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1_48_덫에 걸린 카르멘

탐정 유강인 21편 <죽음의 거미줄, 카르멘>

by woodolee

“저자의 몸을 수색해라! 아까 문자를 보냈다. 핸드폰을 확보해라!”


특공대 대장의 지시에 대원 둘이 급히 움직였다. 30대 남자의 몸을 이리저리 뒤졌다. 20초 후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 핸드폰을 대장에게 건넸다.


“좋았어!”


특공대 대장이 쾌재를 불렀다. 핸드폰을 건네받고 잠시 살폈다.


정찬우 형사가 걸음을 옮겼다. 특공대 대장을 향해 걸어갔다.


“젠장!”


특공대 대장이 인상을 찌푸렸다. 정찬우 형사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말했다.


“정형사님, 핸드폰에 패턴이 걸려 있습니다.”


“그렇군요.”


정형사가 핸드폰을 건네받았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용의자인 30대 남자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무릎을 꿇고 앉아 있었다.


정찬우 형사가 침착한 목소리로 용의자에게 말했다.


“존경하는 선생님, 핸드폰에 패턴이 걸려 있군요. 어서 패턴을 말하세요.”


“…….”


30대 남자가 몸만 바들바들 떨 뿐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용의자가 협조하지 않자, 정찬우 형사가 미간을 팍 모았다. 그가 성난 표정으로 말했다.


“이봐! 당신은 현행범이야. 도망갈 구석은 그 어디에도 없어.

두 명을 죽이려 했으니 이건 아주 중죄야. 하수인이라도 감형은 없어. 지금 패턴을 말하면 감형될 수 있어.

잘 생각해 봐. 네 두목, 카르멘은 너를 지켜줄 수 없어. 당신도 윤미래, 이유리처럼 토사구팽 신세야.

유강인 탐정님이 카르멘 그자를 못 잡을 거 같냐? 이미 증거는 확보했어. 어서 말해, 시간 끌지 말고!”


“으으으~!”


30대 남자가 그 말을 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입술이 떨리기 시작했다. 혼자만 죽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혼자만 죽는 건 억울한 일이었다.


잠시 후, 정찬우 형사가 유강인에게 연락했다.



삐리릭!



유강인한테 전화가 왔다. 정찬우 형사의 전화였다. 정형사는 그가 가장 믿는 형사였다.


유강인이 전화 받았다.


“아, 정형사.”


“선배님, 지시하신 대로 용의자를 체포했습니다.”


“나이스, 역시 정형사야.”


“아. 제가 한 게 아닙니다. 서울청 경찰 특공대가 큰 공을 세웠습니다. 강변을 물샐 틈 없이 감시했습니다.”


“경찰 특공대도 역시 나이스야.”


“선배님, 용의자 핸드폰을 확인한 결과, 뭍에 오른 후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받았습니다.”


“오! 그래, 아주 좋았어!”


“문자 한 통을 보낸 후 답신 한 통을 받았습니다. 문자 내용은 OK와 Good입니다.”


“문자를 주고받은 시각은?”


“용의자가 문자를 보낸 시간은 오전 11시 24분이고 문자를 받은 시각은 2분 후, 11시 26분입니다.”


“좋았어. 용의자를 체포해서 여기로 데려와.”


“네, 알겠습니다.”


유강인이 전화를 끊었다. 유강인의 표정이 참 밝았다. 그 모습을 보고 동료들이 너도나도 기뻐했다.


“드디어 증거를 잡았구나!”


“하하하!”


동료들이 손뼉을 마구 쳤다. 기쁜 나머지 입도 크게 벌렸다. 앞에 맛있는 수박이 있는 거 같았다.



짝!짝!짝!



박수 소리가 크게 들렸다.


유강인의 작전이 대성공했다.


“이제 카르멘을 잡는 건 시간 문제네요.”


“맞습니다. 교활하고 지독한 카르멘이 코앞에 있습니다. 냉큼 달려가서 잡아야 합니다.”


동료들이 승전을 앞에 두고 가슴 설레했다.


유강인이 이진환 형사에게 말했다. 무척 침착한 목소리였다.


“신형사님한테 연락하세요. 배에 불을 지르고 도망친 자가 강 건너편에 있었습니다. 그자를 생포했습니다.

그자는 카르멘의 부하가 확실합니다. 그자가 카르멘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때 시각이 11시 24분입니다. 카르멘은 2분 후, 11시 26분에 답장을 보냈습니다.

그 시각 문자를 받고 답신을 보낸 자가 바로 카르멘입니다. 카르멘은 극단폭풍 안에 있습니다.”


“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이진환 형사가 말을 마치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드디어 카르멘을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잡았다. 그가 서둘러 핸드폰을 들었다.


유강인은 카르멘보다 한 수 아니 서너 수 위였다.


카르멘이 땅과 지하를 돌아다니는 교활한 쥐라면 유강인은 공중을 날며 사방을 감시하는 매였다.


교활한 쥐, 카르멘은 어젯밤 머리를 풀가동했다. 좋은 수를 고안하려고 애썼다. 그에게는 마지막 카드가 있었다. 그건 장민국 초대 단장이었다. 그의 손아귀 안에 초대 단장이 있었다.


초대 단장은 현재 실종 상태였다. 그래서 죄를 뒤집어씌우기에 딱 좋았다. 아울러 심복인 이유리도 토사구팽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입을 틀어막아야 했다.


하지만 이는 허튼짓이었다. 유강인한테는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신기훈 형사는 극단폭풍 근처에 있었다. 유강인의 작전대로 극단 밖으로 나갔지만, 그 근처에 잠복해 있었다.


동료와 함께 몰래카메라 영상을 실시간 확인하며 유강인의 다음 지시를 기다렸다.



삐리릭!



신형사의 핸드폰이 울렸다. 이진환 형사의 전화였다. 신형사가 냉큼 전화 받았다. 이형사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몰래카메라 영상을 확인하겠습니다.”


“그래, 서둘러!”


“네!”


신기훈 형사가 서둘러 몰래카메라 영상을 확인했다. 오전 11시 24분에 움직인 자를 찾았다.


그때 단원들은 2층 연습실에 있었다. 모두 연습에 매진했다. 그중에서 한 명이 움직였다. 연습실 밖에서 나갔다. 2층 테라스 앞에 서서 문자를 보내는 거 같았다. 그가 다시 연습실로 돌아갔다.


“오! 있다! 이 사람이야!”


영상을 확인한 신형사가 쾌재를 불렀다. 그가 급히 동료들에게 말했다.


“어서 카르멘을 잡으러 가자. 놈이 핸드폰을 없앨 수 있어. 시간이 없어!”


“그래, 어서 가자!”


형사 다섯이 급히 움직였다. 여기는 극단폭풍과 걸어서 5분 거리였다. 그들이 전속력으로 내달렸다. 발소리가 인도에 크게 울렸다.


그렇게 극단폭풍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갔다.


반면 임진강 상황은 정리됐다. 보트가 완전히 침몰했다. 치솟던 불길과 검은 연기도 사라졌다. 여느 때처럼 푸른 강물이 넘실거리며 흘러갔다.


황급히 달려온 119구급 대원이 이유리의 상태를 살폈다. 여기저기를 체크했다. 그 결과, 놀란 것 빼고는 다른 문제는 없었다.


이유리는 강변에 앉아 있었다. 멍한 표정을 지었다. 두 눈에 초점이 없었다. 죽다 살아나서 힘이 없어 보였다.


“음~!”


이진환 형사가 헛기침을 한 번 했다. 이유리를 향해 걸어갔다. 발소리 들리자, 이유리가 고개를 들었다. 초점 없는 눈망울로 이형사를 올려다봤다.


이진환 형사가 이유리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가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유리! 당신을 최지나 살인 미수 혐의로 체포한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다!”


“으으으~!”


이유리가 그 말을 듣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이제 그녀는 배우가 아니라 살인 미수 사건 피의자였다. 그것도 흉악한 조직의 일원이었다.


3초 후, 이유리가 이를 악물었다. 무척 억울한 듯 있는 힘껏 외쳤다.


“나도 당했어. 카르멘한테 죽을 뻔했어! 나도 피해자야! 난 억울해!”


이유리가 벌떡 일어났다. 분을 참지 못하고 길길이 날뛰기 시작했다.


“황당하네! 도대체 뭐가 억울하다는 거야?”


황정수가 이유리의 모습을 보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유강인가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가 걸음을 옮겼다. 이유리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이유리씨, 흥분하지 마세요. 흥분하면 건강에 해롭습니다.”


“뭐라고? 건강에 해롭다고? 난 물에 빠져 죽을 뻔했어! 입에 재갈을 물고 손목이 묶였어. 난 죽을 뻔했다고!”


이유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악을 썼다.


유강인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유리씨, 감형받고 싶죠? 그럼, 수사에 적극 협조하세요. 카르멘을 체포하는데 도움을 주세요. 결정적인 도움을 주면 형이 많이 줄어들 겁니다. 제 말을 명심하세요.”


이유리가 그 말을 듣고 두 눈을 크게 떴다. 두 눈에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그러다 두 눈을 꼭 감았다.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3초 후, 이유리가 두 눈을 번쩍 떴다. 앙칼진 목소리로 외쳤다.


“카르멘! 그자가 나를 배신했어. 나도 똑같이 갚아주겠어! 난 그자가 시키는 대로 조명에 맞았어. 그런데도 나를 버렸어!”


이유리가 복수를 다짐했다. 그때 은빛 수갑이 햇빛을 받아 반짝거렸다. 손목에 수갑이 채워졌다.


여경이 이유리에게 말했다.


“어서 가시죠, 이유리씨. 자세한 건 경찰서에서 진술하세요. 일단 차로 갑시다.”


이유리가 그 말을 듣고 이를 앙다물었다. 몹시 화난 표정을 지으며 여경을 따라갔다. 씩씩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유리와 달리 장민국 초대 단장은 여전히 의식불명 상태였다. 그가 들것에 실렸다. 근처 병원으로 빨리 가야 했다.


119구급 대원이 유강인에게 말했다.


“환자분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약에 취한 거 같습니다. 어서 약을 해독해야 합니다.”


“그렇군요.”


유강인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


장철수 단장은 아버지 옆에 꼭 붙어있었다. 10년 만에 아버지를 찾았다. 그도 구급차에 올라탔다.


사람들이 다 타자, 구급차가 바로 출발했다.



앵! 앵!



다급한 사이렌 소리가 강가에 울렸다. 그 소리가 무척이나 급했다. 한 사람을 살려야 했다. 차바퀴가 정신없이 돌아갔다.


이진환 형사가 말없이 구급차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도 참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형사 옆에 유강인이 있었다.


이진환 형사가 유강인에게 말했다.


“유탐정님, 사건이 참 드라마틱하네요. 실종됐던 초대 단장님이 10년 동안 살아계셨네요. 그동안 어디에 계셨을까요?”


유강인이 답했다.


“아마도 … 10년 전 물에 빠졌을 때, 클럽 마야 놈들한테 잡힌 거 같습니다.”


“그럼, 10년 동안 클럽 마야놈들한테 잡혀 있었다는 말인가요?”


“네, 그런 거 같습니다. 정황상 … 오늘처럼 요긴할 때 써먹으려고 놈들이 살려둔 거 같네요.”


“그렇군요. 클럽 마야가 그런 짓을 한 거군요. 하긴 … 카르멘을 보면 그런 짓을 하고도 충분히 남을 놈들입니다.”


이진환 형사가 말을 마치고 무척 궁금하 표정으로 유강인에게 물었다.


“유탐정님, 한가지 궁금한 게 있습니다. 카르멘이 초대 단장님을 이용할 거라는 걸 어떻게 아셨죠?”


유강인이 씩 웃고 답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카르멘은 뒤집어씌우기 전문가입니다. 따라올 자가 없을 정도입니다. 범죄에 일정한 패턴이 있었습니다. 패턴은 독특한 성향과 같습니다. 그걸 이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어젯밤 극단 사무실에서 초대 단장님 얘기를 흘렸습니다. 초대 단장님은 용의선상에 없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카르멘이 이를 이용할 거 같았습니다. 초대 단장님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쏙 빠져나가려고 할 거 같았습니다.

다행히 제 예상대로 카르멘이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초대 단장님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초대 단장님을 구하려면 이 방법이 최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런 깊은 뜻이 숨어 있었군요. 어젯밤 극단 사무실 브리핑은 함정이었군요. 도청을 예상한 묘수였군요. 적을 자연스럽게 덫에 빠트리는 ….”


“맞습니다. 땅을 파고 지하에 숨어버린 적은 잡기 어렵습니다. 지상으로 끌어내려면 미끼가 필요했습니다. 그 미끼가 바로 어젯밤 브리핑이었습니다.

이제 극단으로 갑시다. 모든 증거를 확보했습니다. 카르멘의 정체를 밝힐 때가 왔습니다.”


“네, 어서 갑시다.”


“어서 가요! 카르멘 그자를 확 잡아버려요! 아주 속 시원하게!”


황정수가 양손을 번쩍 들고 외쳤다.


수사팀이 서둘러 움직였다.


1분 후, 탐정단 밴과 강력반 밴에 시동이 걸렸다. 차 두 대가 순환고속도로를 향해 내달렸다. 그렇게 카르멘이 있는 극단폭풍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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