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어둠을 가르는 화살

탐정 윤진, 포도청 수사관 01편 참수 장군

by woodolee

윤진이 바짝 긴장하고 있을 때


바로 그때, 돌다리 건너편 큰길에서 일대 소란이 일어났다.


“와아!!”


갑자기 큰 소리가 들렸다. 쿵쾅! 거리는 발소리가 거리에 울렸다.


정신없이 청계천을 향해 달려가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총 일곱이었다. 검은 옷을 입은 괴한들이었다.


괴한들은 세 차례 한성에 등장했던 홍장군 일당과 복장이 같았다. 머리에 두건을 쓰고 얼굴을 복면으로 가렸다. 두 눈만 어둠 속에서 반짝거렸다.


일곱이 미친 듯이 내달렸다. 큰길을 따라 급한 발소리가 계속 울려 퍼졌다.


그때! 포졸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포졸들이 거리 길목을 지키고 있었다.


“저기 간다! 잡아라!!”


좌포도청 포졸 다섯이 횃불을 높이 쳐들었다. 일곱 괴한을 뒤쫓았다.


“게 섯거라!”


큰 소리가 계속 들렸다. 일곱 괴한은 그 소리에 동요하지 않았다.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한강 변에 번쩍! 하며 내리치는 번개처럼 내달렸다.


청계천으로 향하는 큰길을 따라 민가가 쭉 늘어섰다. 기와집들이었다.


“드디어 왔구나!”


한 사람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외쳤다.


좌측 기와집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임혁 종사관과 부하 다섯이었다. 그들이 일곱 괴한의 앞을 딱 가로막았다.


“왔구나! 이놈들. 호박이 덩굴 채 굴러들어왔어. 하하하!”


임혁 종사관이 크게 외치고 무척 기뻐했다. 큰 공을 세울 수 있다는 생각에 온몸에서 힘이 솟았다. 그가 허리춤에서 긴 칼을 쭉 뽑아 들었다.


칼의 광채가 깊은 어둠 속에서 번쩍였다. 악의 무리를 단칼에 베어 버리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하늘을 찔렀다.


임혁 종사관이 다시 크게 외쳤다.


“이놈들이 바로 홍장군 일당이다! 너희 오늘 딱 걸렸다. 모두 잡아라!”


“예이!”


포졸들이 크게 외쳤다.


포졸들이 일곱 괴한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일곱 괴한 앞에 포졸 다섯 있었고 뒤에도 포졸 다섯이 있었다. 열 명이 일곱을 포위했다. 좌포도청이 수적으로 유리했다.


일곱 괴한이 한 군데로 모여들었다. 포졸들이 앞뒤로 다가왔다.


상황상, 괴한들이 당황할 뻔했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가 있었다. 믿는 구석이 있는 거 같았다. 그들이 서로 쳐다봤다. 그중에 하나가 크게 외쳤다.


“깨부셔 버리자!”


그 소리와 함께 일곱 괴한이 일제히 움직였다. 허리춤에서 긴 칼을 뽑아 들었다.


긴 칼 일곱 개가 어둠 속에서 광채를 발했다. 칼들이 횃불의 빛을 받고 그 섬뜩한 살기를 마구 튀어나오는 거 같았다.


“모두 해치워!”


“앞으로 나간다!”


일곱 괴한이 크게 소리 지르고 앞을 향해 내달렸다.


임혁 종사관이 그 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칼이 높이 쳐들고 부하들에게 외쳤다.


“놈들을 모두 잡아라! 잡는 자에게 큰 상이 있다!”


“와아!”


포졸들이 함성을 내질렀다. 큰 상이라는 말에 두 눈이 복숭아처럼 커지고 입이 수박처럼 커졌다. 창을 든 팔에 힘이 팍 들어갔다.


일곱 괴한과 포졸들이 서로 달려들었다.



일촉즉발의 순간이었다.



그때! 휙! 하며 어디선가 거친 바람 소리가 들렸다. 그건 허공을 가르는 화살이었다. 화살 서너 발이 포졸들을 향해 날아갔다.


이윽고


“악!”


“윽!”


포졸 둘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 자리에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어깨와 가슴에 화살을 맞고 말았다. 붉은 피가 옷을 적셨다.


“이, 이런!”


임혁 종사관이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부하들이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서 자지러졌다. 그 신음이 귓가에 울렸다.


그 모습을 보고 포졸들이 모두 뒤로 물러섰다. 깜짝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다.


“이, 이럴 수가!”


임혁 종사관이 크게 외치고 칼손잡이를 꽉 잡았을 때



획! 휙! 휙!



다시 허공을 가르는 바람 소리가 들렸다. 화살 세 개가 그를 향해 날아왔다.


임혁 종사관의 두 눈이 확 커졌다.



챙! 챙!



임혁 종사관이 칼을 휘둘렀다. 그렇게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냈다. 그는 무예의 고수였다. 어두운 밤이었지만, 올빼미의 눈으로 날아오는 화살을 막아냈다. 기막힌 솜씨였다.


“제기랄!”


임혁 종사관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폭발했다.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나리! 어서 피하셔야 합니다!”


부하들이 임혁 종사관에게 급히 말했다. 모두 민가로 달려갔다. 일단 화살을 피해야 했다.


깊은 어둠 속에서 화살이 날아왔다. 화살을 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고수임이 분명했다.


“하하하!”


“어떠냐? 화살 맛이!”


일곱 괴한이 기세를 올렸다. 반면 포졸들은 사기는 팍 꺾였다. 동료 둘이 화살을 맞고 바닥에서 나뒹굴었다. 고통에 울부짖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렸다.


겁을 먹은 포졸들이 너도나도 민가 벽에 몸을 숨겼다.


임혁 종사관도 급히 뒤로 두 발 물러섰을 때



휙!



화살이 다시 날아왔다.



팍!



임혁 종사관이 물러난 자리에 화살 두 개가 꽂혔다. 바닥에 꽂힌 화살이 갈대처럼 흔들거렸다.


“이때다! 어서 서둘러!”


일곱 괴한이 급히 움직였다. 우왕좌왕하는 임혁 종사관과 포졸들을 헤치고 달려나갔다.


“이, 이놈들!”


임혁 종사괸이 분을 참지 못했다. 그가 칼을 높이 쳐들었다. 일곱 괴한을 향해 달려들었을 때, 다시 바람 소리가 들렸다.



휙!



화살 여러 발이 날아왔다. 거친 바람 소리가 두려울 정도였다.


“종사관님, 피하셔야 합니다!”


부하들이 크게 외쳤다.


임혁 종사관이 칼을 휘두르며 화살을 막아냈다. 그렇게 용을 썼지만, 화살이 그치지 않고 계속 쏟아졌다. 이제 피해야 했다.


부하들처럼 근처 민가로 달려가 몸을 숨겨야만 했다. 일단 화살 세례를 피하고 봐야 했다.


“이럴 수가!”


임혁 종사관이 민가 벽에 등을 딱 붙였다. 그가 부하들의 상태를 살폈다. 포졸 둘이 어깨와 다리에서 피를 줄줄 흘렸다. 길바닥에 쓰러진 포졸 둘은 아직도 일어나지 못했다.


“제기랄! 이것들이 감히 포도청에 대항해! 화살은 대체 뭐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누가 화살을 쏘는 거야?”


임혁 종사관이 분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민가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나갔다간 화살에 맞을 것만 같았다. 사방이 너무 어두워 어디에서 화살을 쏘는지 분간할 수 없었다.


한편, 청계천 돌다리는 조용했다. 인기척이 없었다.


돌다리 밑, 윤진 일행이 숨을 죽였다. 그들의 두 손과 두 발이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윤진이 옆에 있는 돌이를 바라봤다. 그가 오른손 검지를 들어 돌이가 매고 있는 봇짐을 가리켰다.


돌이가 아! 하면 봇짐을 내렸다. 봇짐에서 활과 화살통을 꺼냈다. 윤진에게 활과 화살통을 건네며 말했다.


“나리, 이제부터 진짜 시작인가요?”


윤진이 화살통을 어깨에 메고 답했다.


“그런 거 같다. 때가 무르익었어. 과일은 … 익으면 떨어지기 마련이야. 떨어진 과일은 주워 먹어야 해.”


윤진이 말을 마쳤을 때 하늘에서 뭔가가 휙 지나가는 거 같았다.


밝은 빛이 돌다리를 비췄다.


“응?”


윤진이 불빛을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밤하늘에 기다란 불꽃이 보였다. 그 기다란 불꽃이 여러 개였다. 그 불꽃들이 청계천을 따라서 날아갔다.


“어? 저건!”


고개를 들고 불꽃을 확인한 김척 포교가 깜짝 놀랐다. 시선이 불꽃을 따라갔다. 그가 다급한 목소리로 윤진에게 말했다.


“저건 불화살이야. 신호야! 홍장군이 일당이 도망치는 방향을 가리켜.”


윤진이 급히 말했다.


“방향이 어디로 향하고 있죠?”


“우리가 왔던 길이야. 청계천을 따라서 불화살이 날아가고 있어. 홍장군 일당이 청계천을 따라서 도망치는 거야!

어서 움직여야 해! 시간이 없어!”


윤진이 고개를 흔들고 말했다.


“안됩니다. 움직이면 안 됩니다. 우리는 이곳을 지켜야 합니다.”


“뭐라고? 왜 그래야 해? 불화살이 놈들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 놈들이 도망치는 방향이야. 가서 잡아야 해!”


“저 화살을 믿을 수 없습니다.”


“뭐라고? 불화살을 믿지 못하면 뭘 믿겠다는 거야? 저 화살은 아군이 쏜 화살이야! 황장군 일당이 쏜 불화살이 아니야!”


“그래도 나가시면 안 됩니다!”


윤진의 태도가 완강했다. 김척 포교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럼, 포졸들과 함께 위로 올라가서 상황을 살필게. 그리고 바로 돌아올게.”


김척 포교가 말을 마치고 포졸 둘에게 말했다.


“나를 따라와!”


“알겠습니다, 나리.”


포졸 둘이 답하고 움직였다.


김척 포교와 포졸 둘이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소리가 다급했다.


그때, 밤하늘이 밝아졌다. 불화살이 다시 보였다. 불화살이 청계천을 따라서 거침없이 날아갔다. 그리고 함성도 들렸다.


“와아!!”


그 소리가 긴박했고 다급했다.


“이, 이런!”


큰길로 올라간 김척 포교가 이를 악물었다. 하늘에서 보이는 불화살을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포졸 둘이 그 뒤를 따랐다. 급한 발소리가 들렸다.



상황이 다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이고, 이를 어째!”


돌이가 벌벌 떨기 시작했다. 머리통이 없는 홍장군이 그 앞에 나타난 것만 같았다. 눈동자가 점점 커졌다.


반면 예인은 여유가 있었다. 예인은 양반집 따님에서 천민으로 전락한, 큰 고통을 겪은 처자였다. 그래서 그런지 다급한 상황에서 의연했다.


“휴우~!”


윤진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긴장감을 날려버리고 예인에게 말했다.


“예인아! 소리에 집중해야 해! 소리를 잘 들어. 돌다리를 향해 달려오는 자가 있으면 즉각 말해야 해!”


“네, 알겠어요.”


예인이 말을 마치고 두 눈을 꼭 감았다. 두 귀를 쫑긋하고 모든 감각을 소리에 집중했다.


숨 막히는 시간이 흘러갔다.


뜨거운 차를 세 모금 마실 시간이 흘러갔을 때, 예인이 두 눈을 번쩍 떴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윤진에게 말했다.


“지금, 누가 오고 있어요. 그 소리가 급해요. 한 명이 아니에요. 여러 명이에요! … 돌다리를 향해 뛰고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윤진이 급히 움직였다. 위로 올려진 사다리를 급히 내렸다. 혹 달려오는 자들이 사다리를 볼 수 있었다.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실 시간이 또 지났을 때


쿵! 쿵!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윤진도 그 소리를 들었다. 돌이도 들었다. 누군가가 돌다리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 소리가 점점 커졌다. 셋의 눈동자도 점점 커졌다.


윤진, 예인이 이를 악물었다. 돌다리 밑에서 그 울리는 소리에 집중했다.


누군가가 돌다리를 급히 건너고 있었다. 그 소리가 돌다리 한가운데에 들렸을 때


윤진이 재빨리 움직였다. 사다리를 다시 올렸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다. 그가 왼손에 쥔 활을 꽉 잡았다.


돌이가 그 모습을 보고 안절부절못했다. 그러다 ‘에라 모르겠다!’ 하며 움직였다. 윤진을 따라서 사다리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마지막으로 남은 예인도 움직였다.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비록 힘이 없는 몸이었지만, 돌다리 밑에서 숨어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떻게든 공을 세워야 했다. 어서 윤진을 도와야 했다.


윤진이 사다리를 다 올라갔을 때 저 앞에 뭔가가 보였다.


검은 옷을 입은 괴한들이 달리고 있었다. 모두 긴 칼을 들고 있었다. 대여섯 명이 한성부판윤 대감 댁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윤진의 예상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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