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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Sep 13. 2023

그저 주저앉아 울고싶던 하루

도쿄 워홀일기 2 (2023/09/04)

오늘은 하루종일 너무나도 힘이 들어 엉엉 울고만 싶어졌다. 아침부터 양손에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 어깨에는 10kg나 되는 백팩을 메고 혼자 동서분주하며 이곳저곳 헤매던 오늘, 나는 그냥 주저앉아 울고만 싶어졌다. 오늘에서야 아무런 연고가 없는 타국생활의 만만치 않음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이렇게 힘든 상황에 나를 도와주러 올 사람도, 부를 사람도 없다는 것이 너무나도 절망스러웠다. 무거운 짐을 끌고 사람으로 가득 찬 지하철에 몸을 구겨 넣어 간신히 도착한 부동산에서 계약서를 작성하며 나는 정말 실감하게 되었다. 내가 정말 일본에서 산다는 것을, 정말 집을 계약했다는 것을. 그래서 조금 무서워지며 집에 되돌아가고 싶어졌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졌다. 몸이 힘든 탓에 정신도 너덜너덜거렸다. 하지만 그래도 정신을 다잡았다. ’ 3개월만이라도 살아보자 구름아‘ 라며 나 홀로 마음깊이 위로했다. 오늘의 이 고단함과 힘듦은 분명 나는 더 성장시켰을 것이다. 새로운 집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며 오늘 일을 다시 떠올려보자, 오늘만큼 살면서 힘들었던 적이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딱히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마음으로는 앞으로 어떠한 힘든 일이 일어나도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래도.. 만약 이보다도 힘든 일이 일어난다면 나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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