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 Dec 29. 2023

당신

주절거림

저 멀리서 걸어오는 당신이 오늘따라 나에게는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다. 작은 키에 왜소한 몸을 가진 당신이지만 당신이 여태껏 걸어온 쉽지 않고도 험난한 길들이 눈앞에 그려지며 당신이 너무나도 거대해 보였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고난과 아픔과 고통을 겪고 나서야 지금의 단단한 당신이 되었을지, 그 안에 얼마나 무겁고도 단단한 마음이 들어가 있을지, 그것을 가지고자 얼마나 많은 인내와 희생과 슬픔의 길을 걸어왔을지 나는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당신도 처음이었을 ‘엄마’를 잘 해내기 위해, 잘 버텨내기 위해 끝없이 자신과, 주변과 싸워나갔을 당신이 나는 가슴 아팠다. 그렇게 눈물이 치밀어 오를 것만 같았다. 마냥 작아 보였던 당신이 오늘에서야 나는 거대해 보였다. 내가 잘 알지 못한, 잘 알려고 하지 않은 20여 년의 시간을 당신은 묵묵히 인내하며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런 당신이 나는 같은 여자로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경스러웠다. 당신은 정말 대단했다. 아니, 대단하다.

작가의 이전글 우선순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