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 Aug 07. 2023

보러 가지 않는 것과 못 보는 것은 천지차이

내가 살아가는 방식(2023/06/29의 기록)

이제 두 달 정도 뒤면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나는 나는 문득 앞으로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부모님을 뵙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전까지는 마냥 기대와 설렘에 부풀어 현실적인 부분들은 생각하고 있지 못했었는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탓에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현실적인 부분들이 하나둘씩 떠올랐다. 집을 떠나와 서울에서 살아간 지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6년 동안 나는 집을 자주 내려가는 딸이 아니었기 때문에 명절을 제외하고는 2-3번 정도밖에 집에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내려갈 수 있는 거리였다. 그것이 혼자 살아가는 나에게는 큰 위안을 주었다. ‘그래, 무슨 일이 생기거나 엄마아빠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내려갈 수 있어’라는 생각이 내게는 큰 든든함을 주었다. 하지만 앞으로 1년간은 지금처럼 보고 싶다고 바로 보러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닐뿐더러, 가는 것도 쉽지가 않다. 그것이 이번에 꽤나 크게 내 마음으로 다가왔다. 볼 수 있지만 보러 가지 않는 것과 아예 보지 못하는 것은 다르다는 걸 이번에 확실히 깨닫게 된 것이다.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단단한 버팀목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도 들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불안과 걱정들을 떠안고서라도 가고 싶다. 아니, 가야만 한다. 내게 있어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일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이것들을 기꺼이 감수하고 싶다. 다른 나라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며, 그만큼 쓰라리고 화나는 일도 많이 있을 것이다. 나의 상상처럼 마냥 좋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힘든 1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1년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듯 긴 시간이라는 것을 이미 너무나도 많이 겪어왔기 때문에 알고 있다. 난 그 속에 분명 많은 좌절과 상처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이나 많은 성장과 깨달음과 추억들을 얻을 것이다. 그렇게 값진 1년이 될 것이다. 부디 이 두려움을 극복한 결과로 많은 것들이 내 가슴속에 남았으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고작 3분이 우리에게 주는 영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