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사 구나정 1편 <죽음의 게임, 술래>
“흐흐흐!”
신민재 형사가 웃음을 흘렸다. 그가 입을 열었다.
“시체를 옮기던 세 사람이 다 잡혔습니다. 그자들이 깔끔하게 다 불었습니다.
게임 중에 한 사람이 죽었고 그 시신을 옮기는 중이라고 … 감독관 1의 지시를 받았다는데, 여기에 오여름씨가 계시나요?”
신형사가 말을 마치고 앞에 있는 네 사람을 쭉 살폈다. 그러다 올리비아 핫세를 닮은 젊은 여자를 보고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말을 이었다.
“아이고, 여기에 유명하신 영화배우 오여름씨가 계시네요. 스크린에서만 봤는데 실제로 보니 더 아름다우십니다. … 그런데 오여름씨가 감독관 1이 맞나요? 술래 게임을 총괄한?”
“뭐, 뭐라고?”
오여름이 깜짝 놀랐다.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시신을 옮기던 통제관 셋이 경찰에 모두 잡혔다. 진상이 밝혀지는 건 시간문제였다.
이번에는 구나정 형사가 젊은 남자 둘을 보고 말했다.
“저는 도둑이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을 때 사건 현장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목격자입니다.
살인 용의자는 두 명입니다. 아파트 옥상에 있던 2번과 도둑에게 달려온 1번입니다.
통제관들한테 물으니 최초 술래 1번과 2번이라고 하더군요. 최초 술래 1번은 김혁씨고 최초 술래 2번은 이찬수씨라고 했습니다.
뮤지컬 배우 김혁씨는 여기에 계시고 옆에 계신 분이 이찬수씨입니까?”
“헉!”
이찬수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도망치려는 듯 사방을 이리저리 둘러봤다. 여기는 닫힌 공간이었다. 도망칠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구나정 형사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김혁씨, 이찬수씨. 오여름씨 세 분 다 살인 및 불법 무기 소지, 살인 은폐 혐의로 경찰서로 가야 합니다. 협조해주세요.”
이찬수가 두 눈이 탁구공처럼 동그래졌다. 그가 황급히 외쳤다.
“나는 아니야! 난 그자 근처에도 가지 않았어. 옥상에 올라는 갔지만, 난 다른 곳에 있었고 그자에게 총을 쏜 건 바로 옆에 있는 혁이야!
김혁이 총을 쐈다고! 나는 총소리와 비명을 듣고 옥상 난간으로 달려간 거뿐이야!”
“오! 그래요. 그러면 살인은 김혁씨 단독 범행이군요.”
구형사가 아주 잘 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윽고 살인 용의자, 김혁을 매섭게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러자 김혁이 당치도 않다는 표정으로 크게 외쳤다.
“아, 아니야! 나는 거기 없었어! 내가 죽이지 않았어.”
“뭐, 거기 없었다고?”
구나정 형사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혁이 뻔뻔하게 오리발을 내밀었다. 두 눈에 새빨간 불이 들어왔다.
그녀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잘 알겠습니다.”
구나형가 씽긋 웃었다. 한 손을 품으로 가져가더니 품에서 지퍼백을 꺼냈다.
지퍼백 안에 피 묻은 스티커가 있었다. 바로 1번 스티커였다.
구나정 형사가 지퍼백을 흔들며 크게 소리쳤다.
“김혁! 이건 네 가슴에서 뗀 스티커다. 바로 1번 스티커지.
통제관들이 분명 진술했다. 하얀색 1번 스티커는 최초 술래 1번, 김혁 거라고! 네가 1번이라는 건 명백한 사실이야.
이 1번 스티커에 도둑의 피가 묻어있다. 그런데도 사건 현장에 있지 않았다고?
여기 이찬수씨가 분명히 말했다. 총을 쏜 건 바로 김혁 당신이라고! 김혁 당신을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한다.”
구형사가 말을 마치고 품에서 은빛 수갑을 꺼냈다.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김혁, 당신을 현 시각으로 살인 혐의 및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한다! 당신은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 변명의 기회가 있고 체포구속적부심을 법원에 청구할 권리가 있다!”
이제 체포의 시간이었다. 구나정 형사가 한 발을 내디뎠다.
“제기랄! XXX!”
김혁이 욕설을 내뱉었다. 눈에 살기가 돌기 시작했다. 흰자가 번들거렸다. 도둑을 죽였을 때 꿈틀거렸던 냉혹한 살기가 다시 또 꿈틀거렸다.
“그렇게는 … 안 되지.”
김혁이 시베리아 한파 같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구나정 형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직원휴게실에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뭔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누군가가 미소를 흘렸다. 미소를 흘린 자는 살인 용의자 김혁이었다.
김혁이 재빨리 움직였다. 오른손을 품에 넣더니 뭔가를 꺼냈다.
그건 총이었다. 고무탄을 발사할 수 있는 권총이었다. 새까만 총구가 형사들을 향했다.
“헉!”
갑자기 권총이 등장하자. 형사들이 깜짝 놀랐다.
김혁이 이를 앙다물었다. 구형사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주저하지 않고!
“안돼!”
신민재 형사가 몸을 날렸다. 앞에 있는 선배를 밀쳤다. 앞으로 엎어진 구나정 형사가 바닥을 굴렀다.
“탕!”
“악!”
비명이 들렸다. 신형사가 고무탄을 얻어맞고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졌다. 작은 권총이지만, 거리가 너무나 가까웠다. 그 위력이 대단했다.
“으으으!”
신민재 형사가 커다란 충격에 그만 의식을 잃고 말았다. 가슴에 고무탄을 맞고 말았다.
신형사가 쓰러지자, 구형사가 몸을 일으켰다.
“신형사!”
아끼는 후배 형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보고 구나정 형사가 깜짝 놀랐다.
“하하하!”
김혁이 무척 고소하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터트렸다. 여기에서 도망치려는 듯 문을 향해 달려갔다.
“어찌 이런 일이!”
“이러면 안 되는데 ….”
돌발 상황이 벌어지자, 김덕홍 이사, 오여름, 이찬수가 깜짝 놀랐다. 그 자리에 얼음이 되고 말았다.
“김혁! 거기 서!!”
구형사가 크게 외쳤다. 이를 악물고 김혁을 따라갔다. 다시 추격전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상황이 반대였다. 구나정 형사가 최초 술래 1, 김혁을 뒤쫓았다.
김혁이 복도를 따라서 달리다가 저 앞에 보이는 소극장으로 향했다. 소극장 문을 열더니 안으로 들어갔다. 출입문이 흔들거리다가 닫혔다.
“소극장!”
구형사가 소극장 출입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문손잡이를 잡고 문을 확 열려다가, 멈칫했다. 뭔가가 불길했다. 만약을 대비해야 했다.
“휴우~!”
구나정 형사가 크게 심호흡했다. 준비가 끝나자, 두 손바닥으로 문을 확 밀었다. 앞으로 부드럽게 구르면서 소극장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소극장은 말 그대로 작은 극장이었다. 출입문에서 무대까지 30m 길이였다.
그때!
탕! 탕!
총소리가 들렸다. 김혁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는 객석 중간쯤에 숨어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문이 열리자, 총을 발사했다. 고무탄 두 발이 문을 맞고 튕겨 나갔다.
구형사가 몸을 일으켰다. 서둘러 객석 안으로 들어갔다. 몸을 최대한 굽혀 적의 시야에서 벗어났다.
“젠장! XX!”
구나정 형사가 객석 안으로 들어가 몸을 숨기자, 김혁이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사방을 둘러보다가 벌떡 일어나 무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탕! 탕!
계속 총소리가 들렸다. 김혁이 달리면서 계속 총을 쐈다.
“저놈이!”
구형사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총알이 다 떨어지기만을 기다렸다.
3초 후
구나정 형사 고개를 내밀어 상황을 살폈다.
김혁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무대는 십여 명이 공연할 수 있는 아담한 크기였다. 김혁이 어린 시절, 어린이 뮤지컬을 공연했던 곳이었다.
“김혁! 이젠 용서가 없다!!”
구형사가 크게 외치고 몸을 일으켰다. 앞으로 달려가며 품에서 총을 꺼냈다. S & W 경찰 권총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총열이 반짝였다. 총구가 김혁의 다리를 향했다.
김혁이 무대를 가로질러 사라지려고 때!
10여 m 거리였다.
탕!
진짜 총소리가 들렸다. 고무탄이 아닌 실탄이 맹렬하게 날아갔다.
“악!”
김혁이 비명을 질렀다. 오른 다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관통상은 아니었다. 총알이 피부를 스쳐 갔다. 큰 상처는 아니지만, 심한 통증을 유발했다.
구나정 형사가 최후의 카드인 총을 꺼냈다. 발악하는 범인을 잡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구형사가 가쁜 숨을 내쉬며 무대 위로 올라갔다. 김혁의 상처를 살펴보고 일갈했다.
“김혁, 엄살 부리지 마라! 이 정도는 별거 아니다. 소독약 바르고 밴드 하나만 붙이면 돼.”
“아니야! 진짜 아프다고! 아야!”
“그럼, 치료받으러 경찰서로 가자. 넌 몸보다 정신상태가 글러 먹었어. 다 뜯어고쳐야 해!”
“아니야! 먼저 병원에 가야 해!”
구나정 형사가 어림도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품에서 은빛 수갑을 꺼냈다. 김혁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드디어 범인을 체포했다.
“휴우~!”
구형사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어제와 오늘, 만 하루 동안 펼쳐진 악몽 같은 시간이 이제야 끝났다.
일의 시작은 빌라 복도였다. 파트너인 임창규 형사가 흉악범 박은달의 칼에 맞았다.
새벽에는 수십 명의 적과 싸웠다.
오늘 아침에는 살인범 김혁과 사투를 벌이고 체포했다.
참 힘든 하루였다. 드디어 일이 끝나자, 구형사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소매로 닦았다.
형사가 범인을 체포해서 사명을 다했을 때
무대 문이 활짝 열렸다. 형사들과 경찰들이 쏟아졌다. 그중에 신민재 형사도 있었다.
신형사는 고무탄을 맞고 잠시 기절했지만, 이내 정신 차리고 소극장으로 달려왔다. 여전히 가슴이 아픈지 한 손으로 가슴팍을 꽉 부여잡았다.
신민재 형사가 구나정 형사한테 외쳤다.
“선배님, 범인을 체포했나요?”
“그럼! 체포했지. 이자가 최초 술래 1, 김혁이야. 바로 살인자지.”
구나정 형사가 씩씩하게 답했다. 특급 용사답게 시원한 답이었다.
오후 2시 10분
여기는 대학 병원, 7인용 병실이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문이 열리고 구형사가 안으로 들어왔다.
고개를 돌려 병실을 살피던 구나정 형사가 걸음을 옮겼다. 한 침대 앞에 걸음을 멈췄다. 침대에 붙은 이름표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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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새롬 (여, 1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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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에 소녀가 누워있었다. 바로 2차 술래 40번이었다.
소녀와 구형사는 악역이 있었다.
소녀는 커다란 보상에 눈이 멀어 구나정 형사를 두 번이나 속였다. 덕분에 구형사가 커다란 난관에 봉착했다.
구나정 형사가 난관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자, 양심의 가책을 느낀 소녀는 마음을 바꿔 먹었다. 구형사의 도주를 돕기 위해 지프 앞을 가로막았었다.
소녀의 용감한 행동에 1차 술래, 김혁이 분노했다. 소녀에게 달려와 그녀를 내동댕이쳤다.
그때 소녀는 기절하면서 머리를 다쳤다. 당분간 안정이 필요했다.
인기척이 들리자, 눈을 감고 쉬던 소녀가 눈을 떴다. 앞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소녀가 무척 궁금한 표정으로 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봤다. 그리고 물었다.
“누구세요? 제가 아는 분이세요?”
“나를 모르겠니?”
“누구시죠?”
“바로 침입자야. 새벽에 너한테 두 번이나 속았던 ….”
“치, 침입자라고요? …… 헉!”
소녀가 깜짝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내 부끄러움을 느끼고 고개를 푹 숙였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거 같았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소녀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민망한 듯 구나정 형사의 시선을 피했다. 그러다 크게 숨을 내쉬고 고개를 들었다. 구형사 얼굴을 잠시 쳐다보다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
“그때 정말 죄송했어요. 제가 두 번이나 속여서 정말 죄송해요. 통제 센터에서 도둑이라고 해서 ….”
“도둑이라고?”
구나정 형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난 도둑이 아니라 경찰이야. 화정경찰서 강력반 형사 구나정이야.”
소녀가 깜짝 놀랐다. 그녀가 급히 말했다.
“정말 경찰이에요? 저는 거짓말하는 줄 알았는데 ….”
소녀가 여전히 의심하자, 구형사가 품에서 신분증을 꺼냈다. 신분증을 확인한 소녀가 다시 한번 깜짝 놀랐다. 그녀가 말했다.
“그때 신분증을 보여주시지 ….”
“그럴 경황이 없었어. 도망치기에 바빠서 ….
넌 그때 몰랐겠지만, 최초 술래 1이 사람을 죽였어. 난 그걸 목격했고 그래서 경찰이라고 밝혀도 소용이 없었어.
놈들이 내 입을 틀어막으려고 무슨 짓이라도 했을 거야.”
“그래요? 사람이 죽었다고요? 세상에! 단지 게임 하는 건데 사람이 죽다니!”
“너도 알잖아. 네가 참여한 게임은 아주 위험한 게임이야. 언제든지 사고가 생길 수 있는 게임이었어.”
“맞아요. 위험한 게임이었어요. 저도 그랬지만, 큰돈을 번다는 생각에 사람들의 눈이 뒤집혔어요.
정말 부끄러운 일이에요. 형사님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하겠어요. 제가 형사님한테 그런 몹쓸 짓을 하다니.”
“괜찮아. 다 지난 일이야. 그리고 살인자를 잡았어. 내 손으로 잡았지.”
“아! 그래요. 참 잘됐네요.”
구나정 형사가 말을 마치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창문을 보며 말을 이었다.
“어머니 병원비가 필요해서 … 술래 게임에 참여한 거야?”
소녀가 고개를 끄떡였다. 병실에 오랫동안 누워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힘없이 답했다.
“네, 그래요. … 그런데 저마저 병원 신세를 지게 됐어요. 이를 어떡하죠? 병원비가 많이 나올 텐데.”
“병원비는 걱정하지 마. 다 해결했어. 병원 원무과장을 만나서 어머니 병원비와 네 병원비를 모두 해결했어.”
“저, 정말이요? 정말이에요?”
“난 경찰이야. 거짓말하지 않아.”
“정말 너무나도 감사해요. … 아, 아이고!”
소녀가 기쁜 나머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가 비틀거렸다. 머리가 핑 도는지 한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구형사가 소녀에게 말했다.
“너도 환자야. 누워있어.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해. 그래야 후유증이 없어.”
소녀가 다시 침대에 누웠다. 기쁜 소식에 눈에 생기가 돌았다. 그녀가 무척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알겠어요. 정말 감사해요. 선생님!”
“나한테 감사할 거 없어. 돈을 낸 사람은 다른 사람이야.”
“그분이 누구죠?”
“유명하신 탐정님이지. 유강인 탐정님이 네 딱한 사정을 듣고 돈을 내셨어.”
“유강인 탐정님이라고요?”
“응. 나중에 그분께 꼭 인사드려.”
“네, 알겠어요. 찾아뵙고 감사 인사할게요.”
“그럼, 나는 간다. 공부 포기하지 마! 나를 속일 때 보니 머리가 아주 좋던데. … 좋은 머리를 좋은 데에 써야지, 알았지?”
“네, 알았어요. 열심히 공부할게요. 두 번이나 속인 건 정말 죄송해요.”
“괜찮아. 마음에 두지 마.”
구형사가 말을 마치고 병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 당당한 걸음걸이였다. 이제 조카를 만나러 가야 했다. 같이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다.
그 모습을 소녀가 두 눈을 크게 뜨고 바라봤다.
구나정 형사가 사라지자, 소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진짜 좋은 경찰이야. 내가 봤던 경찰하고는 달라. 정말 좋은 경찰이야.”
소녀가 씩 웃고 눈을 감았다. 병원비가 해결됐다는 기쁜 소식에 마음 편히 잘 수 있었다.
병실 창문으로 따뜻한 햇볕이 쏟아졌다. 근처에 새 한 쌍이 있는지 한가롭게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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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불법 서바이벌 게임인 술래 게임을 주최한 자들이 모두 체포되어 법의 심판을 받았다.
술래는 부유층이 모여서 만든 게임이었다. 최초 술래 6명의 정체가 모두 밝혀지자, 그들을 엄벌해야 한다며 여론이 들끓었다.
6인은 유력 정치가, 대기업 창업자, 고위직 공무원의 자손이었고 벤처기업 대표였다.
감독관 1, 영화배우 오여름은 시신 유기 및 불법 게임을 주선하고 총괄한 죄로 형사 처벌받았다. 징역 5년 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연예계에서도 은퇴했다.
최초 술래 1, 김혁은 살인죄와 불법 무기 소지, 경찰관 특수 폭행, 소녀 안새롬 폭행 혐의로 기소되어 구속됐다. 예전에 마약으로 집행 유예받은 사실도 드러나 징역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최초 술래 2, 벤처사업가 이찬수는 시신 유기,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징역 5년 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만기 출소 후, 사업을 접고 두문불출했다.
경찰에서 술래 게임을 철저하게 조사한 결과, 거액의 상금을 미끼로 비밀리에 참가자를 모집한 게 드러났다.
참고인 조사 중 1등 상금 4억을 실제로 수령한 사람이 있다는 증언에 상금 수령자를 조사했다. 탈세 문제가 있었다.
조사 결과, 거액의 상금을 받은 참가자는 없었다.
10번의 대회에서 여섯 명이 1등 상금을 받았지만, 모두 주최 측에서 고용한 알바였다.
그들은 상금을 실제로 받았지만, 다음날 받은 상금을 고스란히 주최 측에 돌려줬다.
보물의 위치를 정하고 참가자의 위치를 추적하는 통제 센터에서 알바생을 고용해서 짜고 치는 고스톱판을 벌였다. 말 그대로 주최 측의 농간이었다.
참가자들이 받은 대가는 두 개였다.
끝까지 술래에게 잡히지 않거나 2차 술래가 돼서 다른 참가자를 잡으면 상금을 받았다.
상금은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이었다. 하루 일당으로 적지는 않았지만, 내 건 상금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했다.
술래 게임은 이후 합법 게임으로 전환되었다. 재미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서바이벌 게임장의 히트 상품이 되었다.
많은 사람이 술래 게임을 재미있게 즐기며 하루의 피곤을 풀었다.
여형사 구나정 죽음의 게임, 술래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