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할 때 “이건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해”라고
생각하는 순간들이 있죠. 저에게 책이 그랬습니다
종이로 만들어 손에 들고 다니며, 중요한 문장은
줄을 긋고, 형광펜으로 표시하면서 읽는 것.
그게 ‘책을 읽는 방식’이라고 여겼습니다.
e북이라는 것이 나왔을 때도 그런 것이 있다는 것은
아주 오래전에 알았지만 실제 e북 리더기를
산 건 시간이 꽤 흐른 뒤였습니다.
아마존 Kindle 이 나온 게 2007년이고 제가 e북
리더기를 산 건 거의 15년 정도 뒤였습니다.
e북 리더기를 써보니 두꺼운 종이책 대비 출퇴근
시간도 훨씬 잘 이용할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요즘은 거의 전자책
으로 책을 보고 있습니다.
오디오북도 알고는 있었지만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기계음 같은 목소리, 눈으로 직접 읽지
않는다는 낯선 방식이 싫었습니다.
그냥 ‘나랑 안 맞는 거야’라며 멀리했죠
그런데 최근에 운동하거나 이동할 때 오디오 북을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 걸 보고는 언제 한번 시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겼고 어제 처음으로 도전해
보았습니다.
동네 한 바퀴 뛰로 나갈 때 오디오 북을 키고
뛰었는데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뛰는 동안 앞만 보면서 머리와 귀는 오디오북이
읽어 주는 문장에만 집중하면서 들으니 머리에도
내용이 잘 들어오더군요.
돌아보면, 익숙한 것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새로운
걸 밀어내곤 합니다.
편하다는 이유로 더 나은 방법을 외면하면서,
애써 그건 ‘내 스타일이 아니야’라고 합리화하죠.
책이 저에게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기술이 주는 편리함과 효율이 훨씬 좋음에도
애써 그 방법은 좋지 않다, 나와는 맞지 않는 방법
이라고 거부하고 미루었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경험하고 시도해 보고 그중에서
나와 맞는 방법을 찾는 것과 시도조차 하지 않고
선입견을 가지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나는 이 방식이 더 잘 맞아.”
그런 말들 속엔 익숙함이라는 이름의 편견이
숨어 있었고, 그건 나도 모르게 나를 가두는 벽이
되기도 하는 듯합니다.
문 하나 열면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그 바람
속에서 나는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지금, 어떤 익숙함에 기대어 ‘새로움’을
미루고 있진 않으신가요?
그게 책이든, 사람이든, 삶의 방식이든..
시도해 보기 전까지는 모릅니다,
그 선입견이 틀렸다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