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1_25_도망친 남녀와 철저한 계획

탐정 유강인 21편 <죽음의 거미줄, 카르멘>

by woodolee

1분 후, 탐정단 밴이 JS 아트센터 야외 주차장에 도착했다. 탐정단과 장철수 단장이 차에서 내렸다.


유강인이 급한 걸음으로 아트센터 출입문으로 향했다.


출입문 앞에 경찰 둘이 서 있었다. 둘이 유강인을 보고 절도있게 경례를 붙였다.


유강인이 답례하고 경찰에게 물었다.


“수고하십니다. 이진환 형사님은 어디에 계시죠?”


“여기 본관 건물 안에 계십니다. 곧 밖으로 나오실 겁니다. 경찰차가 대기 중입니다. 체포한 용의자를 차에 태워서 경찰서로 호송할 예정입니다."


“용의자라고요? 용의자를 체포했다고요?”


“네, 그렇게 들었습니다.”


유강인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드디어 사건의 용의자를 잡았다.


조수 둘이 너도나도 입을 열었다.


“우와! 용의자를 잡았다니 희소식이네요. 그러면 여배우 둘이 다친 게 사고가 아니었네요. 누가 일부러 조명 장치를 떨어트린 게 분명해요.”


“맞아요. 범인은 아주 극악무도한 자에요. 무거운 조명 장치를 떨어트려서 사람을 죽이려 했어요. 이건 분명히 살인 미수에요.”


유강인이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탐정단이 잠시 휴식을 취했다. 본관 건물 출입문 앞에서 이진환 형사를 기다렸다.


용의자를 잡았다는 말에 장철수 단장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가 초조한 표정으로 계속 서성였다.


극단폭풍에서 계속 사건이 벌어졌다. 먼저 두 사람이 죽었고 그다음으로 두 사람이 크게 다쳤다. 극단의 책임자로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2분 후,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


이진환 형사와 신기훈 형사가 한 사람을 데리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유강인이 두 눈을 크게 떴다. 끌려 나온 사람을 유심히 바라봤다. 중간 키에 덩치가 좋은 남자였다.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어~!”


장철수 단장이 용의자를 보고 크게 소리 질렀다. 그가 급히 외쳤다.


“창완아!”


장단장의 말에 용의자가 고개를 들었다. 두 눈빛이 마주쳤다. 둘은 친구 사이였다. 한 명은 유명 극단 단장이었고 다른 사람은 공연 책임자 무대 감독이었다.


“으으으~!”


용의자가 두 눈을 내리깔았다. 장단장을 볼 면목이 없는 거 같았다.


“한 창 완 … 무대 감독!”


유강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체포한 용의자는 다름 아닌 무대 감독 한창완이었다.


“한창완씨, 어서 갑시다.”


신기훈 형사가 한창완 감독을 끌고 경찰차로 향했다.


이진환 형사가 걸음을 멈추고 후배 형사와 용의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무거운 목소리로 유강인에게 말했다.


“유탐정님, 천장 조명이 떨어진 후, 세 사람이 종적을 감췄습니다. 호세 약혼녀 미카엘라역 윤미래 배우와 조명 스태프 최상일, 무대 감독 한창완이었습니다. 그중에서 한 명을 옥상에서 체포했습니다.”


유강인이 입을 열었다.


“그 사람이 바로 무대 감독이군요.”


“네, 맞습니다. 무대 감독 한창완이 옥상 난간 앞에 서 있었습니다. 커다란 죄책감을 느낀 듯 한강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난간 위로 올라갔습니다.

이에 급히 이를 막았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이나 죽은 사람은 없습니다.”


“잘하셨습니다. 휴우~!”


유강인이 말을 마치고 길게 숨을 내쉬었다.


한 사람이 죽을 뻔했다. 이를 막은 거 참 잘한 일이었다.


죽으려 한 자는 다름 아닌 용의자였다. 여배우 살인 미수 사건과 관련된 자였다.


용의자 한창완은 공연의 모든 걸 책임지는 무대 감독이었다. 조명 장치의 안전도 그의 책임이었다. 그가 범행을 주도했다면 이는 큰 죄였다.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남을 죽이려 했다.


한창완 감독이 경찰차에 올라탔다. 차가 곧장 강천 경찰서로 향했다.


“세, 세상에! 이, 이럴 수가 ….”


장철수 단장이 커다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눈빛에 커다란 당혹감이 서렸다. 두 손으로 얼굴을 꼭 감쌌다.


장단장이 쓰디쓴 절망감을 느낀 듯 그 자리에 서서 꼼짝도 못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조수 둘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황수지가 말했다.


“단장님이 큰 충격을 받은 거 같아요.”


황정수가 고개를 끄떡이고 맞장구쳤다.


“맞아, 단장님은 지금 제정신이 아닐 거야. 동생이 갑자기 죽었는데 … 그 동생이 후배들을 심하게 때렸어. 오늘 동료인 무대 감독마저 경찰에 잡혔잖아. 큰 충격을 받았을 거야.”


유강인도 고개를 끄떡였다. 황정수의 말이 맞았다. 장철수 단장은 큰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


잠시 후 장단장이 겨우 정신 차렸다. 부러진 날개처럼 축 처진 어깨가 그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진환 형사가 신기훈 형사와 잠시 말을 나눴다. 둘이 대화를 마쳤다. 이형사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현재 윤미래 배우, 최상일 스태프 두 명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유강인이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먼저 공연장 CCTV를 살펴봅시다.”


“알겠습니다. 공연장 경비팀에 협조를 구하겠습니다.”


이진환 형사가 답을 하고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JS 아트센터 경비팀에 연락했다.



**



수사팀이 본관 지하 2층 CCTV 통제실로 향했다. CCTV 영상을 확인하기로 했다.


경비 팀장이 경찰의 연락을 받고 CCTV 담당 직원에게 지시했다.


“16시 20분을 전후해서 대극장 천지 CCTV와 1층 로비 CCTV, 출입문 CCTV 영상을 살펴봐.”


“알겠습니다.”


담당 직원이 영상을 준비했다. 영상이 플레이됐다. 영상을 잠시 살피던 경비 팀장이 아! 하며 탄성을 질렀다. 그가 뭔가를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수사팀이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그들의 걸음이 빨랐다. 지하 2층은 어두웠고 통로가 좁았다. 기다란 통로 끝에 CCTV 통제실이 있었다.


장철수 단장은 1층 로비에 있었다. 수사팀을 기다렸다.


1분 후, 막다른 곳에 CCTV 통제실이 보였다.


“저기군요.”


이진환 형사의 말에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이형사가 CCTV 통제실 앞에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출입문이 활짝 열렸다.


경비 팀장이 수사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리자, 출입문을 활짝 열었다.


“어서 오세요. 유강인 탐정님.”


경비 팀장이 밝은 목소리로 유강인을 맞이했다.


유강인이 굳은 얼굴로 CCTV 통제실 안으로 들어갔다. 수사팀이 그 뒤를 따랐다.


CCTV 통제실은 JS 아트센터 전체를 감시하는 곳이었다. 수십 개의 모니터에 아트센터 곳곳이 보였다.


유강인이 앞에 서 있는 경비 팀장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말했다.


“처음 뵙겠습니다. 탐정 유강인입니다. 영상은 … 찾으셨나요?”


“네, 찾았습니다. 조명 장치가 떨어지고 3분 뒤, 수상한 남녀가 본관 건물에서 나갔습니다.”


“아! 그래요. 그럼, 빨리 확인하고 싶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세요.”


경비 팀장이 말을 마치고 CCTV 담당 직원에게 말했다.


“확보한 영상을 플레이해.”


“알겠습니다.”


CCTV 담당 직원이 답하고 영상을 플레이했다.


수사팀이 고개를 들었다. 앞에 수십 개의 모니터가 있었다.


경비 팀장이 3번 모니터를 가리키고 말했다.


“유탐정님, 3번 모니터를 보세요.”


“알겠습니다.”


유강인이 답을 하고 3번 모니터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3번 모니터는 야외에서 본관 3번 출입문을 비추는 CCTV였다.


출입문이 활짝 열리고 남녀가 걸어 나왔다. 둘 다 젊은 사람이었다.


유강인이 두 눈을 크게 떴다. 여자의 얼굴에 집중했다. 미카엘라역 윤미래 배우인지 확인했다.


3초 후, 유강인이 이를 악물었다. 그가 말했다.


“여자분 인상이 살펴보니 … 미카엘라역 윤미래 배우 같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그런 거 같습니다.”


이진환 형사가 유강인의 말에 동의했다.


본관 3번 출입문에서 나온 여자는 한마디로 평범한 외모였다. 작은 키에 마른 몸이었다. 윤미래 배우의 외모가 딱 들어맞았다.


여자와 같이 나온 남자는 키가 무척 컸다. 몸은 삐쩍 말랐다. 멸치와 같은 인상이었다.


둘 다 30대 초반으로 보였다.


3번 출입문에서 나온 남녀가 황급히 걷기 시작했다. 어디 갈 데가 있는 거 같았다.


경비 팀장이 말했다.


“7번 모니터를 보세요.”


남녀가 JS 아트센터 정문으로 향했다. 정문에 경찰 둘이 있었다.


급한 걸음을 걷던 남녀가 정문을 지키는 경찰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뭔가를 말했다. 경찰이 신분증을 확인하고 길을 열어줬다.


남녀가 정문에서 벗어나 인도로 들어갔다.


유강인이 신기훈 형사에게 말했다.


“신형사님, 정문을 지키는 경찰한테 연락하세요. 신분증을 확인한 거 같습니다. 둘이 윤미래인지, 최상일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신기훈 형사가 답하고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JS 아트센터를 감시하는 지구대 대장에게 연락했다.


“휴우~!”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윤미래, 최상일이 같이 움직인 거 같았다. 둘이 한 편인 거 같았다. 둘이 뭔가를 꾸민 게 분명했다.


유강인이 왼손으로 턱을 매만졌다. 그가 생각에 잠겼다.


‘정황상 윤미래, 최상일은 한 편인 거 같아.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어. 무대 감독은 왜 같이 움직이지 않았지?’


유강인이 뭔가가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 경비 팀장에게 물었다.


“아까 조명 장치가 떨어지고 3분 뒤에 둘이 밖으로 나왔다고 하셨죠?”


“네, 시간을 확인한 결과, 그렇습니다.”


유강인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가 말했다.


“여기 와보니 공연장이 무척 넓었습니다. 대극장 천지에서 3번 출입문까지 3분 만에 갈 수 있나요?”


“그건 … 길을 잘 알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 곧장 가면 가능합니다.”


“곧장이요?”


“네, 그러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


“1층 로비 영상도 보고 싶습니다. 로비를 걷는 둘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경비 팀장이 모니터를 살피다 말했다.


“12번 모니터를 보세요.”


유강인이 12번 모니터를 살폈다. 남녀가 급히 로비를 걷는 모습이었다. 걸음걸이가 빨랐다.


유강인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영상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중에서 윤미래 배우의 옷에 집중했다. 윤미래는 검은색 반코트와 검은색 바지를 입었다. 이건 무대 의상이 아니었다.


‘윤미래가 옷을 갈아입었군.’


유강인이 서둘러 기억을 더듬었다. 미카엘라의 무대 의상은 긴 원피스였다. 스페인풍 의상이었다. 색은 아이보리색이었다.


‘그렇다면 ….’


유강인이 이제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급히 말했다.


“미카엘라 윤미래는 사고가 일어나기 전, 무대 의상을 벗고 외출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도망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사고가 일어나자, 혼란한 틈을 타 바로 도망쳤습니다.”


“네에?”


수사팀과 경비 팀장이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유강인이 말을 이었다.


“역시 이 일은 사전에 철저히 계획된 일이었습니다. 윤미래와 최상일은 누군가의 지시를 받고 움직였습니다. 조명이 떨어지면 빨리 도망치라는 지시을 받은 게 분명합니다.”


“지시라고요? 그렇다면 … 카, 카르멘!”


이진환 형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유강인에게 말했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답했다.


“맞습니다. 카르멘의 지시에 따라 둘이 움직인 겁니다. 무대 감독 한창완도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조명 스태프 최상일이 움직였습니다. 천장 조명 장치에 무슨 짓을 한 게 분명합니다. 아마도 나사 등을 빼서 느슨하게 만든 거 같습니다. 조명 장치가 천장에 매달려 있기는 하지만, 움직이면 떨어지게 만든 거 같습니다.

이후 한창완은 무대 지휘실에서 조명을 움직여 조명 장치를 아래로 떨어트린 겁니다. 둘이 그렇게 역할 분담을 한 겁니다.”


“네에?”


놀라운 말이었다. 수사팀과 경비 팀장이 그 말을 듣고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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