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해지기는 어렵다.
솔직해지려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솔직하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주위에 솔직하다고 소문이 자자한 친구를 한번 떠올려보자. 솔직하다는 말은 숨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내가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는 뜻이다. 또 두리뭉실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솔직한 사람들은 항상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하니까. 내가 괜히 이 말을 했다가 욕먹는 건 아니겠지? 하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랬다면 이미 솔직한 사람이 아니다.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한다는 뜻은 본인의 말에 책임질 각오가 되어있다는 뜻이다. 책임을 떠넘기거나 회피하고 싶었다면 빠져나갈 구멍이 있게 말했을 것이다. 이 말도 되고 저 말도 되는 애매한 언어로.
난 솔직한 사람이 아니다. 그동안 나는 솔직한 편이라고 자부했는데, 아니더라. 막상 솔직해지려니까 부끄러웠다. 누가 내 옷을 벌거 벗긴 느낌이 들더라. 수치스럽다고 해야 하나? 쑥스러움과 치욕스러움 사이의 어떤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가식적으로 살았기에 이 정도 솔직함에 수치심을 느끼는 걸까? 도대체 얼마나 두터운 가면을 끼고 살았기에 발가벗는 느낌까지 드는 걸까?
솔직해지려면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하다. 적어도 난 그렇게 느껴진다. 내 말에 책임질 용기. 남들이 비난해도 당당히 맞서 싸울 용기. 누가 나를 바보 취급해도 아무렇지 않아 할 용기. 용감하지 않다면 솔직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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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도 헤매고 있다.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막상 솔직해지려 하면 내가 하고 있는 말이 솔직한 말인지 잘 모르겠다. 항상 그랬으니까. 솔직하다고 생각했는데, 뒤돌아보면 여전히 포장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말들이었으니까. 어렵다. 솔직하고 싶다고 해서 솔직해지는 건 아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