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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 Jul 30. 2023

착공 253일 차 - 2023.07.25

지난 토요일에 페인트 사장님이 들어오셔서 거실 벽면 마무리를 지으셨는데, 하도 정신이 없다 보니 제대로 확인을 못했다. 밤에 급하게 사진만 찍어 건축사사무소와 시공사가 모두 있는 단체 채팅방에 업로드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런 상태에서 너무나 자연스럽게 수요일에 준공청소를 잡아 두었다는 소식까지 들려왔다.


일단 어제 퇴근하고 밤에 현장에 방문하여 거실 벽면의 상태를 자세히 관찰했다. 거의 한 달 동안 작업한 벽면이지만 솔직히 큰 변화가 느껴지진 않았다. 이 상태로 마무리 짓기에는 아쉬움이 너무 많이 남을 것 같아 시공사 대표님과 협회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내용이 요지는 이랬다. 우리 부부를 제외하고는 밤에 현장 상태를 보신 분이 없기 때문에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실제로도 작업을 마무리하는 오후 4~5시에는 벽면의 요철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반면 해가 완전히 진 8시 이후부터는 벽면의 상태가 온전하게 드러난다. 


결국 이런 입장차이를 줄이기 위해 협회장님과 시공사 대표님, 현장소장님과 밤에 현장에서 벽면의 상태를 관찰하기로 했다. 해가 지고 모두 같이 벽면을 바라보는데 어느 누구도 선뜻 말을 꺼내지 못했다. 아마 다들 비슷한 생각이었을 것 같다. 모든 면을 잡기에는 엄두가 안나는 수준이라 일단은 회장님께서 정말 심한 부분 몇 군데만 지적해 주셨다. 진작에 이렇게 모여서 대화를 했다면 서로의 온도 차이가 이렇게까지 심하지 않았을 텐데 조금은 후회스러웠다.


이 밤중에 페인트 사장님이 달려오셔서 현장 소장님과 함께 야간작업을 진행하셨다. 연세도 많으신데 체력적으로 괜찮으실지 너무나도 걱정되었다. 일단 오늘 밤에 작업을 하고 내일은 예정대로 준공 청소를 한다고 한다. 더 이상은 일정을 미룰 수 없기 때문이란다.




주차장에 차 두 대가 잘 주차되는 것도 확인하고 기계실의 네트워크 장비도 열심히 자랑하다 보니 밤이 너무 깊어졌다. 참 어지간히도 길고 긴 여름밤이다.


착공 253일 차

협회장님과 시공사 대표님, 현장소장님과 야간에 거실 벽면 관찰

거실 벽면 야간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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