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어주고 떠나온 계절
박순동
모두 내어주고
비워주고
떠나온 계절, 겨울
잎도, 향기도, 소리도 내려놓은 채
오직 기다림만 남겨두고
비움의 끝에서
다시 시작될 숨결을 품는다
양지바른 곳에서
햇살을 이불 삼아
아직 오지 않은 봄을
조용히 데워가며
겨울은 그렇게
모든 것을 내어주고
다시 올 봄에게
가장 고운 모습으로
자신을 건네려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6.1.23. 순동.원래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것을 다 주고 돌아선 자리처럼 숲은 말없이 비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