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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2월의 마지막 날

by 김현
따스한 2월의 마지막 날


커튼을 걷고 창문을 다. 리는 온통 주홍으로 물들어 있다. 부서지는 햇빛에 얼굴을 찡그려 본다.

날이 좋다. 최근 들어 가장 은 날이지 않나 싶다. 따스한 날이 있긴 했지만 오늘만큼은 아니었다. 부서지는 햇빛이 창밖에 가득해도 가보면 그렇지 않았다. 눈으로 봤을 땐 꽃이 필법 한데, 피부에 닿는 바람은 아렸다.






오랜만에 산책을 했다. 산책이라 하기는 렇고 그냥 동네를 거닐었다고 하자. 난 아무런 목적지 없는 댕댕이 냥 골목을 누볐다. 이리저리 골목을 누비다 햇볕으로 물든 길이 보이면 곳으로 려갔다. 난 햇볕을 온몸으로 받다. 피부 비타민D가 합성되는 느껴졌다.




행복했다. 고작 산책 따위로 행복하냐라고 물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고작 산책 따위로 행복하다. 따스한 날에 산책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있을까? 말하고 보니 약간 햇빛에 미친 사람 같다. 그동안 올빼미 생활을 오래 해서 그런가? 오랜만에 나온 산책에 너무나 들떴다.




산책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가 알차다. 집으로 돌아온 뒤 난 계획에도 없던 청소를 한다. 돌돌이로 바닥을 밀고 알콜을 뿌려 걸레로 닦는다. 버려야 할 쓰레기를 모아 비닐봉지에 넣는다. 내친김에 이불빨래도 한다. 끔한 방을 보며 행복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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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월 마지막 날이다. 이제는 3월. 본격적으로 날이 풀릴 시기다. 으로 이런 날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말 기대된다. 그동안 너무 움츠렸다. 이제는 움직자. 그러자. 그렇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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