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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Jul 12. 2023

플라시보 효과

내가 살아가는 방식(2023/06/18의 기록)

어렸을 적에 엄마가 그렇게 먹어라 먹어라 노래를 불러도 거들떠보지 않던 비타민을 이제는 스스로 매일 꼬박 챙겨 먹는다. 유산균, 비타민C/D, 오메가 3, 아연, 칼슘, 마그네슘 등등 챙겨 먹는 비타민의 종류만 해도 5-6가지가 넘는다. 비타민으로 평소에 채우지 못한 영양소를 어떻게든 채우기 위해 몸에 들이붓는 중이다. 종류가 많다 보니 항상 비타민만 먹어도 배가 부른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챙겨 먹다 하루라도 챙겨 먹지 않은 날이 생기면 확실히 플라시보의 효과 때문인지 평소보다 기운이 없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귀찮지만 비타민을 챙겨 먹는 것이 나의 하나의 일과이자 습관이 되어버렸다. 평소에 워낙 부실하게 먹어 미안한 나의 몸에게 어떻게든 비타민이라도 섭취를 해 사죄를 하고자 한다. 어릴 적, 엄마의 챙겨 먹으라는 말이 너무나 귀찮아 대답만 할 뿐 금방 잊어버리기 일쑤였는데, 결국 이렇게 내가 필요로 하니 자연스럽게 챙겨 먹게 되었다. 참 이런 것을 보면 사람이란 자기가 필요해야지만 깨닫고 , 본인이 느껴야지만 실행을 하는 생물인 것이다. 아무튼, 그저 비타민이라는 것이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하지 않아 나의 몸에 엄청난 큰 도움을 주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이미 플라시보의 효과를 느껴버린 나는 챙겨 먹는 귀찮음보다 챙겨 먹지 않은 찝찝함이 더욱 크기에 앞으로도 종류가 늘어나면 더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그저 매일 아침, 한 뭉탱이의 알약들을 바라보며 이 조그마한 알약들이 내 몸에 부디 효과를 주길 바라면서 꿀떡 삼켜버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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