맛있게 드시고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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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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