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금속이나 원소들과 마찬가지로) 상태에서 상태로, 등급에서 등급으로, 조건에서 조건으로, 극에서 극으로, 진동에서 진동으로 변성될 수 있다. 진정한 헤르메스적 변성술은 정신의 기술이다.” —키발리온.
우리가 이미 언급했듯이, 헤르메스주의자들은 본래의 연금술사, 점성가, 그리고 심리학자들이었으니, 헤르메스는 이러한 사상 학파들의 창시자였다. 점성술로부터 현대 천문학이 성장해 나왔고, 연금술로부터 현대 화학이 성장해 나왔으며, 신비 심리학으로부터 현대 학파들의 심리학이 성장해 나왔다. 그러나 고대인들이, 현대 학파들이 자신들의 배타적이고 특별한 소유물이라고 여기는 그것에 대해 무지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대 이집트의 돌에 새겨진 기록들은, 고대인들이 천문학에 대한 완전하고 포괄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었음을 결정적으로 보여준다. 피라미드의 건축 자체가 그 설계와 천문학 연구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다. 또한 그들은 화학에 무지하지 않았으니, 고대 저술들의 단편들은 그들이 사물의 화학적 속성들을 잘 알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사실, 물리학에 관한 고대의 이론들은 현대 과학의 최신 발견들, 특히 물질의 구성에 관한 것들에 의해 서서히 증명되고 있다. 또한 그들이 심리학에서의 소위 현대적 발견들에 대해 무지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오히려 그 반대로, 이집트인들은 심리학이라는 과학에 특히 능숙했으며, 특히 현대 학파들이 무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의 심리학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마지못해 “결국 그 안에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하게 만드는 “심령 과학”이라는 이름 아래 발굴되고 있는 분야들에서 그러했다.
진실은, 물질적 화학, 천문학, 그리고 심리학(즉, “뇌-활동”이라는 국면에서의 심리학)의 기저에, 고대인들은 점성술이라 불리는 초월적 천문학, 연금술이라 불리는 초월적 화학, 그리고 신비 심리학이라 불리는 초월적 심리학의 지식을 소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현대 과학자들만이 소유한 외부의 지식뿐만 아니라 내부의 지식 또한 소유하고 있었다. 헤르메스주의자들이 소유했던 수많은 비밀 지식의 분야들 가운데, 정신적 변성술로 알려진 것이 있었으며, 이것이 이 과의 주제를 형성한다.
“변성술(Transmutation)”은 보통 금속의 변성, 특히 비천한 금속을 황금으로 바꾸는 고대의 기술을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는 용어이다. “변성시키다(Transmute)”라는 단어는 “한 본성, 형태, 또는 실체를 다른 것으로 바꾸다, 변형시키다”를 의미한다(웹스터 사전). 따라서, “정신적 변성술(Mental Transmutation)”은 정신적 상태, 형태, 그리고 조건들을 다른 것들로 바꾸고 변형시키는 기술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당신이 그 용어를 좋아한다면, 정신적 변성술이 “정신 화학의 기술”, 즉 실천적 신비 심리학의 한 형태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에 나타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정신적 차원에서의 변성술, 연금술, 혹은 화학은 그 효과에 있어서 충분히 중요하며, 만일 그 기술이 거기서 멈춘다 해도 그것은 여전히 인간에게 알려진 가장 중요한 연구 분야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일곱 가지 헤르메스 원리 중 첫 번째는 정신의 원리이며, 그 공리는 “전체는 마음이며, 우주는 정신적이다”이다. 이는 우주의 기저에 있는 실재는 마음이며, 우주 그 자체가 정신적, 즉 “‘전체’의 마음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어지는 과에서 이 원리를 고찰할 것이지만, 만일 이 원리가 사실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 효과를 살펴보자.
만일 우주가 그 본성에 있어 정신적이라면, 정신적 변성술은 물질, 힘, 그리고 마음의 선들을 따라, 우주의 조건들을 바꾸는 기술임에 틀림없다. 그러므로 당신은, 정신적 변성술이 실로 고대의 저자들이 그들의 신비로운 저작들에서 그토록 많이 이야기했고, 그에 대해 실질적인 지침은 거의 주지 않았던 바로 그 “마법”임을 알게 된다. 만일 모든 것이 정신적이라면, 정신적 조건들을 변성시킬 수 있게 하는 기술은 스승으로 하여금 보통 “정신적”이라 불리는 것들뿐만 아니라 물질적 조건들의 통제자가 되게 해야만 한다.
사실, 진보한 정신적 연금술사들 외에는 아무도 자연의 원소들을 통제하는 것, 폭풍우를 일으키거나 멈추게 하는 것, 지진과 다른 거대한 물리적 현상들을 일으키고 멈추게 하는 것과 같은, 더 거친 물리적 조건들을 통제하는 데 필요한 권능의 등급을 성취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사람들이 존재했고, 오늘날에도 존재한다는 것은, 모든 학파의 모든 진보한 오컬티스트들에게 진지한 믿음의 문제이다. 스승들이 존재하며, 이러한 권능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최고의 교사들은 그들의 학생들에게 확신시키니, 그들은 그러한 믿음과 진술을 정당화하는 경험들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스승들은 그들의 권능을 대중에게 전시하지 않고, 성취의 길을 따라 그들의 길을 더 잘 나아가기 위해 인간들의 군중으로부터 은둔을 구한다. 우리가 이 지점에서 그들의 존재를 언급하는 것은, 단지 그들의 권능이 전적으로 정신적이며, 헤르메스의 정신의 원리 아래, 더 높은 정신적 변성술의 선들을 따라 작동한다는 사실에 당신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함일 뿐이다.
“우주는 정신적이다” —키발리온.
그러나 스승들보다 낮은 등급의 학생들과 헤르메스주의자들, 즉 입문자들과 교사들은, 정신적 변성술 안에서, 정신적 차원을 따라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다. 사실 우리가 “심령 현상”, “정신적 영향력”, “정신 과학”, “신사고 현상” 등으로 부르는 모든 것은 동일한 일반적인 선들을 따라 작동하니, 그 현상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관련된 원리는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정신적 변성술의 학생과 실천가는 정신적 차원에서 작업하며, 다소 효험 있는 여러 공식들에 따라 정신적 조건, 상태 등을 다른 것들로 변성시킨다. 정신 과학 학파들의 다양한 “치료”, “확언”, “부인” 등은 단지 헤르메스 기술의 공식들일 뿐이며, 종종 매우 불완전하고 비과학적이다. 대다수의 현대 실천가들은 고대의 스승들과 비교하면 매우 무지하니, 그들은 그 작업의 기초가 되는 근본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헤르메스적 방법에 의해 자기 자신의 정신 상태 등이 바뀌거나 변성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상태 또한 같은 방식으로, 보통은 무의식적으로, 그러나 종종 법칙과 원리를 이해하는 어떤 이들에 의해 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자기-보호의 원리들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에, 끊임없이 변성된다. 그리고 이보다 더, 많은 현대 정신 과학의 학생들과 실천가들이 알듯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의존하는 모든 물질적 조건은, 변화된 삶의 조건을 바라는 사람의 진지한 소망, 의지, 그리고 “치료”에 따라 바뀌거나 변성될 수 있다. 대중은 현재 이러한 것들에 대해 너무나 일반적으로 정보를 얻고 있어서, 우리가 이 지점에서 그것을 길게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 지점에서의 우리의 목적은 단지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실천, 선과 악 모두의 기저에 있는 헤르메스 원리와 기술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다. 그 힘은 헤르메스의 극성의 원리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작은 책에서, 우리는 정신적 변성술의 기본 원리들을 기술할 것이니, 모든 읽는 이들이 기저의 원리들을 파악하고, 그리하여 극성의 원리의 수많은 문들을 열 마스터키를 소유하게 하기 위함이다.
우리는 이제 헤르메스의 일곱 가지 원리 중 첫 번째, 즉 『키발리온』의 말로 “전체는 마음이며, 우주는 정신적이다”라는 진리가 설명되는 정신의 원리에 대한 고찰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는 우리 학생들에게 이 위대한 원리에 대한 면밀한 주의와 신중한 연구를 요청하니, 그것이야말로 실로 전체 헤르메스 철학과, 정신적 변성술이라는 헤르메스 기술의 기본 원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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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3-1. 지혜의 계보와 비교 철학
정신적 연금술: 금속 변성에서 정신의 변성으로
『키발리온』의 제3장은 헤르메스 철학의 모든 실천적 가르침이 귀결되는 단 하나의 문, 즉 ‘정신적 변성술(Mental Transmutation)’의 문을 활짝 엽니다. 이 장은 수세기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또 오해하게 만들었던 연금술(Alchemy)이라는 고대의 신비한 기술이, 그 본질에 있어서는 외부의 물질이 아닌, 내부의 정신을 다루는 숭고한 예술이었음을 선언합니다. 저자들은 “진정한 헤르메스적 변성술은 정신의 기술이다”라고 단언하며, 우리가 흔히 연금술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비천한 금속을 황금으로 바꾸는’ 작업이, 사실은 인간의 무지하고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를 지혜롭고 통합된 상태로 변화시키는 위대한 내면 작업의 ‘외적인 상징’이자 ‘우의(寓意)’였음을 밝힙니다. 이 주해의 목표는, 바로 이 ‘정신적 연금술’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헤르메스주의의 가장 깊은 지혜의 계보에 뿌리를 두고 있는지를, 특히 우리가 이전에 탐구했던 위대한 연금술 문헌인 『헤르메스 비의』를 거울삼아 심층적으로 해설하는 것입니다.
두 개의 연금술: 외적 작업과 내적 작업
역사적으로 연금술에는 언제나 두 가지 다른 차원의 흐름이 공존해 왔습니다. 하나는 실제 실험실에서 숯과 도가니, 증류기를 가지고 물리적인 금속과 광물을 다루었던 ‘외적 연금술(exoteric alchemy)’입니다. 이 길을 걸었던 수많은 기술자들은 실제로 새로운 화학적 합금이나 약품을 발견하며 현대 화학의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헤르메스주의의 비의적 전통은, 이러한 외적인 작업이 언제나 더 깊은 차원의 ‘내적 연금술(esoteric alchemy)’을 감추기 위한 베일이자, 그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구체적인 상징 체계였다고 가르칩니다.
『키발리온』이 “물질적 원소들이라기보다는 정신적 힘들의 숙달”을, 그리고 “한 종류의 금속을 다른 종류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한 종류의 정신적 진동을 다른 종류로 변성시키는 것”을 진정한 연금술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내적 연금술의 전통을 계승하는 것입니다. 이 관점에서, 연금술사의 용광로는 우리 자신의 몸과 마음이며, 그 안에서 다루어지는 모든 물질—납, 수은, 유황, 금—은 우리 내면의 다양한 심리적 상태와 힘들을 상징합니다.
『헤르메스 비의』에 나타난 정신적 변성의 과정
이러한 상징적 관계는, 『헤르메스 비의』의 가르침을 통해 가장 명확하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텍스트는 표면적으로 현자의 돌을 만드는 구체적인 화학적 절차를 묘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모든 과정은 동시에 한 인간의 영혼이 겪는 심리적 변성의 과정을 한 단계 한 단계 보여주는 완벽한 로드맵입니다.
첫째, 작업의 시작 재료인 ‘제1질료(Prima Materia)’는 가장 비천하고 혼돈스러운 물질로 묘사됩니다. 이것은 심리적으로, 아직 정화되지 않은 채 온갖 모순된 욕망과 억압된 상처로 가득 찬 우리의 원초적인 정신 상태, 즉 융(Jung)이 말한 ‘무의식적 혼돈’을 상징합니다. 『헤르메스 비의』가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마음을 모든 악덕, 특히 교만으로부터 정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바로 이 내면의 제1질료를 다룰 준비를 하는 첫 번째 정신적 정화 작업입니다.
둘째, ‘솔베(Solve)’, 즉 용해와 분리의 과정은 우리의 낡은 정신 구조를 해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금술사가 단단한 물질을 녹여 검은 부패물(니그레도)로 만드는 것처럼, 구도자는 자신의 완고한 고정관념과 방어기제, 그리고 사회로부터 주입된 낡은 가치관을 의식적으로 해체해야 합니다. 『헤르메스 비의』에서 “독수리가 사자를 삼키는” 과정은, 유연하고 높은 차원의 정신(독수리)이 경직되고 낮은 차원의 에고(사자)를 압도하고 그 구조를 해체시키는 심리적 과정을 완벽하게 묘사합니다. 이 ‘정신적 죽음’의 과정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어떤 새로운 탄생도 불가능합니다.
셋째, ‘코아굴라(Coagula)’, 즉 응고와 결합의 과정은 해체된 정신의 요소들을 더 높은 차원에서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니그레도의 어둠 속에서 정화된 순수한 요소들, 즉 ‘정화된 유황(의지)’과 ‘정화된 수은(지성, 감성)’은 이제 새롭게 결합하여 ‘흰 돌(알베도)’과 ‘붉은 돌(루베도)’이라는 새로운 정신적 구조체를 형성합니다. 이것은 더 이상 외부의 환경이나 내부의 충동에 의해 휩쓸리지 않는, 안정되고 통합된 자아(Self)의 탄생입니다. 이처럼, 금속의 변성은 곧 우리 정신의 상태가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납’의 상태에서, 순수하고 명료한 ‘은(알베도)’의 상태를 거쳐, 마침내 온전하고 빛나는 ‘금(루베도)’의 상태로 변성되는 과정 전체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우주의 조건을 바꾸는 마법
『키발리온』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정신적 변성술’이 단지 우리 자신의 내면 상태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선언합니다. 제1원리, 즉 “우주는 정신적이다”라는 대전제에 따르면, 우리의 정신 상태를 바꾸는 것은 곧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조건들을 바꾸는 기술”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고대의 저자들이 그토록 비밀스럽게 이야기했던 ‘마법(Magic)’의 진정한 본질입니다.
우리의 내면세계와 외부 세계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상응의 원리’에 따라 서로를 비추는 거울과 같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내면이 두려움과 결핍이라는 ‘납’의 상태에 있다면, 우리의 외부 현실 또한 실패와 가난이라는 납의 현실을 끌어당기고 창조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우리의 내면이 자신감과 풍요로움이라는 ‘금’의 상태로 변성된다면, 우리의 외부 현실 또한 성공과 풍요라는 금의 현실을 자연스럽게 현현시키게 됩니다.
『키발리온』은 진보한 스승들이 이 원리를 사용하여 “자연의 원소들을 통제”하고, “폭풍우나 지진을 일으키고 멈추게” 할 수도 있었다고 말하지만, 우리와 같은 보통의 학생들에게 이 가르침의 진정한 가치는, 우리의 일상적인 삶의 조건을 변화시키는 데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의존하는 모든 물질적 조건은, 변화된 삶의 조건을 바라는 사람의 진지한 소망, 의지, 그리고 ‘치료’에 따라 바뀌거나 변성될 수 있습니다.” 이는 직장을 구하거나, 인간관계를 개선하거나, 건강을 회복하는 등의 모든 실질적인 삶의 문제들이,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의 내면, 즉 정신의 상태를 변성시키는 것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적으로, 『키발리온』이 제시하는 ‘정신적 변성술’은, 고대의 연금술적 상징 속에 감추어져 있던 가장 위대한 비밀을 현대인을 위해 명료하게 풀어낸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현실의 근원이 우리 자신의 ‘정신’에 있음을 가르쳐줍니다. 따라서 진정한 힘은 외부 세계를 통제하려는 노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내면세계를 다스리는 능력에서 비롯됩니다. 이 정신의 연금술을 배우고 실천하는 자는, 더 이상 삶이라는 연극의 수동적인 배우가 아니라, 자신의 현실을 의식적으로 창조해나가는 위대한 드라마의 작가이자 감독이 되는 것입니다.
해설 3-2. 현대인을 위한 가르침
정신적 연금술: 생각의 힘을 다루는 기술
“마음은… 변성될 수 있다.” 『키발리온』의 이 짧은 선언은, 고대의 신비를 넘어,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가장 실질적이고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집니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성격, 감정, 심지어는 삶의 조건마저도 바꿀 수 없는 고정된 실체라고 여기며 무력감에 빠지곤 합니다. 그러나 수천 년 전 헤르메스의 제자들이 알았던 ‘정신적 변성술(Mental Transmutation)’의 비밀은, 우리 자신이 바로 우리 내면 세계의 연금술사이며, 우리의 정신 상태를 의식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현실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궁극의 힘을 가지고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이 가르침은 더 이상 신비주의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놀랍게도, 현대 심리학과 뇌과학의 최신 발견들은 바로 이 고대의 지혜가 얼마나 깊은 진실을 담고 있었는지를 과학의 언어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연금술적 심리치료: 인지행동치료(CBT)의 원리
현대 심리치료 분야에서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는 접근법 중 하나인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는 정신적 변성술의 원리를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임상적 예시입니다. CBT의 핵심은, 우리의 감정적 고통(슬픔, 불안, 분노)이 어떤 사건 그 자체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해석하는 우리의 ‘생각(cognition)’과 ‘신념’ 때문에 발생한다고 봅니다. 즉, 현실을 바꾸고 싶다면, 현실을 해석하는 나의 마음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발표에서 실수를 저지른 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사건 이후, 그의 마음속에는 “나는 역시 무능해. 모든 사람들이 나를 비웃었을 거야.”라는 ‘자동적 사고’가 떠오릅니다. 이것이 바로 연금술사가 작업을 시작해야 할 ‘비천한 납(base metal)’입니다. 이 생각에 사로잡힌 그는 깊은 수치심과 우울감(화학적 변화)에 빠지게 되고, 다음 발표를 회피하는 행동(결과)을 보이게 됩니다.
이때, CBT 상담사는 그가 정신적 연금술을 수행하도록 돕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솔베(Solve)’, 즉 용해와 분리입니다. 그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분리하여, “나는 무능하다”가 아니라, “‘나는 무능하다’는 생각이 내 마음속에 떠올랐다”고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법을 배웁니다. 이것은 『헤르메스 비의』가 말한, “미묘한 것을 거친 것에서 분리하는” 과정과 같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코아굴라(Coagula)’, 즉 재결합과 변성입니다. 그는 이제 그 부정적인 생각이 과연 ‘진실’인지 합리적인 증거를 찾아 검토하기 시작합니다. ‘정말로 모든 사람이 비웃었는가?’, ‘단 한 번의 실수가 나의 전체 가치를 결정하는가?’ 이 과정을 통해, 그는 자신의 생각이 현실을 왜곡한 비합리적인 신념이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이 ‘납’과 같은 생각을, “나는 실수를 했지만, 그로부터 배울 수 있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필요는 없으며, 나는 이 경험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황금’과 같은 새로운 생각으로 의식적으로 대체합니다. 이처럼 자신의 ‘정신 상태’를 성공적으로 변성시켰을 때, 그의 감정은 수치심에서 자기 연민과 용기로 바뀌고, 그의 행동은 회피가 아닌 새로운 도전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키발리온』이 말하는, 정신 화학의 기술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꾸는 구체적인 과정입니다.
마음을 단련하는 기술: 신경가소성의 비밀
어떤 이들은 이러한 생각의 변화가 단지 ‘정신 승리’에 불과하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현대 뇌과학의 위대한 발견인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은, 이러한 정신적 변성이 우리의 뇌라는 물질적 토대 자체를 물리적으로 변화시킨다는 놀라운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우리의 뇌는 한번 만들어지면 변하지 않는 기계가 아니라, 우리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신경 회로를 만들고 재구성하는 살아있는 점토와 같습니다.
우리가 특정한 생각을 반복할 때마다, 뇌의 특정 뉴런(신경세포)들이 함께 활성화되며 그들 사이의 연결(시냅스)은 점점 더 두꺼워지고 빨라집니다. 이것은 마치 숲속에 길이 없는 곳에 계속해서 걸어가면, 처음에는 희미했던 길이 점차 뚜렷하고 넓은 길로 변하는 것과 같습니다. 만일 우리가 수십 년간 “나는 부족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반복해 왔다면, 우리의 뇌 안에는 그 생각을 위한 아주 넓고 잘 닦인 ‘고속도로’가 만들어져 있을 것입니다. 이 고속도로 때문에, 우리는 어떤 상황에 마주치든 너무나 쉽고 자동적으로 자기 비하의 목적지로 달려가게 됩니다.
정신적 변성술은 바로 이 낡은 고속도로 옆에, 새로운 목적지로 향하는 오솔길을 의식적으로 내는 작업입니다. “나는 충분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새로운 생각을 처음 시작할 때, 그것은 매우 어색하고 힘이 듭니다. 그러나 우리가 의지를 가지고 이 새로운 생각을 꾸준히 반복하고 실천할 때마다, 이 새로운 신경 경로는 조금씩 더 넓고 단단해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낡은 길을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려 노력할수록, 그 길에는 잡초가 자라나 점차 희미해집니다. 이처럼, 『키발리온』이 말하는 정신 상태의 변성은, 단순히 추상적인 마음가짐의 변화가 아니라, 우리의 뇌라는 물질적 실체를 다시 빚어내는 구체적인 ‘연금술적 단련’의 과정입니다.
믿음의 권능: 플라세보 효과와 마인드셋
정신이 현실에 미치는 힘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은 바로 ‘플라세보 효과(Placebo Effect)’입니다. 환자에게 아무런 약효가 없는 가짜 약(placebo)을 주면서, 이것이 강력한 신약이라고 굳게 믿게 만들면, 환자의 몸에서는 실제로 통증이 완화되고 병세가 호전되는 등 측정 가능한 물리적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는 ‘치유될 것’이라는 ‘정신 상태’가, 직접적으로 육체라는 ‘물질적 조건’을 변화시킨 명백한 증거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우주는 정신적이다”라는 헤르메스 원리의 가장 완벽한 실험적 증명입니다.
이 원리는 스탠퍼드 대학의 심리학자 캐럴 드웩(Carol Dweck)이 제시한 ‘마인드셋(Mindset)’ 이론을 통해 우리 삶 전체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두 가지 다른 마인드셋이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지능이나 재능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어 바꿀 수 없다고 믿습니다. 반면, ‘성장 마인드G셋(growth mindset)’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이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연금술의 언어로, 고정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내면이 변하지 않는 ‘납’이라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는 도전에 직면하면 자신의 한계를 증명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며 쉽게 포기합니다. 그러나 성장 마인드셋을 가진 사람은 진정한 연금술사입니다. 그는 자신의 현재 상태가 비록 ‘납’일지라도, 그 안에는 ‘황금’이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음을 믿습니다. 그는 실패를 자신의 무능함의 증거가 아니라, 성장을 위한 귀중한 피드백으로 여기며, 도전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끊임없이 단련합니다. 수많은 연구 결과는, 이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정신 상태가 학업 성취, 비즈니스 성공, 인간관계 등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실질적인 성공과 성취라는 ‘물질적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키발리온』이 수천 년 전에 제시했던 ‘정신적 변성술’은 더 이상 신비로운 마법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방향을 설정함으로써, 우리의 감정과 행동, 그리고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실용적인 기술입니다. 현대의 구도자는 더 이상 금속을 다루는 연금술사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 각자는 자신의 마음이라는 용광로 앞에서, 자기 비하라는 납을 자기 존중이라는 황금으로, 두려움이라는 납을 용기라는 황금으로, 그리고 분열이라는 납을 통합이라는 황금으로 바꾸어 나가는 ‘현대의 정신적 연금술사’가 되어야 할 소명을 부여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