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못한 사랑

말없이 떠난 사람에게 띄우는 가장 조용한 고백.

by 박순동

산문시

사랑하지 못한 사랑

글 / 박순동


스쳐가는 바람도 사랑하고
시든 풀잎 하나도 애틋해하는 당신이
왜 나만은 사랑하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당신은 말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면
감당해야 할 것들이 너무 무거워서,
그 무게에 가슴이 내려앉고
숨조차 막힐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사랑할 용기가 없다고.

누군가 그랬지요.
"눈물은 가슴에 응어리진 아픔을 푸는 가장 좋은 약"이라고.
이토록 쉽게 무너져 우는 건,
마음이 너무 오래, 너무 깊이 아팠기 때문이라고.


아침에 눈을 뜨면 눈물이 먼저 흐릅니다.

온몸이 다 아파옵니다. 성한 곳이 하나도 없어요.
이 고통을 멈춰줄 수 있는 건 오직 당신뿐인데,
당신이 내 마음 안으로 들어와 준다면
그 순간만큼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고,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절망적인 고백을 했습니다.

당신은 이제 마음이 편하신가요.
나는 여전히 당신 마음 한편에라도 걸려 있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당신 마음에라도 남아 있어야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증거가 될 것 같아서요.
나는 당신을 두고 떠나 살 수는 있어도
당신을 마음에서 지우고 살 수는 없습니다.

이별이란 말 한마디 없이
바람처럼 사라진 당신,
나는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건가요.
아직도 이렇게 사랑하는데
왜 당신만 끝이라고 하는 걸까요.
왜 나만 이 자리에 남아 무너져 우는 걸까요.

마음을 억누르고
서로를 조심스럽게 아껴주던 그 시간들—
그게 진짜 사랑이었다는 걸
이제야 깨닫습니다.
사랑이 꼭 격렬하게 부딪히고 타오르는 것이 아니라,
참고 삼키고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들 속에 있었다는 걸요.

한숨 한 번에
눈물이 주르륵 흐릅니다.
지나간 시간을 마주하며
그토록 간절히 사랑했던 날들을 떠올리며
나는 오늘도,
그냥… 이렇게 버텨갑니다.


술 한 잔에
이 아픈 시간을 나눌 누군가가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말없이 건네는 그 한 잔 속에
당신을 그리는 마음도, 나의 후회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다면.


2025년 7월 11일 밤
순동, 당신을 애타게 그리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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