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01편 <행운 빌라 살인 사건>
이호식 형사와 강력반 형사들이 경찰승합차를 탔다. 성동연합모임 건물로 황급히 이동했다.
경찰승합차 앞에 세단이 있었다.
차수호 형사가 사이렌을 울리며 세단을 몰았다. 차형사는 최대한 빨리 가기 위해 차선을 이리저리 오갔다. 앞차들을 재빠르게 앞질렀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밝았다.
차형사 옆, 조수석에 유강인이 있었다. 유강인은 급한 마음을 참을 수 없어 강선애에게 계속 전화 걸었다. 신호만 갈 뿐 전화 받는 이가 없었다.
“선배님! 통 전화 받지 않네요.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까요?”
“사람을 막 죽이는 놈들인데 … 큰일이야!”
“최대한 빨리 가야 합니다.”
“알았어, 꽉 잡아!”
차수호 형사가 다시 가속 페달을 힘껏 밝았다. 사이렌 소리에 앞차들이 길을 비켰다. 세단이 쏜살같이 도로를 질주하기 시작했다.
세단이 지름길을 찾아 U턴했다. 차수호 형사가 지름길을 찾았다. 그는 탁월한 운전 솜씨를 갖고 있었다. 서울청 베스트 드라이버였다. 차가 민첩하면서도 부드럽게 움직였다.
한편 강선애는 로비를 걸었다.
1층에 커다란 로비가 있었다. 반짝거리는 대리석 바닥이 고급스러웠다. 실내조명은 은은했다. 작은 원형 등이 천장 곳곳에 붙어 있었다.
아늑한 분위기였다.
강선애가 로비에 등장했을 때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성동연합모임 건물에서 연수 교육이 있었다. 지방에서 올라온 장로와 신도 대표들이 연수를 받았다.
연수 장소는 1층 로비 오른쪽 구석에 있는 아동 복지실이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소란스러워졌다.
“성녀님!”
강선애를 부르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로비 한가운데 경비 한 명이 초조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 뒤로 경비 네 명이 있었다. 마치 병풍 같았다. 그들 모두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강선애가 걸음을 멈추고 경비들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경비들이 황급히 90도로 허리를 굽혀 공손히 인사했다.
경비들이 허리를 폈다. 서로 쳐다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에게 성녀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신성한 존재였다.
그때, 쿵쾅거리며 계단에서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경비 대장이었다. 경비 대장이 로비로 내려왔다. 저 멀리 서 있는 강선애를 보고 그녀를 향해 달려갔다.
20초 후 경비 대장이 거친 숨을 내쉬고 강선애 앞에 섰다.
경비 대장은 숨을 고르느라 바빴다. 그러다 겨우 진정하고 침을 꿀컥 삼켰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 성녀님. 로비에서 기다리라는 성주님 지시입니다.”
그 말을 듣고 강선애가 순간! 분을 참지 못하고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녀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경비 대장님! 저는 성주님을 뵈러 왔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성주님이 지시하셨습니다. 로비에서 기다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경비 대장이 쩔쩔매며 말했다.
“지금 당장 성주님을 뵙겠습니다. 저를 말리지 마세요!”
강선애가 경비 대장에게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한 걸음을 뗐다.
“러시면 안 됩니다. 저희가 곤란해집니다. 제발!”
경비 대장이 간곡하게 부탁했다.
강선애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향해 또박또박 걸어갔다.
강선애의 거침없는 행보에 경비들이 어쩔 줄을 몰랐다. 성주의 뜻에 따라 성녀를 1층에서 막아야 했지만, 교단 2인자인 성녀에게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그들은 성녀를 항상 우러러봤다.
강선애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가 계단을 올라갔다. 계단만 올라가면 2층에 있는 서재에 갈 수 있었다. 서재는 황보술의 집무실이기도 했다.
경비 대장이 급히 핸드폰을 들었다. 어딘가로 전화했다.
삐리릭!
“네! 경비 대장님, 무슨 일이죠?”
“선녀님, 지금 성녀님이 2층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성주님께서 성녀님을 1층 로비에 묶어두라고 하셨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선녀님들이 성녀님을 막아주세요.”
“알겠습니다. 곧 내려가겠습니다.”
전화를 받은 사람은 3층 사무실에 근무하는 20대 중반 여자였다. 겉으로 볼 때 봉사단체 직원 같았지만, 음양 일체교 간부였다. 사무실에 여자 넷이 근무하고 있었다.
이들은 성녀 다음 서열인 선녀였다. 선녀들의 수장은 성녀, 강선애였다.
사무실 출입문이 활짝 열리고 선녀 넷이 급히 움직였다. 2층으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달려갔다.
또각또각! 구두 굽 소리가 계속 들렸다.
강선애가 2층에 올라 복도를 걸었다.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살폈다. 복도에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입을 꾹 다물었다. 오른쪽 맨 구석에 있는 서재로 걸음을 돌렸다.
“성녀님!”
그때, 2층 복도에 나타난 선녀들이 강선애를 불렀다. 강선애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마치 그 소리를 못들은 듯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계속 걸음을 옮겼다.
“이를 어떡하지?”
“어떡하긴 뭘 어떡해! 무조건 막아야지! 성녀님보다 성주님 말이 우선이야!”
“맞아!”
의견 일치를 본 선녀들이 강선애를 향해 뛰어갔다.
탁탁탁! 선녀들이 뛰는 소리가 복도에 크게 울렸다. 선녀들이 강선애 앞을 가로막았다. 여자 넷이 강선애를 촘촘히 에워쌌다.
강선애의 미간이 모여졌다. 강선애가 이를 악물었다. 앞을 가로막는 선녀 넷을 보고 두 손을 부르르 떨었다. 선녀 넷을 차례대로 보고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비키세요. 성주님께 할 말이 있습니다.”
“안 됩니다! 성녀님. 성주님이 지시 사항이 있습니다. 성녀님은 1층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어서 1층으로 내려가세요.”
“맞습니다! 성녀님. 막무가내로 이러시면 저희만 곤란해집니다. 아무리 성녀님이라도 성주님 말씀을 거역할 수는 없습니다.”
선녀들의 말에 강선애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동안 성녀 강선애를 공주처럼 떠받들었던 선녀들이 강선애를 철통같이 막아섰다.
강선애가 마치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냉소를 짓더니 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윽고 책 한 권을 꺼냈다.
갑자기 책 한 권이 등장하자, 선녀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강선애가 선녀들의 표정을 살피다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입을 열었다.
“이 책이 뭔지 아시죠?”
“네? 무슨 말인지?”
선녀들이 책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다 한명이 급히 말했다.
“저, 저건 그거잖아요!”
선녀들이 책의 정체를 알아챘다. 곧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강선애가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궁극지상 12금계 입니다! 성녀만이 가질 수 있는 책이죠.”
그 말을 듣고 선녀들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책은 성녀의 자격증과 같았다.
은퇴를 앞둔 성녀가 지목하고 이를 성주가 승인해야 가질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을 가진 자가 바로 성주 다음 자리인 성녀가 될 수 있었다.
궁극지상 12금계를 본 선녀들이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들이 침을 계속 꿀꺽 삼켰다.
“지금부터 성녀 자리를 포기하겠습니다. 이 책을 가진 사람이 차기 성녀가 되는 겁니다.”
말을 마친 강선애가 손을 높이 쳐들었다. 책을 천장을 향해 높이 던졌다.
책이 공중에 붕 떠올랐다. 선녀들의 시선이 책에 팍 꽂혔다.
“비켜!”
“너나 비켜!”
선녀들이 앞다투어 책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다. 마치 로또 1등을 차지하려는 듯 손아귀를 있는 힘껏 벌렸다.
“내가 먼저 잡았잖아!”
“이게 진짜!”
“좋은 말할 때 빨리 놔라!”
“이 X이!”
강선애의 눈빛에 불이 들어왔다. 서재를 향해 달려갔다. 전력으로 달렸다.
선녀들은 누구라 할 거 없이 책을 꽉 잡고 실랑이했다. 그러다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강선애가 서재 문 앞에 있는 걸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덜컹! 문을 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강선애가 문을 활짝 열었다.
“헉!”
황보술이 깜짝 놀랐다. 그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갑자기 들이닥친 강선애를 보고 너무 놀라 몸이 굳어버렸다.
철컥!
철컥!
강선애가 빗장과 잠금장치를 차례대로 닫았다. 서재에 이중 잠금장치가 있ᅌ겄다.
“서, 성녀!”
황보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강선애가 아무 말 없이 천천히 황보술에게 다가갔다. 마치 저승사자처럼 살벌한 냉기가 몸에서 뿜어나왔다.
5초 후 강선애가 황부술 앞에 섰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둘 사이에는 아주 괴로운 침묵이 흘러내렸다.
쾅! 쾅!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여세요. 성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야! 빨리 가서 열쇠 가져와.”
경비 대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황보술이 안정을 되찾고 크게 외쳤다.
“괜찮다. 너희는 밖에서 대기해라. 내가 성녀와 대화하겠다.”
이후 문밖이 조용해졌다.
차가운 북풍한설이 불어오는 거 같았다. 서재가 꽁꽁 얼어붙는 거 같았다.
실내 온도는 적당했다. 보일러의 따뜻한 온기 적정했다.
하지만 실제 온도와 달리, 두 사람 마음은 북극 한파가 따로 없었다. 마치 북극점에 두 사람이 서 있는 거 같았다. 쓰라린 냉기가 둘의 마음을 뒤덮었다.
황보술이 잠시 고개 숙여 생각하다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성녀! … 왜 이러는 거야? 혹 나를 음해하는 경찰놈들 말만 듣고 이러는 거야? 그놈들 말은 다 거짓이야! 난 결백해. 모든 일은 장로들이 다 꾸민 거야. 장로들이 날 위한답시고 그런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른 거야. 날 믿어줘! 제발!”
강선애가 두 눈을 크게 떴다. 미친 듯이 크게 웃으며 외쳤다.
“하하하! 나보고 그 말을 믿으라고! 당신이 우리 아버지, 어머니, 동생을 죽였잖아! 당신이 장로들에게 시켰잖아! 우리 가족을 몰살하라고!”
황보술이 폐부를 찔린 듯 아무런 답도 못 했다. 그는 강선애가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 걸 보지 못했다. 분노가 활화산 같았다. 마그마가 끓어서 넘쳤다. 도둑이 제 발 저린 듯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황보술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수많은 사람을 속이고 여러 사람을 죽인 냉혈한이었다. 그가 온화한 표정을 짓고 말했다.
“성녀! 네가 지금 제정신이 아닌 건 이해하겠어.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나를 음해했어. 성녀도 그걸 옆에서 다 봤잖아. 이번도 마찬가지야. 세상사가 다 그런 거야, 원래 잘난 사람은 적이 많아. 그래서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거야. 우리 같이 세상의 음해와 모략을 헤쳐나가기로 맹세했잖아. 성녀가 될 때 맹세했던 서약을 잊었어?”
“서약이라고?”
강선애가 너무나 어이가 없는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다 눈에 불꽃이 타올랐다. 그녀가 치를 떨었다, 황보술의 뻔뻔함에 분을 참을수 없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선애가 두 눈을 감았다. 번쩍 떴다.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검지를 쭉 폈다. 검지가 마치 날카로운 칼 같았다. 황보술의 가슴을 가리켰다. 그녀가 분을 참지 못하고 크게 소리쳤다.
“황보술! 너는 천하에 둘도 없는 파렴치한이다! 내 부모를 죽이고 12살에 불과했던 내 동생까지 죽였다. 날 살려주고 그동안 나를 실컷 농락했다. 그동안 난 아무것도 모르고 너를 존경하며 살았다. 이건 나를 괴롭히고 조롱하려고 일부러 나를 살린 것과 같다. 내 말이 맞잖아! 이 악마야!”
피맺힌 절규였다. 황보술은 깜짝 놀랐다. 성녀의 모습에 기겁했다. 그는 강선애 성품이 순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전혀 그렇지 않았다. 한과 독기가 차고 넘쳤다.
황보술이 침을 꿀컥 삼켰다. 재빨리 정신을 가다듬었다.
강선애가 손가락이 계속 황보술의 가슴을 가리켰다.
황보술이 걸음을 옮겼다. 강선애를 회유하기 위해 팔을 벌리고 다가갔다. 그가 말했다.
“모든 것은 오해야! 내 말을 믿어. 성녀가 내 말을 믿지 않으면 그 누가 내 말을 믿겠어. 난 항상 진실만을 말했어.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그래서 하늘의 뜻을 깨닫고 성주가 된 거야. 자! 그만 흥분하고 자리에 앉아 내 말을 차분히 들어. 그럼, 오해를 풀 수 있어.”
황보술이 말을 마치고 강선애에게 점점 다가갔다. 활짝 벌린 팔이 강선애를 안을 것만 같았다.
3초 후 황보술이 오른손을 들어 강선애의 뺨을 만졌다.
그때! 강선애가 오른손을 쳐들었다. 날카로운 손톱이 황보술의 뺨을 확! 할퀴었다.
“악!”
황보술이 비명을 질렀다. 얼굴 살점이 툭 바닥에 떨어졌다. 왼쪽 뺨에서 선혈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이런!”
황보술이 급히 한 손을 들어 얼굴을 닦았다. 그리고 손을 내려다봤다. 붉은 선혈이 묻어 있었다. 순간! 두 눈에서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가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감히! 성주에게 해코지하다니! 이건 도저히 용서받을 수 없는 중죄다!”
황보술이 격분해서 강선에게 달려갔다. 주먹을 꽉 쥐고 한 손을 높이 쳐들었다.
강선애가 고개를 쳐들었다. 때리려면 때리라는 듯, 이를 악물고 그 자리에서 돌처럼 버텼다.
“이, 이것이 감히 나에게 대들어!”
황보술이 주먹을 든 손을 부르르 떨다가 두 눈을 꼭 감았다. 그가 두 눈을 꼭 감은 채 매서운 따귀를 날렸다.
쫙!
“악!”
강선애가 세찬 따귀를 얻어맞고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이내 고개를 번쩍 들고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눈빛으로 황보술을 매섭게 노려봤다.
“미, 미안! 실수야! 성녀! 용서해줘!”
황보술이 자기 손을 부여잡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살인마!”
강선애가 크게 외쳤다. 몸을 번개처럼 일으켰다. 새끼를 지키려는 암고양이처럼 손톱으로 황보술의 얼굴을 마구 할퀴었다.
“으악!”
황보술이 비명을 질러댔다. 강선애의 매서운 공격에 그만 얼굴 여기저기 깊은 상처를 입고말았다. 그가 쓰라린 비명을 질렀다.
“무슨 일입니까? 성주님! 성주님!”
문밖에서 대기하던 경비 대장이 성주의 비명이 들고 다급하게 외쳤다. 그가 부하들에게 말했다.
“야! 빨리 가서 열쇠하고 도끼 가져와, 정 안 되면 문을 부수고 들어가야겠다.”
“알겠습니다.”
경비 대장의 말에 부하들이 급히 움직였다. 열쇠와 도끼를 가지러 뛰어갔다.
“네가 죽였잖아! 네가 부모님과 동생을 죽였잖아! 사실대로 말해! 말하라고!”
강선애가 죽기 살기로 황보술에게 달려들었다. 이에 황보술은 더는 화를 참지 못했다. 강선애에게 폭력을 마구 휘두르기 시작했다.
억센 주먹이 강선애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퍽!
“악!”
강선애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비틀거렸다.
황보술이 강선애의 멱살을 꽉 잡고 크게 소리쳤다.
“네 아비가 날 배신했어! 강후식 그자가 내 고향 친구였던 그놈이 날 배신했어. 감히!”
황보술이 강선애의 멱살을 마구 흔들어댔다.
강선애가 있는 힘껏 소리쳤다.
“황보술! 이 자리에서 차라리 날 죽여라! 어서! 이 악마야!”
강선애의 비수 같은 말에 황보술의 다리 힘이 쭉 빠졌다. 멱살을 잡았던 손도 스르륵 풀렸다.
황보술이 뒤로 뒷걸음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내가 널 어떻게 죽여? 강후식 그놈은 죽여도 널 죽일 순 없어! 우리는 성주와 성녀 사이잖아. 교단을 이끄는 파트너야. 내가 너를 성녀로 점찍는 순간 우리는 한배를 탄 거야.”
“한배라고? 헛소리하지 마라!”
이번에는 강선애가 황보술의 멱살을 꼭 잡았다. 그를 벽을 향해 힘껏 밀쳤다. 하지만 연약한 힘이었다. 황보술을 제압할 수 없었다. 황보술이 반격을 시작했다. 강한 완력으로 강선애의 멱살을 꽉 잡아서 창문으로 밀쳤다.
쾅!
“억!”
강선애가 비명을 질렀다. 황보술이 멱살을 꽉 잡았다. 그녀의 숨이 막혀오기 시작했다.
황보술이 덜덜 떠는 손으로 강선애의 숨통을 조였다. 그가 마치 억울하다는 듯이 크게 소리쳤다.
“너까지 왜 이러는 거야? 도대체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