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장. 거룩한 담론

제3장. 거룩한 담론 (The Sacred Sermon)

by 이호창

제3장. 거룩한 담론 (The Sacred Sermon)


이 간결하고도 때로는 그 의미가 온전히 보존되지 않은 듯한(garbled) 텍스트는, 앞서 다룬 「포이만드레스」와 여러모로 유사한 방식으로 세상의 창조와 그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담론의 주된 주제는 순환하는 우주 안에서 만물이 끊임없이 재생(renewal)한다는 것이며, 여기서도 일곱 행성의 지배자들은 다시 한번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1. 만물의 영광은 신(God)이시요, 신성(Godhead)이시며, 신적인 본성(Godly Nature)이다. 존재하는 것들의 근원은 신이시니, 그는 마음(Mind)이자 본성(Nature)이시며, 정녕 만물을 드러내는 지혜(Wisdom)이신 물질(Matter)이시다. 근원은 또한 신성이시니, 정녕 본성이요, 에너지(Energy)요, 필연(Necessity)이요, 종결(End)이며, 다시-새롭게-만드심(Making-new-again)이시다. 한계 없는 어둠이 심연(Abyss)에 있었고, 물과 미묘하고 지성적인 숨결(Breath intelligent) 또한 그곳에 있었으니, 이들은 신의 권능(Power of God)에 의해 혼돈(Chaos) 속에 있었다. 그때 거룩한 빛(Holy Light)이 솟아올랐고, 축축한 정수(Moist Essence)로부터 원소들(Elements)이 건조한 공간(Dry Space), 즉 문자 그대로 ‘모래’ 아래에 모여들었으며, 모든 신들은 풍요로운 본성으로부터 만물을 분리해 내었다.


2. 만물이 아직 규정되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았을 때, 가벼운 것들은 높은 곳으로 배정되었고, 무거운 것들은 건조한 공간의 축축한 부분 아래에 그 토대가 놓였다. 보편적인 것들은 불(Fire)에 의해 경계가 정해지고, 그것들을 지탱하기 위해 숨결(Breath)에 매달렸다. 그리고 하늘(Heaven)은 일곱 개의 원 안에서 보였고, 그 신들은 별들의 형상과 그 모든 징표들 안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났으며, 본성은 그녀 안에 있는 신들과 함께 그 지체(肢體)들을 명료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하늘의 둘레는 신의 숨결에 실려 주기적인 경로로 회전했다.


3. 그리고 모든 신은 자신의 고유한 권능으로 자신에게 지정된 것을 낳았다. 그리하여 네 발 달린 짐승과 기는 것들, 물에 사는 것들과 날개 달린 것들, 그리고 씨앗을 품은 모든 것과 풀, 모든 꽃의 싹이 생겨났으니, 이 모든 것은 그들 자신 안에 다시-되어감(again-becoming)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신의 업적에 대한 그노시스(gnosis)와 본성의 에너지를 증거하기 위해 인간의 탄생을 선택하였으니, 수많은 인간은 하늘 아래 모든 것을 다스리고 그 축복에 대한 그노시스를 얻기 위함이며, 그들이 번성하여 수가 늘어나고 많아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순환하는 신들(Cyclic Gods)의 회전에 의해 육화(肉化)된 모든 영혼은 하늘의 경이와 하늘 신들의 운행, 그리고 신의 업적과 본성의 에너지를 관찰하고, 그 축복의 증표들을 보며, 신의 권능에 대한 그노시스를 얻고, 선과 악의 행위를 따르는 운명을 알며, 모든 선한 기술의 교묘한 작업을 배우기 위함이었다.


4. 이리하여 순환하는 신들의 회전에 의해 정해진 운명에 따라, 그들의 삶과 지혜의 성장이 시작되고, 이 목적을 위해 그들은 소멸한다. 그리고 그들의 수고의 위대한 기념물들이 땅 위에 남아, 순환의 주기가 새로워질 때 희미한 흔적을 남길 것이다. 영혼을 지닌 육신의 모든 탄생과 씨앗의 모든 열매, 그리고 모든 수고의 산물은, 비록 쇠퇴할지라도, 신들의 재생(renovation)과 본성의 율동적인 바퀴의 회전에 의해 필연적으로 스스로를 새롭게 할 것이다. 신성이 우주적 혼합물을 영원히-새롭게-만드시는 본성의 작용인 한, 본성 자체 또한 그 신성 안에 함께 세워져 있기 때문이다.


「거룩한 담론」주해


순환과 재생의 우주론: 자연의 영원회귀


만일 「포이만드레스」가 창조의 장엄한 서막을 열었다면, 세 번째 논고인 「거룩한 담론」은 그 창조가 어떻게 영원한 순환 속에서 자신을 유지하고 재생하는지에 대한 우주론적 비밀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짧고도 함축적인 텍스트는, 모든 존재가 결국 쇠퇴하고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소멸의 이면에는 필연적인 재탄생의 약속이 숨겨져 있다는 위대한 순환의 철학을 제시합니다. 이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의 고대적 선구이자, 죽음과 끝이라는 인간의 가장 큰 두려움에 대한 헤르메스주의적 답변입니다.


신성, 필연, 그리고 재생


「거룩한 담론」은 존재의 근원을 “신, 신성, 그리고 신적인 본성”으로 규정하며, 이 근원이 다시 “에너지, 필연, 그리고 다시-새롭게-만드심”이라는 역동적인 힘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필연(Necessity)’과 ‘다시-새롭게-만드심(Making-new-again)’이라는 개념이 핵심적입니다. 헤르메스주의의 우주는 우연이나 무의미한 혼돈의 지배를 받는 곳이 아닙니다. 그 안의 모든 생성과 소멸은 ‘필연’이라는 신성한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그 모든 소멸은 반드시 ‘다시-새롭게-만드심’, 즉 재생으로 귀결됩니다.

저자는 이 원리를 다음과 같이 명료하게 선언합니다. “영혼을 지닌 육신의 모든 탄생과 씨앗의 모든 열매, 그리고 모든 수고의 산물은, 비록 쇠퇴할지라도, 신들의 재생과 본성의 율동적인 바퀴의 회전에 의해 필연적으로 스스로를 새롭게 할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희망의 표현이 아니라, 우주의 근본적인 작동 원리에 대한 형이상학적 통찰입니다. 연금술에서 ‘우로보로스(Ouroboros)’, 즉 자신의 꼬리를 무는 뱀이 영원한 순환과 자기 재생의 상징으로 사용되듯이, 헤르메스주의의 코스모스 또한 그 자체가 영원히 자신을 파괴하고 재창조하는 거대한 생명체입니다.


이러한 순환의 법칙은 하늘과 땅 모두에 적용됩니다. 하늘에서는 “일곱 개의 원 안에서” 보이는 행성들의 질서 정연한 회전을 통해 나타나며, 땅에서는 식물이 씨앗을 통해 자신을 복제하고, 동물이 종족을 번식시키는 끊임없는 생성의 과정을 통해 드러납니다. 이 모든 개별적인 생명의 순환은, “본성의 율동적인 바퀴의 회전”이라는 더 큰 우주적 순환의 일부입니다.


쇠퇴와 기억: 순환의 이중적 의미


그렇다면 이 영원한 순환 속에서 인간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거룩한 담론」은 인간의 탄생 목적이 “신의 업적에 대한 그노시스와 본성의 에너지를 증거하기 위함”이라고 말합니다. 인간은 단순한 피조물이 아니라, 우주의 질서와 그 안에 담긴 신성한 지혜를 인식하고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즉 코스모스의 ‘관조자’입니다.

그러나 바로 이 인간의 역사 속에서, 순환의 법칙은 때로 긍정적인 재생이 아닌, 부정적인 ‘쇠퇴’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저자는 “그들의 수고의 위대한 기념물들이 땅 위에 남아, 순환의 주기가 새로워질 때 희미한 흔적을 남길 것”이라고 예언합니다. 이는 고대의 위대한 문명과 지혜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쇠퇴하고 잊힐 수 있음을 암시하며, 이러한 사상은 「완전한 담론: 아스클레피오스」에서 이집트 종교의 몰락에 대한 유명한 예언으로 더욱 구체화됩니다.


이처럼 헤르메스주의의 순환 사상은 낙관적인 진보주의와 비관적인 퇴보주의를 모두 넘어섭니다. 그것은 상승과 하강, 창조와 파괴, 기억과 망각이 영원히 반복되는 거대한 우주적 리듬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순환의 어느 지점에 있는가가 아니라, 그 순환의 법칙 자체를 이해하고, 쇠퇴의 시기에도 다가올 재생의 약속을 잊지 않는 것입니다. ‘기억’은 이 순환의 고리를 끊고 더 높은 차원으로 상승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네 번째 논고인 「잔, 혹은 모나드」에서 포이만드레스는 “그(신)가 원하실 때, 그 기억은 신에 의해 복원된다”고 말하며, 잃어버린 신성한 지혜, 즉 그노시스를 ‘기억해내는 것’이 곧 구원의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거룩한 담론」이 제시하는 순환과 재생의 우주론은 우리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더 넓고 깊은 관점을 제공합니다. 우리의 개별적인 삶에서 겪는 모든 실패와 상실, 그리고 육체적 죽음은 결코 최종적인 끝이 아닙니다. 그것들은 더 큰 생명의 순환 속에서, 새로운 탄생을 준비하는 필연적인 과정의 일부입니다. 겨울의 추위가 봄의 약속을 품고 있듯이, 모든 쇠퇴와 어둠 속에는 재생의 씨앗이 잠들어 있습니다. 이 우주적 리듬을 이해하고 신뢰하는 자는, 더 이상 삶의 부침(浮沈)에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변화의 물결을 영원한 바다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고요한 평정의 지혜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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