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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Jul 15. 2023

착공 243일 차 - 2023.07.15

현장 소장님이 오셨다. 페인트 사장님과 이야기하시더니 직접 퍼티를 하시기 시작하셨다. 가까이서 보면 안 보이는데 멀리서 보니 움푹 들어간 곳이 보인다며 2인 1조로 호흡을 맞추셨다. 그나마 일이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했다. 오늘 거실 벽면 작업을 마무리하고 이 정도면 다 된 것이다라는 통보를 할 심산이었는지 다음 주 화요일에 준공 청소를 예약해 두셨다는 것이다. 명확하게 말씀드렸다. 거실, 1층 세면대, 안방, 다락 계단의 평활도가 납득할 수준이 되지 않는 이상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고. 저번의 벽돌 백화 사건에 이어 이번에도 건축주의 의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본인들이 판단하고 결정하려는 시공사의 모습에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실리콘 사장님이 작업 도중 마루 바닥에 페인트가 가득 담긴 통을 엎질렀다. 그 순간 놀라 아무 말도 나오지 않더라. 황급히 닦아내는데 이미 손에도 페인트가 한가득 묻고 그 손으로 다시 마루를 짚으니 바닥이 다시 오염되고 악순환이었다. 여차저차 물티슈로 열심히 문질렀는데 마루 틈 사이로 들어간 페인트는 지워지지 않더라. 나중에는 소장님이 물파스와 칫솔을 가져와서 닦으셨는데 미세한 틈 사이의 페인트도 닦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도대체 내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그리고 내가 없을 땐 도대체 현장 상황이 얼마나 처참할지 생각하니 앞이 캄캄했다. 그리고 지금은 괜찮아 보이지만 과연 이 마루가 앞으로도 문제없을지는 잘 모르겠다.




천장에 화재감지기도 설치했다. 모두 광전식으로 설치했는데 이게 맞나 모르겠다. 설명서에는 조명에서 1미터 띄우라고 되어있던데 다운라이트가 104개인데 조명을 피할 수 있는 공간 따윈 더 이상 없어 도면을 보고 적당한 위치에 설치했다. 중요한 부분은 나중에 피바로 연기 센서로 대체해야겠다.




끊어진 요비선도 다시 빼내어 전기테이프로 붙이고 기계실의 조명분전함 정리도 마쳤다. 조명을 켜기 위해 임시로 DALI파워에만 전원을 넣었었는데 euLINK 게이트웨이라는 DALI의 커맨드를 네트워크 신호로 변환해 주는 장치까지 연결했다. 선정리가 너무 어려워 그냥 대충 연결하고 조명 분전함의 문을 닫아버렸다.


통신 분전함의 모든 라인은 라벨링을 다시 했다. 그리고는 벨크로 타이로 묶고 키스톤잭을 연결했다. 일부 케이블 길이가 짧아서 어쩔 수 없이 심선접속자(일명 메뚜기)를 연결하여 연장하였는데 속도가 중요하지 않은 환기장치에서 사용할 케이블이라 다행이었다. 내일은 키스톤잭을 블랭크 패치패널에 고정하고 허브랙 세팅을 할 생각이다.




거실, 1층 세면대, 다락 계단 벽면, 안방의 모습이다. 내일 다시 샌딩을 한다고 한다. 내일도 현장에서 매의 눈으로 잘 지켜봐야겠다.


착공 243일 차 요약

벽면 퍼티 계속

화재감지기 설치

조명 분전함 및 통신분전함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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