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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식 Oct 09. 2023

뜨거운 키스

 아내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남자는 수명도 단축 된다고 한다. 물론 의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아니다.

하지만 꽤 신빙성이 있는 말일 듯하다. 사랑 받는 남편은 아내로부터 정성껏 차려진 밥상을 받잖은가. 반면 평소 부부 사이가 안 좋은 남자는 아내가 대충 차려 주는 밥을 먹어야 하니 어찌 건강을 제대로 챙기랴.

하다못해 식물도 관심을 받으면 잘 자란다. 어찌 식물뿐이랴. 주인의 사랑을 받는 반려 견을 보면 비루하지 않다. 털의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잔병치레가 없다. 인간 및 동, 식물 가릴 것 없이 사랑과 관심은 생존의 필수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오죽하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여인은 잊힌 여인이란 말도 있잖은가. 이로보아 사랑과 관심이야 말로 삶의 원동력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래서인가. 아내 키스를 받으며 출근 하는 남성은 수명도 길다. 또한 직장 업무 능력도 배가(倍加) 된다고 한다. 부부 간의 키스가 삶의 윤활제 역할도 하고 수명 연장까지 시킨다고 하니 필자도 남편을 위하여 키스를 아끼지 말아야 할까보다.          


 남녀 애정 사에 빼놓을 수 없는 행위인 키스다. 이에 대하여 이토록 적나라하게 글로써 밝히는 것은 야한 이야기를 꺼내려는 게 전혀 아니다. 이 키스가 상업 광고에 이용 되어 세계정세를 핵심화한 패러디로 둔 갑 한 적이 있었다. 요즘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전長期戰이고 세계 곳곳이 높은 물가고에 시달리는 등 국내외 정세가 어수선 하여 곱씹어 보려는 의도에서랄까.


  십 여 년 전 이탈리아 모 의류 업계에서 내건 파격적인 광고다. 이 내용은 요즘도 돌이킬수록 매우 인상 깊다. 당시 우리나라 대통령과 북한 전 주석인 김정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 메르켈 독일 총리,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입맞춤 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이 사진은 이탈리아 모 의류 업체가 '언헤이트(Unhate) 라는 제목 광고로 선보였었다. 실은 그 사진들은 합성 사진에 불과 하다.


 허나 세계 각국 정상들이 키스 하는 장면 광고는 매우 도발적이었다. 그러므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에 대응 방법으로 의류 업체는 자신들 웹 사이트를 통하여 입장을 해명 했다. "이 광고 내용은 증오, 사랑이라는 감정은 생각만큼 극단적이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 미워하지 말자' 라는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노라" 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하긴 그 시절 오바마와 중국 후진타오 주석과는 그동안 환율 문제, 아시아 경제 패권을 사이에 두고 적잖이 갈등을 빚어 왔잖은가. 또한 중국 시각 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이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입성 하는 문제가 불거지자 더욱 두 정상 사이가 껄끄럽기도 했다.


 다른 나라 정세 이야기가 아니어도 당장 우리와 북한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오랜 세월 동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대치하고 있는 실정 아닌가. 더구나 북한은 우리와 달리 풍부한 우라늄 보유 국가다.

이에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하는 북한의 움직임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처지 아닌가. 북한은 연간 40kg 고농축 우라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능력은 9-12 기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러한 남북의 정치적 불안정세 탓인가.


 우리의 대통령과 고인이 된 전前 김정일 주석과의 입맞춤 사진은 어찌 보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 시킬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토록 남과 북이 화합 한다면 민족 소원인 통일도 머잖아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이런 바람은 비단 필자 뿐만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은 한결 같잖은가.눈만 뜨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계 정세이다. 이탈리아 모 의류 업계가 세계적으로 정치, 경제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각국 정상들의 키스 하는 모습을 패러디 한 것은 이런 면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이 광고에는 세계인들 화합, 평화를 지향하는 의미가 내면에 짙게 깔려 있다. 평화, 화합 그 밑바탕은 따뜻한 인류애다. 이 의류 업체는 자신들의 회사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부각 시키는 방편으로 세계적 이슈인 정치 대립 해결안 모색으로 '사랑'을 선택 했다.


 가슴 속 적개심을 봄눈 녹듯 녹일 수 있는 수단으로써 키스만큼 적절한 소재는 없잖은가. 한 때 '적과 동침' 이라는 말도 있었다. 이젠 기발한 의류 업계 광고 덕분에 '적과의 키스' 라는 말도 회자 될 법하다. 이 광고 메시지처럼 우리나라 대통령과 전 김정일 주석과 '적과의 키스' 역시 사랑이 주제이다.

사랑은 적도 동지로 결속 시킨다. 비록 상업성을 위한 광고지만 이 광고가 내포한 의미가 남북 사이에 끈끈하게 이어지길 소망한다. 지난 시절 광고 속 남과 북 두 정상의 뜨거운 키스가 현실적이었으면 하는 상상도 해본다.


 이들의 키스가 남북으로 갈라지게 만든 휴전선 철망도 한껏 녹여 통일을 앞당기는 단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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