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괴한과 격전

탐정 윤진, 포도청 수사관 01편 참수 장군

by woodolee

“이놈들!!”


윤진이 있는 힘껏 소리쳤다. 그 소리가 매우 컸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커다란 천둥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어?”


일곱 괴한이 큰 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그들이 너도나도 고개를 뒤로 돌렸다. 두 눈에 한 사람이 보였다.


20보 뒤 돌다리 앞에 한 청년이 서 있었다. 그가 활시위를 힘차게 당겼다.


“뭐야? 저건!”


“도, 도망쳐! 활이야!!”


일곱 괴한이 깜짝 놀랐다. 확 당겨진 활시위를 보고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때!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



휙! 휙!



윤진이 쏜 화살이 괴한들을 향해 날아갔다. 허공을 가르며 악인의 등판을 향했다.


“악!”


“아이고!”


둘이 비명을 내질렀다. 등판에 화살을 맞고 나동그라졌다.


“젠장!”


바닥에 쓰러진 둘이 허우적댔다. 그러다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윤진이 기습을 했다. 적이 방심할 때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어서 일어나!”


동료들이 크게 외쳤다.


그러자 쓰러진 둘 중 한 명이 몸을 일으켰다. 그의 등에 커다란 봇짐이 있었다. 화살이 등판이 아니라 봇짐에 맞았다.


다른 한 명은 등판에 화살을 정통으로 맞았다. 그래서 일어나지 못했다. 엄청난 고통이 안개처럼 그를 감쌌다.


“저, 저놈이!”


윤진이 화살을 맞고도 달리는 괴한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이런, 등에 봇짐이 있었어!”


커다란 봇짐을 확인한 윤진이 이를 악물었다. 그가 달리기 시작했다. 여섯 괴한을 뒤쫓았다. 여섯 괴한은 도망치기에 바빴다.


“아이고, 나리!”


돌이가 몸을 벌벌 떨면서 윤진을 따라갔다. 윤진을 도와야 했다.


급히 발소리가 계속 울렸다. 둘이 어둠을 헤치며 여섯 괴한을 따라서 큰길을 내달렸다.


“세상에!”


큰길로 올라온 예인이 깜짝 놀랐다. 한 명이 등판에 화살을 맞고 쓰러져 있었다. 그녀가 침을 꿀컥 삼켰다. 화살을 맞은 괴한을 향해 걸어갔다. 매우 조심스러운 발걸음이었다.


괴한 앞에서 예인이 걸음을 멈췄다.


괴한은 검은색 옷을 입었다. 고통을 참기 힘든 듯 연신 신음을 흘렸다. 그러다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그의 몸이 마구 떨렸다. 정수리부터 발끝까지 경련이 일어났다.


“이자가 홍장군 일당이구나! … 말로만 듣던! 역시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었어.”


예인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을 때


무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소리가 뒤와 옆에서 들렸다. 쿵쿵! 크게 들리는 다급한 발소리였다.


“헉!”


예인이 깜짝 놀랐다. 근처에 홍장군 일당이 더 있을 수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을 때


들리는 발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를 어째!”


예인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다 기지를 발휘했다. 풀썩 쓰러지더니 몸을 축 늘였다. 의식을 잃은 척했다.


그때, 두 명이 쏜살같이 돌다리를 건넜다. 검은색 옷을 입은 자들이었다.


둘은 일곱 괴한과 복장이 비슷했지만, 다른 점이 있었다. 일곱 괴한처럼 복면을 썼지만, 두건은 쓰지는 않았다. 그래서 상투가 드러났다.


둘의 등판에 흔들리는 게 있었다. 그가 화살통이었다. 둘 다 활을 들고 내달렸다.


둘은 사수(射手, 화살 쏘는 사람)였다. 허리춤에는 긴 칼이 있었다. 임혁 종사관에게 화살을 쏜 자들이었다.


돌다리를 건넌 사수 둘이 걸음을 멈췄다. 그 앞에 두 명이 있었다.


처자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복면인이 겨우 몸을 일으켰다. 복면인의 등판에 기다란 화살이 꽂혀 있었다.


사수 중 한 명이 말했다.


“이놈은 다쳤다. 어쩔 수 없다. 이놈을 끝장내고 가자!”


“알았어.”


사수 중 하나가 허리춤에서 긴 칼을 뽑아 들었다.


“아, 안돼!”


다친 괴한이 칼의 광채를 보고 크게 외쳤다.


그때!


“이놈들! 멈춰라!”


청계천을 따라 큰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김척 포교의 목소리였다. 김척 포교와 포졸 둘이 정탐을 마치고 돌다리를 향해 달려왔다.


김척 포교가 번쩍이는 칼의 광채를 보고 다시 크게 외쳤다.


“모두 꼼짝 마!”


“젠장!”


사수 둘이 이를 악물었다.


“어서 끝내!”


“알았어!”


칼을 높이 쳐든 자가 칼을 내리쳤다.


“악!”


쓰라린 비명이 들렸다. 다친 괴한이 칼에 맞고 그 자리에 쓰러졌다. 목에 칼을 맞고 말았다. 급소가 베여서 한시도 살 수 없었다.


“달려! 어서!!”


사수 둘이 크게 외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예인아! 예인아!”


김척 포교가 바닥에 쓰러진 예인을 보고 급히 외쳤다.


“어, 끝났나?”


예인이 두 눈을 떴다.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그녀가 급히 한 손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 옆에서 피비린내가 마구 진동했다.


쓰러진 괴한의 목에서 피가 마구 쏟아져 나왔다.


깜짝 놀란 예인이 벌떡 일어났다. 돌다리로 달려갔다.


“예인은 괜찮구나!”


김척 포교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예인은 멀쩡해 보였다.


예인이 돌다리 앞에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녀는 오늘 밤 큰일을 겪었다. 심장이 마구 뛸만했다.


김척 포교가 예인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예인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냐? 어떻게 된 일이냐?”


예인이 몸을 벌벌 떨며 말했다.


“윤생원님 말씀대로 괴한들이 돌다리를 건넜어요.”


“그렇구나! 윤생원 말이 맞았구나.”


“윤생원님이 괴한들과 대적했어요. 놈들에게 화살을 쏘고 그 뒤를 쫓았어요.

저는 화살을 맞고 쓰러진 괴한을 살피고 있었는데 급한 소리가 뒤에서 들렸어요.

누군가가 돌다리를 건너려고 했어요. 그래서 급히 죽은 척했어요.”


“잘했다. 윤생원은 어디로 갔니?”


“윤생원님은 앞에 보이는 길을 따라갔어요. 돌이도 따라갔어요.”


“알았다. 너희 둘은 예인 옆에 있어라. 예인을 지켜! 난 윤생원을 따라가마!”


“알겠습니다, 나리.”


포졸 둘이 답했다.


김척 포교가 거침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가 허리춤에서 긴 칼을 뽑아 들었다. 칼을 높이 쳐들고 윤진을 따라갔다. 윤진을 지원해야 했다.


“제발!”


예인이 두 손을 꼭 모았다. 윤진과 돌이, 김척 포교가 무사하기만을 바라며 하늘을 올려다봤다.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별빛이 희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했다.


윤진과 돌이는 여섯 괴한의 뒤를 따라갔다. 큰길을 따라서 발소리가 울렸다. 저 앞에 한성부판윤 대감 집이 보였다. 집을 지키는 군사들은 보이지 않았다. 집 근처에 사람이 없었다.


“이놈들!”


윤진이 이를 악물었다. 반드시 놈들을 잡아야 했다. 지금이 기회였다.


여섯 괴한이 한성부판윤 대감 집 앞에 다다랐다. 커다란 솟을대문 양옆으로 담이 있었다.


괴한들이 몸을 돌렸다. 솟을대문 앞에서 왼쪽으로 움직였다. 왼쪽 담을 따라서 도주하기 시작했다.


담은 꽤 높았다. 사람이 뛰어서 넘을 수 있는 높이가 아니었다. 성인 남자 어깨 위에 10살 아이가 올라간 높이였다.


“헉! 헉!”


윤진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내달렸다. 괴한들을 따라 한성부판윤 대감 솟을대문 왼쪽 담을 따라갔다.


담 모퉁이를 막 돌았을 때!


바로 그때! 거친 바람 소리가 들리고 번쩍거렸다. 긴 칼 하나가 윤진의 목을 향해 날아왔다.


“아!!”


윤진이 본능적으로 몸을 푹 숙였다. 그렇게 날아오는 칼날을 피했다. 뛰어난 반사 신경이었다. 그가 급히 외쳤다.


“돌이야! 오지 마!”


“네에?”


윤진을 뒤따라가던 돌이가 그 말을 듣고 걸음을 딱 멈췄다. 그가 두 눈을 크게 떴다.


윤진 앞과 뒤, 옆에 여섯 괴한이 서 있었다. 여섯 괴한이 긴 칼을 높이 쳐들었다. 잔인한 웃음소리가 들리는 거 같았다. 그들이 윤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야아!”


거친 함성이 들렸다. 윤진이 죽이려는 살기 어린 목소리였다.


번쩍이는 여섯 칼이 윤진을 향해 내리쳤을 때, 윤진이 풀쩍 뛰어올랐다. 큰 사슴이 높은 언덕을 뛰어오르듯 순간, 도약했다. 괴한 가슴 높이만큼 뛰어올라 두 발을 훌쩍 날렸다.



퍽!



가슴을 강타하는 소리와 함께 윤진이 포위망을 뚫었다. 그가 바닥을 구르며 착지했다.


“아이고!”


괴한 하나가 바닥에서 나뒹굴었다. 그는 윤진의 공격에 속절없이 당했다.


그때! 커다란 돌멩이 여러 개가 괴한들을 향해 날아갔다.



탁! 탁!



“야아!”


괴한 둘이 돌멩이를 얻어맞고 비명을 내질렀다.


돌이가 양손에 돌멩이를 쥐고 있었다. 그가 있는 힘껏 돌멩이들을 날렸다.


그는 커다란 두려움에 몸을 사시나무처럼 떨었지만, 위기에 처한 윤진을 두고 도망칠 수 없었다. 이에 근처에 있는 돌멩이들을 주워서 윤진을 도왔다.


휙! 소리가 들리며 돌멩이들이 괴한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다.



탁!



“아야!”


괴한들이 돌멩이를 피하지 못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돌이가 뛰어난 실력을 발휘했다. 돌멩이 던지는 솜씨가 단연 일품이었다.


“어서 피해!”


괴한들이 급히 외쳤다. 괴한들이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윤진이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 적들을 겨냥했다. 그가 활시위를 쭉 잡아당기고 손을 놨다.



획! 휙!



다시 거친 바람 소리가 들렸다. 화살 두 개가 괴한의 등판을 맞췄다.


“악!”


“윽!”


괴한 둘이 그 자리에서 맥없이 쓰러졌다. 남은 넷이 그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꽁지가 빠지게 도망쳤다.


“게 섯거라!”


윤진이 크게 외치고 내달렸다. 그때 김척 포교가 담을 돌았다. 그가 윤진을 보고 크게 외쳤다.


“윤생원!”


윤진이 고개를 뒤로 돌리고 김척 포교에게 말했다.


“화살 맞은 두 놈을 체포하세요!”


“알았어!”


김척 포교가 답을 하고 상황을 살폈다. 저 앞에 두 명이 쓰러져 있었다. 둘 다 등판에 화살을 맞았다. 둘이 바둥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돌이가 두 손에 돌멩이를 잔뜩 쥐었다. 윤진을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추격전이 벌어졌다.


괴한 넷이 담을 따라서 내달렸다. 윤진과 돌이 그들을 따라서 내달렸다. 급한 발소리가 계속 울려 퍼졌다.


저 앞에 담 끝이 보였다. 괴한 넷이 담 끝에서 모퉁이를 싹 돌았다. 그렇게 사라졌다.


“급하다!”


윤진이 담 모퉁이에서 걸음을 멈췄다. 활시위를 쭉 잡아당겼다. 여차하면 화를 쏠 요량으로 담을 돌았다. 그가 두 눈을 크게 떴다.


이곳은 집 뒤편에 있는 기다란 담이었다. 담 뒤에는 울창한 숲이 있었다. 담을 돈 괴한들은 보이지 않았다.


“어? 이놈들이 어디로 갔지?”


그때 쿵! 하며 문 닫는 소리가 들렸다.


“이 소리는?”


윤진이 그 소리를 듣고 급히 움직였다. 괴한들이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간 거 같았다. 그가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담을 따라서 달렸을 때, 저 앞에 후문이 보였다.


“저기인가?”


윤진이 후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돌이가 그 옆에서 걸음을 멈췄다. 둘은 땀범벅이었다. 타오르는 긴장감에 땀이 그칠지 몰랐다.


윤진이 돌이에게 말했다.


“돌이야, 문 닫는 소리를 들었니?”


돌이가 고개를 흔들고 답했다.


“나리, 저는 못 들었습니다.”


“그래? … 난 들었어. 이 문이 열리고 닫혔던 거 같아.”


윤진이 말을 마치고 후문을 힘껏 밀었다. 후문은 열리지 않았다. 안에서 빗장을 걸어 잠근 거 같았다.


“뭐야? 문이 닫혀 있잖아.”


윤진이 아뿔싸했다. 괴한들이 한성부판윤 대감 집으로 도망친 거 같았다. 둘이 한편이라면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어떡하죠?”


돌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윤진이 고개를 돌려 사방을 살폈다. 사방은 고요했다. 괴한들이 집이 아니라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면 더 이상의 추적은 불가능해 보였다. 수풀 속은 아주 어두컴컴했다. 암흑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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