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라는 책에서 배우 오정세 씨의 수상 소감이 나옵니다. 짧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참 위로가 되는 말이었습니다.
“100편의 작품을 하는 동안 어떤 작품은 성공하고, 또 어떤 작품은 심하게 망했습니다. 분명 똑같이 했는데 결과는 전혀 달랐죠. 돌이켜보면 내가 잘해서 잘된 것도, 내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세상엔 여러분 탓이 아닌 실패도 많습니다. 평소와 똑같이 했는데 생각지 못한 보상과 위로가 올지 몰라요. 제게 동백이가 찾아온 것처럼요.”
이 수상 소감을 듣는 순간, 마음속 깊은 곳이 조용히 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도 떠오릅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영화 굿 윌 헌팅입니다.
영화 속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정신 의사는, 어릴 적 깊은 상처로 세상에 마음을 닫고 살던 청년 윌(맷 데이먼)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It's not your fault.
그 짧은 말 한마디에, 윌은 무너져 내리듯 울기 시작합니다. 오랫동안 감춰 두었던 마음이, 그 말 한마디에 무너지고 열리기 시작한 거죠.
저 역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생각만큼 되지 않았던 결과 앞에 늘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내가 부족해서 그랬어.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는데.” 그런 말들로 스스로를 더 몰아붙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당시에는 내가 할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주변 환경의 변화로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진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일들 때문에 지금도 가끔씩 후회와 자책의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과거를 잊고 미래만 생각하자 하지만 힘들고 후회가 많이 남는 기억일수록 쉽게 한 번에 마음속에서 사라지긴 어려운 듯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있다면 이제는 이렇게 생각해 보려 합니다. 그게 내 잘못이 아니었다고.
열심히 최선을 안 해도 된다는 변명을 위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모든 일이 내 생각대로 흘러가진 않으니 최선을 다했다면 너무 자책은 하지 말자는 의미입니다.
앞으로도 삶은 늘 뜻대로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결과로만 판단하고 평가하고 자신을 몰아붙이지는 마세요. 세상에는 변수가 너무 많으니까요.
그리고 말해 보세요. 최선을 다했다. 네 잘못이 다가 아니니 다음에는 좀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