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거림
문득 한 건물에서 퇴근하는 사람들을 반대편에서 바라보고 있자, 그 모습이 마치 사람들을 토해내는 괴물의 모습처럼 보였다. 회전문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그 돌아가는 회전문 안에서는 끊임없이 사람들이 물 밀듯 쏟아져 나왔다. 그 쉼 없는 회전은 헛구역질을 하며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는 그동안 잡아놨던 인간들을 다 토해내는 괴물의 모습과도 같았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괴물의 괴로운 비명소리마저 들리는 듯했다. 셀 수 없이 수많은 사람들은 6시가 되자마자 커다랗게 벌려진 괴물의 입을 통해 너나 할 것 없이 해방감이 가득한 표정을 얼굴 위로 한껏 얹고는 가뿐히 회전문을 통과해 여러 갈래로 흩어져 나갔다. 그렇게 사람들이 다 빠져나간 건물을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자 왠지 모를 공허함과 황량함이 느껴졌다. 내일 아침이면 다시 거대한 입을 벌리고는 남김없이 인간들을 먹어치울 예정인 건물에는 묘한 긴장감마저 감도는 듯 했다. 폭풍전야와도 같은 고요 속에 잠들어 있는 과격성과 공포가 숨죽여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괴물의 입을 통해 들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군집 속에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물보다도 더 괴물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이 그 속에 몇 명, 아니 몇 십 명이나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누가 괴물인 것일까. 과연 우리는 괴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