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앓이 1
박순동
햇살 한 줌에 눈물이 맺혔다
겨울이 남긴 허기처럼
가슴 한켠이 아린 건
꽃 때문인지, 그리움 때문인지
살랑이는 바람이 내 어깨를 툭
이름 모를 향기 속에
묵혀둔 말들이 저절로 녹는다
“잘 지내니?” 같은, 보내지 못한 안부처럼
길모퉁이마다 피어난 색들은
마치 오래된 편지를 연 듯
무심한 얼굴로 속삭인다
기억하고 있다고, 잊지 않았다고
봄은 그렇게 온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리움 하나, 외로움 하나
가슴속에 몰래 꽂아놓고
나는 또 앓는다
이름 모를 병처럼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조용히, 아주 오래도록
25. 순동. 봄을 앓다.
봄 앓이는 이별이라는 계절을 타고 찾아오는지도 모릅니다.
특히 봄은, 그 밝음 속에 유독 많은 그늘을 품고 있지요. 누군가에게는 시작의 계절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끝에서 헤매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 시 「봄 앓이」는 그런 마음을 담았습니다.
한때 사랑을 함께 걸었던 길, 웃음이 머물던 순간들,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쳤던 풍경들이 이별 후에는 모두 그리움의 조각이 되어 되돌아옵니다. 봄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는 그 속에서 여전히 잊지 못한 사람을 다시 만납니다.
떠난 사람은 가볍게 사라졌을지 몰라도, 남겨진 마음은 쉽게 계절을 건너지 못하죠.
이 시는 그런 아픔을 ‘봄을 앓는다’는 말로 고요하고도 깊게 표현합니다. 마치 꽃잎이 흩날리는 소리처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마음을 흔듭니다.
박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