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급격한 우울감이 찾아올 때면 바로 이어폰을 끼고는 한 없이 우울한 노래를 들으며 우울의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가 버린다. 그대로 쓸쓸한 고독과 우울 속으로 나를 잠식시켜 버린다. 눈을 감고는 나의 호흡과 박동에 집중하며 어둠 속에 나를 온전히 맡겨버린다. 완전히 잠식될 때까지 그렇게 나를 내버려 둔다. 바닥끝까지 가라앉아야만 다시 차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몇 시간이 됐든 다시 올라올 준비가 된 나를 기다린다. 나만의 속도를 기다린다. 그렇게 서서히 나는 다시 일어난다. 땅에 발을 딛고는 위로 올라선다. 점점 땅에서 멀어진다. 다시금 하늘을 마주한다. 그렇게 나는 다시 눈을 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