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타블렛』해설 후기

글을 마치며

by 이호창

그대의 심장에 새겨진 타블렛


우리는 이제 『에메랄드 타블렛』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도 비밀스러운 지혜의 조각을 앞에 놓고, 그 열세 개의 구절 하나하나에 담긴 우주론적, 연금술적, 그리고 심리적 비밀의 문을 열어보았습니다. 우리는 진리의 서약에서 시작하여, 상응의 대원리와 유출의 철학을 배웠고, 분리와 합일, 상승과 하강이라는 위대한 작업의 역동적인 과정을 따라 걸었으며, 마침내 ‘세 겹의 철학자’가 전하는 침묵의 지혜 앞에서 우리의 지적인 여정을 완수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해독의 과정이 끝난 지금, 우리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에메랄드 타블렛』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그것은 정말로 알렉산더 대왕이 발견했다는 전설 속 녹색의 돌판 위에 새겨진, 우리 바깥에 존재하는 고대의 유물에 불과한 것인가? 만일 그렇다면, 우리의 모든 탐험은 한낱 박물관의 유물을 감상하는 지적인 유희에 지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여정의 끝에서, 우리는 헤르메스의 마지막 가르침, 즉 침묵의 지혜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에메랄드 타블렛』의 진정한 위치는 외부 세계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 즉 ‘심장(heart)’이라는 이름의 성소(聖所)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 열세 개의 진리는 돌 위에 새겨진 문자가 아니라, 모든 인간의 영혼 안에 태초부터 새겨져 있는, 신성한 실재의 살아있는 원형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행했던 모든 주해의 작업은, 외부의 텍스트를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심장에 이미 새겨져 있던 그 희미한 글씨를 다시 알아보고, 그 의미를 되살리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주석서의 진정한 완성은,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독자 여러분 각자가 이 책을 덮고, 자신의 삶이라는 용광로 앞에서, 자신의 존재 자체를 제1질료 삼아, 이 열세 개의 진리를 직접 살아내기 시작하는 바로 그 순간에 비로소 완성됩니다.


이제 그대의 삶 속에서, 상응의 원리를 실천하십시오. 그대를 화나게 하는 저 사람의 얼굴에서 그대 자신의 그림자를 보고, 새벽의 고요함 속에서 우주의 장엄한 질서를 느끼며, ‘위’와 ‘아래’가 분리되지 않았음을 매 순간 체험하십시오.


그대의 일상 속에서, 분리와 정화의 기술을 연마하십시오. 소음과 분주함 속에서도 고요한 내면의 공간을 확보하고,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 것(미묘한 것)이며 무엇이 헛된 집착(거친 것)인지를 “부드럽게 그리고 위대한 기술로” 분별해 내십시오.


그대의 관계 속에서, 상승과 하강의 춤을 추십시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늘의 기쁨을 맛보고, 갈등의 순간에는 기꺼이 땅의 고통 속으로 내려가십시오. 이 순환을 통해, 그대는 위와 아래의 모든 힘을 받아, 더 깊고 온전한 사랑의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그대의 하루하루가, 그대의 모든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이 바로 『에메랄드 타블렛』의 진리를 증명하는 살아있는 주석이 될 때, 그대는 더 이상 지혜를 ‘찾는’ 구도자가 아니라, 지혜를 ‘살아내는’ 현자가 됩니다. 그대의 존재 자체가 바로 ‘하나의 실체의 기적’을 행하는, 걸어 다니는 현자의 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나긴 여정은 잠시 끝났지만, 여러분 각자의 진정한 여정은 이제 시작입니다. 이 주석서가 그 험난하고도 영광스러운 여정을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길을 밝히는 작은 등불이자, 지쳤을 때 잠시 기댈 수 있는 충실한 벗이 되기를 바랍니다. 부디 잊지 마십시오. 가장 위대한 비밀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에메랄드 타블렛』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그대 자신의 심장에 새겨져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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