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투하는 스타트업 CEO를 응원합니다.
문제에 집착하는 사람들
스타트업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단어가 조금 생소했다. 작고 새로운 기업 정도로만 여겼던 이름. 하지만 그 단어 안에는 어떤 사람들의 태도와 방식, 그리고 삶을 관통하는 철학이 담겨 있다는 걸 많은 창업자들을 만난 후에야 깨달았다.
그들은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성급하지 않았다. 혼란 속에서도, 묘하게 명료한 무언가를 붙들고 있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문제’였다.
스타트업은 문제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창업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릴 때, 종종 ‘아이디어’부터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진짜 출발점은 문제 인식이다.“왜 이건 이렇게 불편할까?”, “우리는 왜 아직도 이런 방식으로 일할까?”, “정말 이게 최선일까?”
그런 질문에 오래 머무른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못했고, 그 감각을 곱씹고,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옮겨 놓는다. 이걸 내가 바꿔봐야겠다.
문제는 명확하지만, 해법은 안개 속에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문제로 가득하다. 그중 어떤 문제는 너무 일상적이어서 불편한 줄도 모른다. 어떤 문제는 오랫동안 ‘원래 그런 것’이라며 방치되어 왔다.하지만 문제를 포착했다고 해서, 바로 해결책이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고객조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자주 불편함을 말하지만, 그 불편을 없애기 위한 구체적 해법은 떠올리지 못한다. 그래서 스타트업은 단순히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를 찾아내는 일이다.
빠르게 실패하고, 깊게 배우는 법
문제는 분명한데, 해법은 불확실하다. 이 불확실성은 창업자에게 큰 혼란을 준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팀이 방향을 잃기도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학습을 구조화하는 기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방식이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설을 세우고, 최소 기능만을 갖춘 형태로 빠르게 검증해본다. 그 결과를 통해 다시 묻고, 다시 설계한다. 그 과정을 반복하며 무수한 ‘아닌 길’을 지워가는 동안, 비로소 ‘이 길이다’ 싶은 실마리를 발견하게 된다.
모델이 보이면, 성장은 따라온다
어느 순간, 문제 해결 방식이 고객에게 닿고, 사람들이 지갑을 열고, 누군가는 “이제는 이게 표준이다”라고 말한다. 그때 스타트업은 실험의 단계를 넘어 실행의 단계로 접어든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더 나은 팀을 꾸리고, 자본을 확보하고, 시장 안에서 스스로를 증명해간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 시점부터는, 비로소 세상의 ‘한 영역’을 바꾼다 말할 수 있다.
결국, 스타트업은 ‘문제를 향한 태도’다
스타트업은 회사를 만드는 일이 아니다.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여정이다. 그 여정은 늘 낯설고, 때론 두렵고, 자주 막막하지만,그럼에도 기꺼이 불확실함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금은 틀렸지만, 언젠가는 맞출 수 있다’는 어떤 낙관을 품고 문제를 집요하게 바라보고,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그들이 만들고 있는 스타트업은 그저 하나의 기업이 아니라,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소리없는 아우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