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야기에 겨울의 언어로 답하는 당신에게
박순동
누군가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
나는 늘 봄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꽃망울 같은 말들을 조심스레 꺼내며
햇살처럼 다가가려 애썼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언제나 겨울의 언어로 답하곤 했습니다.
맴도는 말들,
눈발처럼 흩어지고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는 빈자리.
당신의 말은 얼어붙은 강물 같아
건너려다 멈춰선 마음 같았습니다.
외투 주머니 속엔
당신의 온기 대신
쓸쓸한 바람이 머물렀습니다.
그날의 대화는 껴안을수록 공허했고,
품으려 할수록 멀어졌습니다.
서로를 품기엔 너무 다른 계절—
나는 봄이었고,
당신은 여전히 겨울이었습니다.
250808. 차가움 속에 담긴 애틋함, 닿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말로 다 하지 못하였던 거리감, 그 시절의 편지를 써봅니다. 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