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퇴사라는 말은 행복과 불안이 공존하는 단어이지 않나 싶다. 퇴사하는 순간 행복하지만, 동시에 언젠가 복직해야 할 그 날도 떠올리니까.
"사장님. 다음달까지만 하겠습니다."
속이 후련했다. 더 이상 여기서는 배울 게 없었다. 난 다른 가게로 가야한다고 생각했다. 때마침 퇴사하기 적절한 시기였다.
난 사장님에게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후련하고 행복했다. 앞으로 쭉 쉴 생각을 하니 그럴만도. 동시에 찝찝하기도 했다. 뭐지...,,행복한데 불쾌했다.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안전한 울타리를 벗어나 먼 길을 떠나야 하는 불안감. 불안감은 후련함 뒤에 숨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퇴사할 땐 후련하다. 그동안 나를 억압하던 족쇄에서 풀려난 느낌이랄까? 자유가 된 느낌이다. 누구도 간섭할 수 없고 누구도 참견할 수 없는 행복한 순간.
동시에 불안하다. 평생 놀 수는 없으니까. 언제까지 침대 위에서 뒹굴거릴 순 없으니까. 결국 움직여야 하고 결국 일 해야 한다. 집에서 쿰척 거리며 넷플릭스를 보다가도 움찔한다.
'아, 일해야 하는데. 어디 가야 하지? 언제 다시 일해야 하지?' 쉬고 있지만 쉬는 게 아니다.
.
.
.
.
나도 곧 이러지 않을까 싶다. 지금도 불안감이 꿈틀거리는데, 후련함이 가실 땐 어떨까? 불안감이 본인의 모습을 더 적나라게 드러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