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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5 성취의 기술

목표는 원대하게 실행은 작게 - To do list

by 이상한 나라의 폴

목표는 누구나 세운다

해가 바뀌면 거리엔 변화의 기운이 돈다. SNS에는 ‘2025년 나의 다짐’이 쏟아지고, 헬스장에선 러닝머신이 모자랄 정도로 사람들이 몰린다. 서점엔 자기 계발서가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고, 학원 등록 상담 창구는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붐빈다.


이 열기는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헬스장과 학원은 1월 등록률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평소보다 50% 이상 등록자가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 뜨거운 결심은 놀랍도록 빠르게 사그라든다. 2월이 되면 출석률은 뚝 떨어지고, 3월엔 "요즘 운동 안 해?"라는 말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결국 우리는 작심삼일이라는 이름으로 또 한 번 목표를 이루지 못한다.


작심삼일-실행의 단위

‘작심삼일’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도 사흘을 못 간다는 뜻이다. 의지가 부족해서 생기는 일인가? 실제로 언론과 전문가들은 다른 원인을 지목한다. 목표 자체가 막연하고, 실행 전략이 부족하며, 과도한 기대가 금세 심리적 피로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계획 없는 실행은 지속되지 못하고, 결국 좌절로 이어진다. 하지만 ‘작심삼일’을 실패의 상징이 아니라 실행의 단위로 본다면, 관점은 달라진다. 사흘에 한 번, 목표를 점검하고, 다음 사흘을 다시 계획하는 리듬으로 만들 수 있다.


이 리듬은 짧은 집중과 빠른 피드백을 가능하게 한다. 우리는 강한 결심보다 유연한 조정이 더 오래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프랭클린 다이어리

벤자민 프랭클린. 그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이자, 과학자이자 외교관이었다. 하지만 그가 가장 먼저 이루려 했던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20대 초반의 프랭클린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그는 이상적인 인간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 목표를 13개의 덕목으로 나누었다.


절제, 침묵, 질서, 결단, 근면, 절약, 정결, 평정, 성실, 정의, 청결, 겸손, 신중. 이 모든 덕목은 단순히 마음속 다짐이 아니라 일일 체크리스트로 구현되었다. 매일 아침, 그는 오늘의 핵심 덕목을 정했고 매일 밤, 하루 동안 잘 지켰는지를 점검했다.


그가 쓴 일기장은 단순한 수첩이 아니었다. 삶의 설계도이자 자기 경영 시스템이었다. 그는 삶을 철학으로 이끄는 대신, 계획 가능한 구조로 실천에 옮겼다.


그의 이러한 방식은 훗날 ‘프랭클린 플래너’로 발전한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시간 관리 도구의 기원이 되는 시스템이다.


프랭클린은 목표를 쪼갤 줄 알았다. 그는 하루의 루틴 안에 도덕, 업무, 자기계발을 통합했고 작은 실행을 통해 위대한 인생을 쌓아 올렸다. 그의 성공은 탁월한 철학 때문이 아니라, 철학을 실행으로 옮긴 체계 덕분이었다.


NASA 아폴로 프로젝트– 달에 간 사람들

1961년, 존 F. 케네디는 선언했다. “우리는 이십 세기 안에 인간을 달에 보내고, 무사히 지구로 귀환시킬 것이다.” 이 말은 NASA에게 하나의 목표를 던졌다. 하지만 ‘달에 간다’는 말만으로는 어떤 실행도 일어나지 않는다.


NASA는 이 거대한 목표를 수천 개의 과제로 나누기 시작했다. 로켓 추진 시스템 개발, 우주복 설계, 생명 유지 장치, 통신 주파수, 귀환 궤도… 각각의 항목은 명확히 정의되었고, 책임자가 지정되었으며, 일정이 설정되었다.


그들은 매일 아침 To Do List를 기반으로 자신의 단위를 확인하고 점검했다. 오늘 어떤 부품이 완성되어야 하는지, 어떤 실험이 검증되어야 하는지, 어떤 조율이 관제와 이뤄져야 하는지가 정확히 나뉘어 있었다.


이 구조 속에서 단 하나라도 누락되었다면 달 착륙은 실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Task가 연결되어 실행되었기에, 1969년 7월 20일, 인류는 달에 도착했다.


암스트롱의 말, “이것은 한 인간에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겐 위대한 도약이다.” 이 문장 뒤에는 수십만 개의 할 일, 그중 어느 것 하나도 빼먹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NASA는 증명했다. 위대한 목표는, 수많은 작은 실행의 합이라는 것을.


To Do List

우리가 프랭클린과 NASA에게서 배우는 것은 단순하다. 목표는 작게 쪼개야 실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To Do List는 단순히 해야 할 일을 나열하는 목록이 아니다. 그것은 세 가지 질문에 명확히 답해야 한다.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이 중 하나라도 빠지면 그것은 실행이 아닌 희망에 머문다. 그리고 매일 이 리스트를 확인하고, 점검해야 비로소 그것은 실행력이 된다. To Do List가 없다면, 아무리 바쁘게 움직여도 그것은 한 발짝씩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는 어지러운 발자국일 수 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생긴다.


To Do List에 있는 수많은 일들 중에 어느 것을 제일 먼저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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