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닮은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2018년 8월 28일. 첫 카톡의 시작이었다.
예고도 없이 커피 한 잔을 불쑥 건넨 그를 보며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낯선 호의에 주변을 둘러보고 내 뒤에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한 후에도,
“저요?”
굳이 나를 가리키며 되묻기까지 했다.
뜻밖의 호의를 그냥 넘길 수 없었던 마음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사귀고 나서 그때는 인사도 제대로 안 했던 사이였는데,
왜 커피를 준 건지 묻자
“그냥 주고 싶었어.”라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운명론자였던 나는 지금까지 사랑을 해본 적이 없었다. 마음에 드는 짝사랑은 늘 어설프게 끝이 났고, 사랑을 갈구했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만나는 날이 있겠지.’
나이를 떠나서, 그저 열심히 내 인생을 살다 보면 언젠가 마주칠 날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아주 가끔은 그 대상이, 나와는 제일 멀리 떨어진 곳으로부터-지구 반대편에 존재하는 건 아닐까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어쩌면 중년의 나이나 되었을 때, 소울메이트를 만나 결혼식 없이 혼인신고만 하고 살지 않을까라는, 섣부른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너를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너를 만났고,
나는 처음으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늘 나만을 사랑했던 나였지만,
-그 누구를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없었는데...
너를 만난 이후로는, 아주 가끔만 나를 더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