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서사 03] 마른 나뭇가지의 고백

by 박순동

마른 나뭇가지의 고백

박순동


잎새 하나 남지 않은 저 마른 나뭇가지는 죽은 것이 아닙니다. 가장 추운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안으로는 당신과의 기억을 수액처럼 단단히 갈무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기다림은 단순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장 혹독한 계절을 견뎌내며 나 자신을 비워내는 과정임을 깨닫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앙상한 가지들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소리는, 사실 내가 당신을 부르는 낮은 신음입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손으로 하늘을 우러러보는 것은, 언젠가 당신이라는 햇살이 내 빈손에 고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이 추위가 지나고 나면, 나의 그리움은 꽃이 될까요, 아니면 이름 모를 새의 날갯짓이 되어 당신에게 날아갈까요. 오늘도 나는 시린 하늘 끝에 당신의 안부를 묻습니다.


25.1.11. 순동. 인내하는 자연의 모습을 통해 수동적인 기다림이 아닌, 치열하게 견뎌내는 그리움을 담고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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