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커다란 음모를 간파하다

탐정 윤진, 포도청 수사관 01편 참수 장군

by woodolee

윤진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질문을 이었다.


“20년 전 홍장군 난에 가담한 상인들을 어떻게 됐죠? 모두 처벌을 받았나요?”


황헌 유수가 답했다.


“난에 가담한 만상, 송상, 유상 모두 그 죄를 용서해달라고 간청했네. 만상과 송상에서 거액을 조정에 바쳤다고 들었네.

반면 평양 상인, 유상은 그러지 못해서 큰 타격을 입고 말았네. 그래서 평양 상인들이 오랫동안 기를 펴지 못했어.”


“아, 그렇군요.”


윤진이 잘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만상과 송상에서 거액을 조정에 바쳤다면 그 두 상단도 한동안 운영이 힘들었겠네요.”


“꼭 그렇지만은 않았네. 난 그 이후로 평안도 일대 지방관을 했었네.

유상과 달리 송상과 만상은 별일 없어 보였어. 특히 청나라와 무역하는 만상이 날로 번창했네.“


“그래요? 일이 그렇게 흘러갔군요.”


윤진이 말을 마치고 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20년 전 홍장군 난 때 북방의 의주 상인 만상과 평양 상인 유상 마지막으로 개성 상인 송상이 난에 가담했다.


난이 끝난 후, 세 상단은 죄를 용서받기 위해 거액을 조정에 바쳤다. 그 이후 만상과 송상은 별 타격 없이 번창했다. 반면 유상은 그러지 않았다.


윤진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난에 가담해서 그 죄를 감해달라고 거액을 바쳤다면 그 금액이 엄청날 거야.

금액 산정도 상당 규모에 비례했을 거야. 모두 같은 금액을 내라고 요구하지는 않았을 거야.

상단 규모로 볼 때 의주 상인 만상이 제일 커. 만상이 그 규모에 맞게 가장 큰 금액을 조정에 바쳤을 거야.

그런데도 타격을 입지 않았다고? 이게 말이 되나?’


윤진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뭔가가 이치가 맞지 않았다. 그가 생각을 이었다.


‘홍장군 일당이 20년 만에 다시 나타났어. 나타난 장소는 한성이었어.

한성에 있던 만상 대행수가 놈들에게 당했어. 이는 누가 봐도 복수야. 20년 전, 홍장군을 배신한 대가를 요구하는 거 같았어.’


윤진이 자세를 고쳐잡고 계속 생각을 이었다.


‘이 사건은 여러 정황상, 복수로 보여. 억울하게 죽은 홍장군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그 잔당이 복수하는 거 같아. 커다란 복수를 위해 난을 일으키려는 거 같아.

그런데 그 중심에 이상하게도 한성부판윤이 있어. 조정에서 주상의 신임을 받는 한성부판윤이 홍장군 일당을 보호하는 거 같아.

한성부판윤 이칠성은 예전 권신이었던 한기수 대감의 사위야. … 이게 참 이상해! 아무리 생각해도 그 내막이 있는 거 같아.’


윤진이 계속 고개를 꺄우뚱했다.


‘홍장군 일당이 난을 평정했던 한기수 대감의 사위와 손을 잡을 리가 없어.

그리고 포도대장님이 말씀하셨어. 한성부판윤 이칠성은 조정 신하 중 으뜸인 영의정 사람이라고 말씀하셨어.

이는 현재 권력을 잡은 자가 난을 도모한다는 말과 같아.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야.

난은 권력에서 배제된 자들이 일으키기 마련이야. 낭떠러지에 몰린 자들의 마지막 선택이야.’


황헌 유수가 좀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윤진이 아무런 말 없이 깊은 생각에 잠겼다.


황헌 유수가 윤진의 눈빛을 살폈다. 그 눈빛이 아주 날카로웠다. 최고의 장인이 만든 칼을 십여 일 동안 정성껏 닦은 거 같았다.


황헌 유수가 생각했다.


‘저 눈빛이 정말 예사롭지가 않군. 사건에 관해 깊이 생각하는 거 같아.’


윤진이 이를 악물고 생각했다.


‘권력을 가진 자가 난을 일으킨다면 그건 역성혁명밖에 없어. 그런데 역성혁명은 말이 쉽지 매우 어려운 일이야. 문무백관과 백성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해.

현재 난국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야. 주상 전하 춘추가 삼십이야. 국정을 노련하게 운영하실 때야.

역성혁명이 아니라면 … 과거 권신이었던 한기수 대감의 사위인 이칠성 한성부판윤과 조카인 허진이 의심스러워.’


윤진이 눈빛에서 광채가 빛났다.


‘20년 전 전권을 장악했던 한기수 대감은 홍장군 난 때 모든 걸 파악했을 거야. 그렇다면 그 측근인 사위와 조카도 20년 전 홍장군 난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거야.

혹 둘이 뭔가를 꾸미는 건가?

그래! 제2의 홍장군 난을 이용해 뭔가를 얻으려는 거 같아. 둘은 20년 전 홍장군 난 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잘 알고 있어. 그걸 이용하려는 거 같아.

그건 아마도 … 이득일 거야. 둘은 굳이 역성혁명을 일으킬 필요가 없어. 그런 모험을 할 필요가 전혀 없어. 대신 욕심이 하늘을 찌르는 거야. 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이런 짓을 벌이는 거야.’


윤진이 생각을 마쳤다. 그는 최근에 벌어진 홍장군 일당의 난동을 보고 두 가지를 생각했다.


첫째는 역모였다. 둘째는 역모를 빙자한 뭔가를 노리는 교활한 수였다.


윤진은 두 번째를 택했다. 최근에 등장한 홍장군 일당은 부채처럼 역모의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바람잡이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구나! 만상! 만상이 의심스러워. 20년 전 홍장군 난이 평정된 후에도 번창했다는 게 말이 안 돼!

거액을 바쳤는데 어떻게 번창할 수 있겠어. 몰래 뒷돈을 챙기지 않은 이상 이는 불가한 일이야.

그럼, 한성에서 죽은 만상 대행수는 대체 뭐지? … 혹 속임수인가? 홍장군 일당의 난동을 복수로 보이게 하려고 자기 사람을 죽인 건가? 그것도 일부러?

20년 만에 다시 나타난 홍장군의 만행은 복수가 아니라 교활한 음모와 희생이었나? 커다란 이득을 얻기 위해!’


윤진의 얼굴이 허옇게 변했다. 윤진이 홍장군 일당의 음모를 간파했다. 그 모습을 보고 황헌 유수가 말했다.


“이보게, 윤진. 대체 왜 그러나?”


윤진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3초 후, 그의 안색이 돌아왔다. 그가 답했다.


“좀 생각할 게 있었습니다. 영감. 여기에서 평양까지 가려면 며칠이 걸릴까요?”


“아무리 빨리 가도 사흘은 걸릴 걸세.”


“그렇군요, 그럼, 빨리 평양으로 가겠습니다. 가서 한기수 대감의 조카인 허진 어르신을 만나겠습니다. 이후에 의주로 가겠습니다.”


“의주까지 간다고? 의주는 북쪽 끝이야. 아주 멀어!”


“네, 그렇습니다. 만상이 있는 곳으로 가겠습니다.”


“만상? … 아까 골똘히 생각하던데 그 생각이 뭔지 말해줄 수 있겠나?”


윤진이 고개를 흔들고 답했다.


“아직은 소인의 생각을 말할 때가 아닙니다. 그냥 제 생각에 불과합니다.”


“그래, 알았네. 그럼, 어서 가보게나.”


“허진이라는 분이 대감입니까? 영감입니까?”


“허진이 이조판서를 역임했으니 대감이지. 한기수 대감이 아끼던 조카야.”


“그렇군요. 현 영의정 대감이 한기수 대감과 관련이 있나요?”


“둘은 같은 동문이었네. 아주 끈끈한 사이였어.”


“알겠습니다.”


“아, 내가 허진 대감께 선물을 보낼 게 있네. 가는 길에 내 선물을 드리게나.”


“선물이라고요?”


“응, 허진 대감의 위세가 아주 대단해. 주기적으로 선물을 보내야 하는 처지네. 삼촌인 한기수 대감은 예전에 돌아가셨지만, 그 영향력은 여전하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선물을 잘 전달하겠습니다.”


윤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손히 절을 하고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사건의 전모가 점점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과거 권신이었던 한기수 대감 사람들과 깊은 관련이 있었다.


그들은 현 영의정이고 한성부판윤이었다. 그리고 평양에서 떵떵거리며 사는 전 이조판서였다.


셋은 권신 한기수 대감의 동문, 사위, 조카였다. 그 셋이 이 사건의 핵심 같았다. 그들이 홍장군 일당을 부리는 거 같았다.


그리고 20년 전 홍장군 난 이후에도 승승장구한 만상과 송상도 의심스러웠다. 두 상단도 사건과 관련된 거 같았다.


셋이 노리는 게 재물과 이득이라면 상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였다.


집무실 밖에 동료들이 서 있었다. 그들이 한참 동안 윤진을 기다렸다. 윤진이 집무실 밖으로 나오자, 김척 포교가 윤진에게 말했다.


“윤생원, 도대체 안에서 무슨 얘기를 나눈 거야?”


“나도 궁금하네.”


임혁 종사관이 말했다. 무척 궁금한 표정이었다.


윤진이 입을 열려다 입을 다물었다. 임혁 종사관 옆에 이우찬 종사관이 서 있었다. 이종사관이 두 눈을 가늘게 뜨고 윤진을 노려봤다.


윤진이 그 모습을 보고 아차! 했다. 사실대로 말하면 큰일이 날 거 같았다. 그가 잠시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20년 전, 홍장군 난 때 상황을 물어봤을 뿐입니다. 유수 영감께서 그때 상황을 자세히 말씀하셨습니다.

홍장군 일당이 음험하고 잔인하기 그지없었고 조정의 선량한 신하와 지방관들을 음해했다고 답변하셨습니다.”


“오우! 그렇군. 그럴 줄 알았어.”


임혁 종사관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윤진의 말은 그가 읽은 장계와 같았다.


임종사관은 20년 전 홍장군 난을 보고하는 장계를 수십 편 읽었다. 그 장계는 하나같이 홍장군 일당의 유언비어와 만행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글들뿐이었다.


“흐흐흐~!”


이우찬 종사관이 만족한 듯 미소를 흘렸다.


윤진이 그 미소를 보고 생각했다.


‘이우찬 종사관은 분명 나를 감시하려고 한성부판윤이 보낸 게 맞아. 저 비열한 눈빛이 그걸 증명해. 항상 조심해야 해.’


윤진이 생각을 마치고 임혁 종사관에게 말했다.


“홍장군 일당이 평양으로 도망친 거 같습니다. 어서 평양으로 가야 합니다.”


임혁 종사관이 급히 물었다.


“확실한 거야?”


윤진이 고개를 격하고 끄떡이고 답했다.


“평양에 그들의 원수가 살고 있습니다.”


“원수라고?”


임혁 종사관이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윤진이 힘을 주어 말했다.


“그 사람은 이조판서를 역임한 허진 대감입니다. 20년 전 홍장군 난 때 정주 목사였습니다.

홍장군이 허진 대감을 미워했답니다. 허진 대감을 원수처럼 여기고 죽이려 했답니다.

홍장군 일당이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평양에 사는 허진 대감을 다시 죽이려 할 겁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시간이 없군. 어서 출발해야겠어.”


임혁 종사관이 말을 마치고 급히 걸음을 옮겼다.


이우찬 종사관이 윤진의 말을 듣고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어딘가 모르게 기분 나쁜 미소였다.


김척 종사관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또 가야 해? 이거 뭐 개성이 끝이 아니었네.”


“자, 어서 가자고! 허진 대감한테 큰일이 생기면 그 책임을 우리에게 물을 수 있어.”


“네에?”


김척 포교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가 허둥대며 말했다.


“그럼, 빨리 가야죠! 우리가 허진 대감을 보호해야 합니다. 허진 대감에게 큰일이 생기면 우리한테 불똥이 튈 수 있어요.”


윤진 일행이 서둘렀다.


그들은 새벽에 개성에 도착했다. 한숨 자고 일어났다가 개성 유수를 만났다. 개성 유수를 만난 후, 바로 평양으로 출발해야 했다. 쉴 틈이 없었다.


윤진 일행이 개성 관아에서 나왔다. 그때, 아전이 관노와 함께 걸어왔다. 관노가 어깨에 커다란 짐을 메고 있었다.


아전이 임혁 종사관에게 말했다.


“유수 영감께서 허진 대감께 보내는 선물입니다. 이 관노와 함께 평양으로 가십시오.”


“알겠네. 그런데 선물은 뭔가?”


아전이 답했다.


“선물은 개성의 명물 인삼입니다. 아주 비싼 제품입니다.”


“알겠네. 그 짐을 마차에 싣고 가지. 귀한 물건이니 잘 전달할 테니 걱정하지 말게.”


“감사합니다. 나리.”


아전이 말을 마치고 공손히 절을 했다.


한 식경 후(30분 후) 평양으로 갈 준비가 모두 끝났다.


“자, 출발하자!”


임혁 종사관이 크게 외쳤다. 말과 마차가 움직였다. 관아 근처에 있던 군사들도 걸음을 옮겼다.


장군 최설이 말을 타고 앞장섰다. 매우 늠름한 모습이었다.


윤진 일행은 홍장군 일당 체포뿐만 아니라 개성 유수의 선물도 허진 대감에게 전달해야 했다. 이래저래 할 일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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