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최근에 시험을 보러 가는 일이 있었는데, 시험장 안으로 들어갔을 때까지만 해도 전혀 되지 않던 긴장이 시험을 5분 앞두고는 갑자기 미친듯이 되기 시작했다. 멈출 줄 모르고 마구 뛰기 시작하는 심장을 고스란히 느끼며 나는 '아, 이게 얼마만의 느껴보는 감각이지'라는 생각에 잠겼다. 최근에 이 정도로 긴장을 하거나 가슴이 쿵쾅거리는 일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지라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감각에 나는 시험을 코 앞에 앞두고는 찬란한 생명감을 느꼈다. 그동안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 속에서 나는 꿈 속에 있는 듯한 몽롱한 정신으로 자꾸만 앞으로 고꾸라지려고 하는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눈을 감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마치 뛰고 있지만 죽어 있는 듯한 심장을 가진 채 잔잔한 심장 고동 속에 익숙해져 갔었다. 하지만 그 시험이 시작되기 5분 전, 그 순간 나는 내가 살아있다는 현실감을 느끼며 그 긴장되는 감각 속에서 커다란 희열감을 느꼈다. 긴장 속에서 나의 생명감을 느끼고, 삶의 생동감을 느끼고, 나의 성취에 대한 욕망을 느꼈다. 긴장이 이렇게나 많은 감각과 욕망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의외로 긴장은 나의 많은 감각을 일깨웠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그렇게나 싫어하던 긴장을 조금은 좋아하게 됐다. 마치 ‘긴장’이란 죽어있던 심장에 전기를 '찌릿' 하고 불어넣어 주는 것만 같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